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의 자롱이입니다. 얼마전에 형얘기로 톡이 됐는데요.
http://pann.nate.com/b2308593 <--------------못보신 분들을 위해...
톡을 보시고 계속 올리라는 톡플러 님들 명 받들어 다시함 주절거려 볼랍니다.
완전 자기 스타일이라고 똑같은 문체로 쓰라고 힘주시는 분들(완전 사랑합니다.)도 있는데
저번 톡 리플에 오버되고 길다고 초딩이냐고! 겜이나하라고! 욕하고! 짜증내고! 테러하시는 분들!!
이 쪼오금 더 무서워서 덜 꾸며가며 짧게 쓰겠습니다. 난 소심하니까.
형과의 에피소드를 더올려달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혈육인데 어찌 형만 팔아먹겠습니까. 저 그런동생아닙니다.
(사실 2탄 썼는데 형한테 톡된거 걸려서 초야에 묻힐듯 합니다.)
이번엔 전보다 못해서 재미없다고 욕먹을까봐 좀 부담됩니다. 예쁘게 봐주세요.ㅎ
얼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얘길 써볼까 합니다.
오래사귀다 몇달전 안좋게 헤어졌지만 사귈땐 재미나게 놀았었죠.
공대 과CC가 그렇듯 늘 소외되어 궁상떨며 잔디밭서 광합성중이었습니다.
매일보는 CC라 그날도 손가락을 빨면서 뭐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더랬죠.
문득 여자친구에게 요리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저희집이 가까워 집에 자주 놀러가곤 했었습니다.
웨 처음 사귀면 여자친구가 해주는 요리 먹고 싶지 않습니까.
제 현란한 칼솜씨도 보여주고싶고...고딩때부터 꿈이었는데...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곱게 자란 여자친구.. 항상 거부하더니 그날따라 돈도없고 심심했던지
장을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전 신이 났죠.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사실 전 이때까지도 듣기만 해도 풋풋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수 있는
떡볶이나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따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트에 간 그녀는 라면과 치즈를 집어 드는 것이었습니다.
'흠...라면을 끓일라나? 치즈라면 시른데...'
산골서 메뚜기와 베프하고 자라 외국 문물에 환장한 그녀는
평소에도 곰팡이난 치즈를 이를 악물고 사지를 부들부들 떨면서
맛있다고 씹어먹곤 했기에 초딩용 사각치즈도 무난해 보였습니다.
스위스 치즈는 원래 곰팡이난걸 식초에 담가둔 댑디다.
상했다고 버리려다가 된장녀 벼락에 죽을뻔한 적이 있습니다.
'아..치즈네...뭐 설사한방이면 되겠지.'
드라마 주인공이 되고픈 본인은 여자친구의 라면이 소태라도 기껍게 먹을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맛없는 국을 끓이고 민망해하는 여자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남자!
얼마나 멋집니까??
먹으면서 온몸의 기름을 끌어모아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습니다.
"세상에 니 사랑만큼 달콤한 요리가 있을까"
ㅋ ㅣㅇ ㅑ~ 죽입니다.
전 샤방샤방한 무드를 잡을 계획까지 세워가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주방에서 이것저것 꺼내는 그녀를 보며 물었습니다.
"뭐 하려고 그래? 라면은 내가 잘 끓이는데.."
"웅! 이탈리안 라면 치즈 스파게티"
ㅡ,.ㅡ;;;;;;;;;;;;;;;;;;;;;;;;
이름만 들어도 설사가 나올것 같았습니다.
라면이면 라면이지 스파게티는 뭐란 말인가.
그때까지도 치즈라면을 이태리풍으로 부르고싶어하는
(From. 산간오지) 된장녀의 센스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전 영화주인공처럼 묵묵히 그녀의 뒷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봤습니다.
조리법은 이러했습니다.
면빨을 물에 끓인다.
-> 끓인 물을 쏙뺀다.
-> 면빨을 그릇에 담는다.
-> 면빨위에 사각치즈를 정성스레 올려놓는다. ㅡ,.ㅡ;;;;;;;;;;;;;;
-> 전자렌지에 돌린다. ㅡ,.ㅡ;;;;;;;;;;;;;;;;;;;;;;;
-> 끝.......ㅡ,.ㅡ;;;;;;;;;;;;;;;;;;;;;;;
구경만 했는데 토할거 같았습니다.
제 요구가 짜증났던 여친이 테러를 감행하는듯 했습니다.
" 맛있게 먹어~^^ "
'이런 X. @*%&(%(@#%&%^$^*)$%@*&%^*#$%!$^'
북핵보다 강력한 독극물이 분명했습니다.
한접시면 지구정복을 이룰수 있는건가.
그러나 그녀의 환한 얼굴을 외면할순 없었습니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전자렌지 알러지가 있다할까.
맹장이 터졌다고 굴러버릴까.
너먹고 살아있으면 먹는다 할까
저쪽좀 보라하고 개미를 뿌려버릴까.
늘 그렇듯 돌파구는 없었습니다.
안먹으면 살벌하게 삐질겁니다.
살기위해 개미라면도 먹었던 접니다.
'먹어야한다 먹어야한다 먹어야한다 먹어야한다 먹어야한다'
로미오가 토하고갈 초강력 러브파워로 라면을 삼키기 시작했습니다.
그새 녹았던 치즈가 굳어 면빨과 한덩이의 푸딩이 되었습니다.
천년묵은 짜장면이 얘를 이길까요? 장담할수 없습니다.
구토를 억누르면서 먹는데 빨리 넘어갈리 없었습니다.
한입 씹었는데 어금니가 턱과 이혼하려 했습니다.
4초간의 조정기간이 필요했습니다.
볼을 문지르며 한참을 달래고있는데
맘에 안드는지 여자친구가 물었습니다.
"왜케 못먹어? 맛없어?"
이마빡에 니킥을 날리고 싶었습니다.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전학보내지 않은이상
저런 뻔뻔함이 연기일리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친은 진정 맛있을 거라 생각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렇다고 절 똘망똘망한 바라보는 여친에게
'지리산서 곰발바닥 씹어먹고 자란 너나 쳐먹어라'
라고 말할순 없지 않습니까.
여자친구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했습니다.
"맛없어? 나도 먹어볼래."
하늘위에서 한줄기 빛이 강림하는 듯 했습니다.
아주 잠깐 순간 김혜수보다 섹시하고 송혜교보다 예쁘고 전지현보다 청순해보였습니다.
"어. 한입먹어봐."
번개보다 빨리 그릇을 던져버렸습니다.
어깨와 코로 치즈를 한껏 느끼며 한입을 먹은 그녀는
툭 끊어지는 치즈조각을 바로 뱉고 아무말 없이 일어나
반정도 남은 이탈리안 라면 치즈 스파게티를 거침없이 버리고 왔습니다.
1억명 정도는 단번에 죽일수 있는 생화학무기의 초라한 최후였습니다.
제가 지구를 지킨겁니다.
"아하하 엄마가 할땐 맛있었는데~ 미안."
여친은 많이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설거지를 하러갔습니다.
평소 제 까칠한 성격으로 볼때 장난으로라도 한마디 놀릴 타이밍이었는데
너무 민망해하고 미안해하는 여친에게
되려 미안하기도하고 고맙기도하고 귀엽기도해서 웃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이 좋아 참 기억속에 오래 남는 에피소드가 된것 같습니다.
비록 좋지않은 기억으로 끝나버린 인연이지만
첫사랑이었던 그녀가 행복하길 빕니다.
근데 이글보면 기분 나빠하려나?? 된장녀란 말 되게 싫어했었는데;;
장난이야. 니가 희생좀 해라. 우리형은 오우거도 했잖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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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된네요;;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악플이 쫌 많아서 당황스럽습니다..;;
악플이 보는게 생각했던거보다 힘드네요.;; 마이아풔...ㅠㅠ
별다르게 욕먹을 짓은 아닌거 같은데 욕들을 많이하시니 쩝...
기분두 꿀꿀해지고..흠..앞으론 활동 자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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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네요.ㅎ
감사합니다. 활동 자제한다니까 더 응원주시는거 같네요.
님들 말씀처럼 웃는 분들을 위해 힘내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악플러님들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는거 같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