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초짜 새댁입니다.
결혼하고 보니 여기 시친결 글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자주 읽고 있어요.
근데 우울한 글들이 절반은 넘는 것 같아요.
못된 시어머니에, 시누이에, 아주버님, 형님, 시동생 등등..
저희 시부모님은 외국인입니다. 남편이 외국인이거든요..^^;;
타향살이가 쉽지 많은 않아(가족도 친구들도 다 한국에 있거든요) 눈물 흘리는 날들도 많지만,
자상하고 다정한 남편과 친부모 못지않게 사랑해주시는 시부모님 덕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답니다.
이곳에는 시집살이라는게 존재하지도 않지만, 저는 시집살이를 약 반년 했네요.
결혼 직후부터 몇달전까지..
아주버님(?)도 같이 지냈구요.
한국같은 시집살이는 절대 아니었구요, 오히려 더 편한 부분도 많은..-_-;;
일단 어머님이 가정주부에 요리가 수준급이시고, 쌀을 안드세요.
아버님은 매운걸 절대 못드시고... 그래서 제가 요리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_-;;
(아주버님....은 아무거나 드시기에 제가 가끔 해드리고;; 울 신랑도 제가 가끔 해주고, 저는 한국요리 생각나면 제꺼만 후다닥 해서 먹기도 하구요)
요리 후 설거지는 식기세척기에;;
초반에 제가 일할때는 제 유니폼도 빨아주시고, 저희 욕실하고 빨래통이 따로 있었는데 자주 빨아주셨어요. 처음엔 부탁한 것도 아니고, 속옷도 있고 그런데...좀 그랬거든요. 근데 뭐 그냥 좋은 맘에 해주시는건데 좋게 생각해야지 어쩌겠어요.
일할때도 차로 태워다 주시고, 데릴러 오시기도 하셨고. 집에 오면 일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씻고 좀 쉬려므나..저녁 준비되면 부를께.. ^^ 제가 무슨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었는데..몸둘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신랑하고 말다툼이라도 나게되면, 제가 감정조절을 잘 못해서 잘 울거든요. 그럼 시어머니한테 신랑 반은 죽는 날입니다.ㅋㅋ 이렇게 착하고 너한테 잘하는 애를 울렸으니 다 니 잘못이라고, 엄마 아빠도 너무 보고싶을텐데 너때문에 여기 있는 앤데, 니가 남편이라고 옆에 있으면 더 잘해줘야지 무슨짓이냐면서 신랑을 나무라셨죠..절 꼭 안아주시면서..^^;;
반년 새에 해외에 두번 다녀오셨는데, 제 선물만 가~득..향수에 화장품에.
한 3개월 정도 사정상 제가 일을 쉬었는데, 그땐 저도 많이 도와드릴려고 노력했어요. 시어머니가 가정주부시긴해도, 굉장히 바쁘시거든요.-_- 몇번은 따라나갔다가 힘들어 죽을뻔했습니다.ㅠㅠ 제가 쇼핑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강아지 산책시키고 아침드시고 씻고 바로 쇼핑가셔서 점심 밖에서 드시고..친구분들 만나시고 또 쇼핑하시고..-_-
그리고 치우는 건 별로 안좋아하셔서..ㅋㅋ 아침에 나가시면 전 그냥 주방 치우고, 빨래 돌려놓으신거 널고..강아지들 보고..뭐 이정도 했어요;;
사실 매일 아침 주방을 어지러놓고 나가셔서..좀 짜증났던 적도 있긴 있습니다만..ㅋㅋ 복에 겨운거죠.
너무너무 잘해주셨는데, 나가실때마다 작은거라도 제꺼 꼭 사오시고, 옷도 많이 사주시고..제가 너무 잘해주셔서 좀 부담스러웠던 적도 있구요.
지나가는 말로 아 이거 사야되는데 하면 며칠내로 사다주시곤 했거든요.-_-;
같이 살땐 그냥 잘해주신다...이런 느낌 정도였는데, 나와사니까 그립네요..^^;
제가 전화를 거의 안하거든요. (친구, 부모님, 신랑에게도..) 그냥 전화요금도 비싸고 잘 안써요. 그랬더니 좀 삐지셔서 신랑한테 한마디 하셨나보더라구요. 그럴땐 영락없는 시어머니 같기도 하고..ㅋㅋ
엊그제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상차리는 거라도 도우려했더니 너는 손님인데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나중에는 조용히 부르셔서 엄마 아빠 보고싶지 않니..보고싶음 일 잠깐 쉬고 다녀오거라 그러시는데 눈물이 왈칵. 저희 집이 좀 가난해서 한국에 거의 못가거든요..부모님도 못오시고..시댁에서 돈 주신다고 몇번이나 그러셨는데..제가 그걸 어떻게 받아요. 일하고 있으니까 모아서 간다고 했죠.
시아버지도 얼마나 자상하신지, 너무너무 바쁘게 일하시는데도 항상 시어머니 도와주시고, 저에게도 너무 잘해주신답니다.ㅠㅠ 이번엔 학교가고 싶어하는걸 어떻게 아셔서...학비랑 생활비랑 도와줄테니 당장 가라고 그러시네요..^^;;
두분다 항상 말씀하세요, My favorite daughter in law라고..물론 며느리가 저뿐이라서...우스갯소리 비슷하게 하시는 말씀이지만..너무 감사할 뿐이네요.
물론 하루하루 사는데, 짜증나는 일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저도 부부싸움까진 아니더라도 작은 말다툼도 하고, 너무 좋은 시부모님이시만 이해차이가 생길 경우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고, 일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선지 너무 힘들고, 결정적으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너무 너무 보고싶고...뭐 그렇답니다.
하지만 슬프고 힘들 날보단 행복한 날들이 더 많으니, 제 삶은 행복하다고 봐야겠네요.
이런 시어머니,시아버지 정말 없죠?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복받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남의 나라에 와서 뿌리내리고 살게 될줄 꿈도 못 꿨었는데,,
우리 엄마 아빠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데, 그 그리운 마음 조금이라도 나아지라고 하늘에서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 시아버지를 보내주셨나봐요.
이렇게 좋은 시부모님을 보고자라서인지, 남편도 너무 다정하답니다.
잘난 것 하나 없는 절 너무 사랑해주는 울 신랑과 정말 친딸처럼 아껴주시는 시부모님이 제 행복의 큰 몫이예요. 너무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