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게시판을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 즐거운 추석 되시구여.
쭌과 전 예비시댁에 먼저 갔다가
추석날 오후에 부산(울집)에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차표를 예약하기 전...
"우리 9일날 저녁에 우리집에 가서 자고 담날 너 음식 준비하는 거 도와드려"
"9일날? 모하러... 10일날 아침에 가믄 대지"
"10일날 아침에 어머니랑 같이 잘보러 가고 하믄 대자나"
"참나.. 시러..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닌데.. 뭐 벌써 그래.. 10일날 가"
"그래.. 그럼 10일날 아침에 일찍가서 음식하는거나 도와드려"
"시러..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내가 왜 가서 일해야해?
난 아직 오빠네집 손님이야.. 벌써부터 며느리 노릇 시킬라고 그랴..치치치"
"야.. 그럼 이때까지 어머니 혼자 40년을 명절 준비하셨는데,
좀 도와드리면 안대?"
"웃겨.. 그럼 오빠가 좀 도와드리면 안대?
솔직히 명절 때나 제사 때 오빠가 어머니랑 같이 장보러 가서 장바구니 한번 들어준 적 있어?
제삿날인지도 모르고.. 안가는 주제에..
그리고 나중에 시집가면 평생 내가 해야되는데, 내가 왜 벌써부터 고생을 해.
나한테 벌써 며느리 노릇시칼 생각하지말고, 오빠나 아들 노릇 잘해. "
그도 그럴 것이..
울 쭌.. 나이가 서른이 넘도록 명절때라도 자기집에 선물 하나, 용돈 한번 드린 적 없다.
난 아무리 딸이라도.. 그리고 우리집이 큰집이 아니라서 제사 안지내도,
명절 때 되면 엄마한테 음식하라고 돈 10만원이라도 주고 그랬었다.
그런 쭌이 넘 한심스러워서 지난 설에 하도 닥달을 했더니
태어나서 첨으로 자기 엄마한테 제사지내라고 20만원 드렸다고 한다.
그 돈을 받으신 어머님.. 깜짝 놀래시더라고.. ㅋㅋㅋ
사실...
10일날 아침에 일찍 가서 장보러 같이 갔다가, 어머님이 음식준비하는 거
도와드릴라고 생각하고 잇었다.
근데.. 내가 안한다고 한것도 아니고.. 안간다고 한것도 아닌데..
자기가 먼저 말을 그렇게 하니까 은근히 부아가 났다.
어제 점심 때 시어머님께 전화드리고
"어머님.. 저희 10일날 같이 갈게요.
일찍 가서 음식준비하는 것도 도와드릴테니까, 맛있는 거 많이 해여"
"너 부산 안가냐?"
"가야져.. 추석날 제사지내고 나서 저녁 때 갈라구요"
"원래 결혼하기 전 마지막 명절은 친정에서 보내는거니까,
괜히 와서 고생하지 말고... 여긴 오지말고 부산만 다녀와"
"아니에요.. 가서 어머님 혼자 음식준비하는 거 도와드려야죠"
그리고 은행가서 시부모님과 울 친정부모님 선물 대신 드릴 현금을
빳빳한 신권으로 바꿔서 봉투에 이름까지 써써 딱 만들어놨다.
오늘 아침 쭌이 출근하면서..
"은행가서 돈 좀 찾아다놔"
"왜?"
"왜는.. 낼 집에도 드리고, 부산에도 드리고 해야지.. 알았지?"
"참나... 진작에 선물 쫌 준비하지.. 성의없이 돈으로 때울라고?"
(사실은 다 준비해논 걸 쭌은 모른다. ㅋㅋㅋ)
"야.. 현금이 최고야! 알았지?"
"얼마나 찾아놔?"
"우리도 차비하고 해야하니까.. 일단 30만원 찾아놔"
"알앗어"
오늘밤만 지나고 나면
낼은 시댁가서 며느리 노릇하느라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아들만 셋이라서 평생 혼자서 제사며, 명절 준비하신 어머님이
좀 편해지신다면야... 뭐
게다가 울 시엄마는 나이도 많으신데...
아들셋이 모두 미혼이라서 며느리도 하나 없이, 혼자 준비하시는 시엄마가
평소 때도 참 불쌍하게 느껴지더만...
낼은 내가 가서 설거지라도 해드려야지....
ㅋㅋㅋ
괜히 일도 못하는 내가 가서 일거리나 더 만드는 거 아닌지 몰게찌만..
울님들도 추석 잘 보내시궁...
남자들도 집안 일 좀 도웁시다.
청소하고, 조카들 봐주고, 제기닦고, 장바구니도 좀 들어주고..
그리고 전부치는 일도 남자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잇음다.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함다..
나도 낼 시댁가믄 쭌한테 막 시켜야징...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