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50일이 넘어버렸습니다.
지난 토요일이 49제였죠.
저희아버지는 제나이 16살때부터 사업실패와 보증을 잘못서시는 바람에
빚쟁이 신세에 신용불량이 되어버렸습니다.같은 스트레스와 이런저런
문제들이 겹쳐 몇년간 집에서 쉬시게 되었었죠.
이 몇년간 쉬시는 동안 많이 변해버리셨어요.
아버지 최고의 무기였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생전 처음보는 모습들을 많이 봤었습니다.
어머니를 때리기도 하시고 주체못하실 정도로
술에 만취하셔서 길에서 우시기도 하시고..
그때 제나이 참 어렸었죠.혈기왕성하고 겁없고..
참 죽이고 싶을정도로 미웠습니다.
어머니는 밖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시고
오시면 밥차려라 빨래해라 뭐뭐해라 이것저것
시어머니마냥 시켜대기만 하고..
어머니는 또 묵묵히 다 하시고.
정말 죽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가 실패하시기 이전에 여유가 있으셨을땐
정말 최고의 아버지가 아닌 최고의 남자였습니다.
자상하고 따뜻했으며 젠틀하고 거기다 또 멋쟁이셨죠.
활발하셨던 분이 집에만 계시는 생활을 하시고
이것저것에 시달리시다보니 소심해지시고 많이 답답하셨었나봐요.
지금에서야 이해가 되지만 왜 그땐 그렇게도 미웠는지..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고 결국엔 터져버렸죠.
참다참다 못참으신 어머니께서 집을 나가버리셨습니다.
그날 저녁 아버지께서 술을 많이 드시고 집에 있는 모든
집기류들을 다 던지고 부셔버리셨더군요
저는 그시간 체육관에서 일을하는 중이어서 집에와본후에야
상황을 알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우시면서 제게 말씀하셨죠.
더이상은 내가 힘들다고.이해해줄수 있지라고요.
이해하고도 남았죠.아버지가 너무너무 미웠습니다.
그후 집을 정리하고 남은 돈을 각자 배분해 따로따로 살게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부모이기에 아버지,어머니와 연락을 하고
서로의 다리역활이 되어 안부도 전하고 그랬죠.
그런데도 아버지보단 어머니에게 많이 더 연락을 하고
그렇게 되는건 어쩔수가 없더군요.
어느날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새벽 2시쯤
술에 만취해서 그러시더군요.
너도 필요없다고 아버지는 토요일날 죽을꺼라고.
잘살아라.아들아.
죽는다는 소리는 지금껏 수백번도 더하셨던 분이시라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습니다.근데 조금 느낌이 이상하긴
했었는데 에이 설마라고 하고 잠을 잤죠.
삼일정도 연락이 없으시길래 전화해봤더니 안받으시더라구요
그때부터 이상했습니다.제전화 단한번도 안받으신적 없는
분이시거든요.불안했죠.그래도 설마했습니다.
이틀후 전화가 왔습니다.
폭력계에서 "xxx씨 자제분 맞으십니까?" "네 그런데요"
"아버지 돌아가셨으니깐 사체확인하고 경찰서로 와주세요"
...
눈물조차 나지 않더군요.
숨을쉬기가 힘들었습니다.
호흡곤란이 일어났었었죠.
간신히 가다듬고 나니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산에서 목을매고 돌아가셨다고..
장례식장에 도착해 사람들의 인접을 받고
시체보관실로 가는데 다리가 풀리더라구요.
냉동고 2번에서 문이 열리고 차가운 연기와함께
하얀천을 덮은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천이 걷히고 그곳에는 아버지가 그냥 주무시고
계셨습니다.돌아가신게 아니라 주무시고요.
얼굴을 만졌는데 너무 차네요.정말 너무나도 찼습니다.
아버지 이마위로 물이 뚝뚝 떨어졌어요.뭐라 말이
채 나오지가 않았습니다.어느새 아버지 이마는
제 눈물이 가득했구요..
이글을 왜 쓰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요즘 제가 방황을 하는거 같습니다.
다니던 직장도 관두고.안마시던 술에
담배는 하루에 세갑식을 태워가며..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이제 어머니한테
제가 아들이 아니라 지켜줘야할 남자인데.
그냥 한심해서 멍하니 있다보면 눈물이 주르륵납니다.
그렇게 무기력하셨고 마지막까지 미련하셨던 아버지였는데
지금 제가 이렇게 바보같이 있는거 보시면 뭐라고
욕이라도 해주실꺼 같아요.아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눈물이 나네요.너무너무 보고싶은데.
미치도록 보고싶은데.이제는 없는거잖아요.
혼자있는 방안에서 아버지를 미친듯이 불러봐도
돌아오는 건 공허한 메아리뿐이예요.
밥상에 숟가락 젓가락을 두개씩 놔도 결국
반공기도 못먹고 목이 메여요.
사진속에 아버진 절보고 웃는거 같은데
왜 전 울고 있어야되는지 모르겠어요.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아버지 저한테 너무나도 미안한지
나타나지도 않으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어머니께 보냈던 문자가 생각납니다.
쓰실줄도 모르던 문자를 어렵게
오타로 쓰셨었죠.
"xx엄마 정말미안해xx이부탁해,정말미아내"
이양반 끝까지 가는길에도 제걱정만 했네요.
저는 끝까지 원망만 했는데 어떻해야하죠
아닌척 친구들 만나 웃으면 떠들고 그래도
집에 오면 미치겠습니다.평생 이거 가슴에
지고 가야할꺼 같아요.제가 죽인거죠?아버지?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