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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킴이 |2008.01.28 14:32
조회 122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초반'의 남자입니다;;

 

갑자기 며칠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 한번 끄적여봐요

 

요 근래 안좋은밀만 자꾸 생기고 술한잔 하면서 회포를 풀어줄 XX친구들은 싸그리 군대에 쳐박혀있고

 

그래서 그런지 기분이 상당히 우울하고 슬프고 외롭고 쓸쓸하고 뭐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자정이 다된 시각에 홀로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저희 집이 파주인데 차타고 가면 임진각까지 5~10분정도면 갈 수있습니다.

 

통일로를 타고 가는길과 자유로를 타고 가는길이 있는데 자유로를 타고 가는길이 좀 더 멀리 돌게되지만 내리 밟아보기엔 자유로가 낫겠다 싶어서 자유로를 타러 가고있었습니다.

 

그 길에서 '그분'을 만났습니다.

 

옆으로 하천이 있고 왕복4차선의 작지않은 도로지만 시간도 시간이고 조명도 밝지않아서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는 그 도로에

 

사람이 검은색 후드를 뒤집어 쓰고

 

엄지를 치켜든채

 

열심히 팔을 휘두르고 계시더군요

 

검은옷이어서 처음에 못봤는데 조금 가까이 갔을때 보여서 살짝 지나친 후에 차를 세워줬습니다.

 

사이드 미러로 보니 제차를 향해 열심히 뛰어오시더라고요.

 

무슨 큰일이 난건가 싶어 창문을 내리고 보니 30대 중반? 정도 되보이시더라고요..

 

밤이고 해서 자세히는 못봤지만..

 

그리고 그분과의 대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보기 편하게 제가 파란색 그분이 빨간색)

 

"무슨일이세요?"

 

"아.. 제가 여기서 문산사거리까지 걸어가려고 했는데요 걸어가려고 가는데 너무 춥고 힘들고 해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택시도 안잡히고 그래서 그러거든요.."

 

"네에.."

 

"그래서 그런데 거기까지만 좀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그날 날씨가 엄~~청 추웠거든요

 

그날 아침에 머리 잘 안말리고 나왔다가

 

5분정도 걷고 머리만져보니 머리가 꽁꽁 얼어있을정도였으니까요

 

그런걸 생각하니 이 추운날씨에 오랫동안 서서 계신거같기도 하고 태워드려야지 하고 문을 열어드리려는 순간 제 머리속에 오버랩 되는 온갖 뉴스기사들..

 

납치,강도,살인,시신유기,차량절도,기타등등...

 

'혹시 이사람 내 몸이 목적인것일까 아니면 이 차? 돈인가 차에 타자마자 칼빼들고 돌변하는거 아니야? 뭐지 뭔까 뭐야 몰라 뭐야그거 무서워...'와 같은 쓰잘떼기 없는 헛된 망상이 순식간에 제 머리속을 훑고 지나가면서

 

저는 문 잠금장치에서 슬그머니 손을 떼고 있었습니다...ㅠㅠ

 

"아 죄송한데 저는 이 근처 지리를 잘 몰라서요..."

 

"괜찮습니다 제가 잘 알거든요"

 

"아 그러세요...?"

 

이런 X 아저씨 그 말이 아닌거 알잖아..ㅠㅠ 내가 고등학교를 여기서 다녔고 여기 이사온지도 이제 1년

 

햇수로 이동네가 4년차인데 거기가는길을 모를까봐 그랬겠냐고요... 아오

 

"여기서 이쪽으로 가서 조금만 가면 됩니다"

 

"아.. 저는 지금 자유로 타러 가는길인데요.. 반대방향이네요;;"

 

"잠깐만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잠깐이에요 바로 옆인데..."

 

"아.. 제가 지금 좀 급한일이 있어서요..."

 

"정말 추워서 그래요 부탁드립니다..."

 

제가 계속 우물쭈물하자 그분하시는 말씀

 

"저 나쁜사람 아니에요..."

 

여기까지 오고나니 도저히 거절 할 수가 없어서 태워드렸습니다.

 

그러니 감사하다 말하시고 냉큼 올라타시는 그분..

 

문을 닫고나니 살짝살짝 알콜냄새가 풍기더군요

 

추워하시는거같아 히터를 풀가동하고 이런저런얘기하면서 태워다드렸습니다.

 

그분의 목적지까지 태워드리는데 걸린시간 단 2~3분

 

그 짧은시간동안 적지않은 대화를 하며 그분에 대한 신상정보를 파악했는데

 

솔직히 갑자기 칼들고 돌변할까 하는 마음이 살짝살짝 들었어요..ㅠㅠ

 

현역장교로 복무중이시며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계시는듯 하고 금촌에 살고계시는것으로 추정되는 그분...

 

내리시면서 연신 고맙다고 하시고 2008년 하는일 모두 잘되길 바란다며 전화번호라도 알려달라시던 그분..

 

알려드리진 않았지만...;; 댁에는 잘 들어가셨나 모르겠어요

 

그 시간에.. 그쪽가는 버스는 끊겼을 시간인데...

 

아무튼 매우 재미있는 분이셨어요.. 기를 불어넣어준다고 허업~! 하며 손을 휘두르시고..

 

착한일 하고나니 기분은 좋았는데 나중에 친구들한테 말해주니 미친X 오지랖떨다가 칼침맞고 뒈지네 어쩌네 하는 무서운소리만...

 

여러분 아직 세상을 살만한거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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