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를 어째...이를 어째...
고수는 업무의 나머지 시간을 머리 싸매고 고민을 했다.
속모르는 박과장은 일때문에 고민하는줄 알고
커피를 한잔 뽑아주면서
"못박을때나 쓰던 머리를 이제는 다른 용도를 발견했냐?
머리에서 스팀팩 돌아간다. 쉬엄쉬엄해라."
우이씨~ 그게 아닌데...과장님은 알지도 못하면서...
회사에 탈의실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서
여직원들은 탕비실에서 옷갈아입을때도 쓰는데...
그러면 혹시 그동안 내가 숨어서 훔쳐보는 변태라고 생각하는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미쳤다
고수는 슬며시 고개를 들어서 은진씨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휙돌려버린다.
역시나....
'은진씨...아니에요..절대로...흐흑...'
도움을 바라는 눈길로 힘녀 윤보라쪽으로 보았다.
힘녀 윤보라와 눈이 마주치자 윤보라는 손으로 가슴을 가리는 시늉을 한다.
이런..오 마이 갓...
고수는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오늘 회식때에 봐서 분위기 좋을때 말해야지...
오해라고 웃으면서 말하면 될거야..
그래 될거야..
부디 회식의 신이여~ 나를 도와라.... (엥~ 회식의 신?)
"8시부터 회식인데...시간이 어중간하니깐 저녁먹고 이동하면 강남까지 대충 시간이
될것 같은데...슬슬 정리하자구.."
회사를 나서서 이른저녁을 먹고 회식장소로 향했다.
강남 히데스 나이트클럽
"뭐냐? 무슨 환영식을 나이트클럽 룸에서 하냐?
내 환영식은 포장마차에서 홍합국물에 소주마시면 대충 떼웠는데..."
"야~ 이것봐라..조니워크블랙,로얄루이14세,테니브로우드 이건 또 뭐냐?"
"이 룸정도면 우리집을 다 집어넣어도 남겠다..엄청 넓네."
"역시 돈은 있고 봐야 한다니깐..."
다들 한마디씩 한다.
룸 중앙테이블에는 안주와 양주로 가득 한상 거하게 차려져 있고
머리위에는 크리스탈 샹드리제가 푸른 빛을 발하고 있다.
"차린것은 별로 없지만 많이 드세요"라고 하면서 고수는 양주한병을 잡고 딸려고 하자
박과장이
"그것 200만원짜리다..따고 니돈으로 채울려면 따라."
순간 고수는 그대로 멈춰라 동작으로 멈췄다.
"아니 술집에 왔으면 술을 마셔야죠. 안먹고 뭐해요? 책펴고 공부할까요?"
"얌마 ...물주가 와야 먹지. 니가 돈 내거냐?"
고수는 계속 궁시렁궁시렁 투덜거리다 박과장한테 한대맞고 깨깽하고
찌그러졌다.
다들 아무소리 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 안주랑 양주만 바라보면서 침만 꼴딱꼴딱 삼키는 수행을
30분정도 하고 있을때 최부장과 박이사가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많이 기다렸죠. 길이 워낙 막혀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사실 오늘 이자리는 승일그룹의 화합을 위한 자리로써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박이사님께서 마련하셨습니다.
항상 노심초사 회사를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애쓰시는 우리 박진영이사님을 위해서
만세삼창을 한후 건배를 합시다."
윽~ 만세삼창?
술마시는 자리에서 무슨 독립운동할일 있냐?
역시 개꼬리 최부장은 오늘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살랑살랑 개꼬리...
다들 떨떠름한 표정으로 만세삼창 후 건배를 하고 마셨다.
기분 더러운것은 비단 고수만 아니리라..
하지만 역시 비싼술이라서 목에서 넘어가는게 달랐다.
폭탄주가 몇바퀴 돌고 노래방 반주에 노래도 부르고
분위기가 한껏 업되었다.
영업부의 특성상 다들 노는데는 다 일가견이 있는지라...
"그러면 오늘의 주인공이 서은진씨의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
은진씨는 노래 못부른다고 거절을 했다.
하지만 어찌 극성스러운 영업부가 그냥 네에~ 그렇습니까하고 물러날까?
"노래를 못하면 시집을 못가요...아아 미운사람..
시집을 못가면 애를 못낳으면...아아 미운사람..
애를 못낳으면...."
이때 은진씨는 알았다면서 나온다.
"분위기상 뜨는 곡을 불러야 하는데 제가 아는 노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반주가 나오면서 노래가 시작됐다.
"
내가 느낀 그를 향한 이끌림 사랑이 아니기를 나는 기도했었지
나를 보는 안타까운 그 눈빛 제발 나의 착각이길 바랬지
지금이라도 피하고 싶어 오랫동안 친구의 사랑이었던 그를
하지만 이제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서로의 마음 속일수 없어
이 사랑 때문에 많은걸 잃게 되겠지 힘들때마다 기대온 우정까지
하지만 어렵게 시작된 우리 사랑은 하늘만은 허락할거야....."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데....
그리고 은진씨의 노래솜씨는 프로급이였다.
노래가 끝나자
"뭐야~ 너무너무 잘부르잖아..그런데 못부른다고? 이건 완전히 사기야~
정녕 못부른다고 하면 힘녀윤보라 정도 해었야지.
괘씸죄로 앙콜~"
힘녀윤보라는 환영회때 노래를 부르라고 하니깐 군가를 불렀다.
그것도 좌우로 반동을 주면서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내가 바로 사나이~"
그 다음부터 누구도 힘녀한테 노래를 시키지 않는다.
아무리 군인집안이라도 하더라도 군가는....
쩝~
앵콜곡을 부르고도 재앵콜을 받을정도 반응은 열렬했다.
아니 우리 은진씨는 도대체 못하는게 뭐야?
노래면 노래 영어면 영어 일이면 일
다 잘하잖아.
고수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면 은진씨를 보고 있었다.
박과장은 고수 얼굴을 빤히 보더니
"웃지마..느끼해"
"아이참 과장님은... 내가 과장님 사랑하는것 알죠?"
"사랑이건 오랑이건간에... 너 지금 바쁘냐?"
"아니요?"
"잔비었다..."
과장은 잔을 내밀었다.
"네에 오라버니 호호..."
고수는 입을 가리고 호호 웃으면 술을 채운다.
"하지마..하지마...나 남자알레르기 있단 말이야...이것봐 두드러기 나잖아..."
"아이참..오빠는 좋으면서..."
원래 술만 마시면 박과장과 고수는 둘이서 잘논다.
꿍짝이 맞는 사이라도 할수 있다.
다만 일만 잘한다면...-_-;;; (일애기 하지마...버럭~)
"왜 여기 나와 계세요?"
"더워서요"
룸에서 나오면 휴게실처럼 소파가 있는곳에 은진씨가 앉아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다.
볼이 불그스름한게 귀여웠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세요?"
"아니...호빵맨 같아서요.볼이 빨갛게 되서..."
"호빵맨이요?"
은진은 볼을 감싸고 웃었다.
고수는 약간은 머뭇대다가
"저..저기여...음...아까 그일은 정말 오해거든요...사실은..."
"알아요..고수씨가 그런 사람은 아니란것은 잘알아요."
"어떻게 아세요?"
"언 캔커피를 주실때부터요. 그 캔커피가 다 녹을때까지 하루종일
두고 두고 먹었어요"
"그러면 같이 올때 다 녹지도 않았는데...마시는 척 하셨나요?"
"네에"
고수가 무안하지 않게 할려는 그녀의 배려였으리라...
순간 고수는 감동먹었다.
고수와 은진은 한동안 앉아서 이런저런 애기를 했다.
아~ 좋다..행복해...
그러나 이런 순간에 반드시 판을 깨는 사람이 등장하는것은
수학공식처럼 정확하지 않더냐?
뭐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너희들 사귀냐?"
음...
힘녀 윤보라였다.
"사귀긴...무슨 소리야. 그냥 애기하는거지..."
"아닌것 같은데..."
"그럼 여기가 안이지 밖이냐?"
"애가 추잡하게 쌍팔년도 개그로 무마할려고 하네"
"아이참..언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들어가자...다들 찾잖아..."
어유~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힘녀...
흡혈귀 같은것..
"힘녀...너 마늘 싫어하지"
"마늘? 뜬금없이 왠 마늘? "
"그냥"
"마늘 좋아하지..많이 먹으면 정력도 세지잖아"
여자가 정력 세져서 어디다 쓸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