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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베란다의 노란 국화는 활짝핀 미소로 나를 반긴다..
그 유혹에 국화 향기를 맡으러 베란다로 나간 나는 마루가 차거운 느낌에
나도 모르게 발가락 끝을 치켜들게 되고...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은 어느새 긴팔에 덧옷을 하나씩 걸치고...
나뭇잎은 하루가 다르게 색이 바래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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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그이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야근을 끝내고 퇴근하고...
두녀석들은 개천절 휴일이라서 아침부터 운동을 하러 농구공과 브레이드를 타고 나가고...
그이는 또 내게 어리광이 시작된다.
손톱이 길었으니 깍아줘야 잠이 온다고..
콧노래를 부르며 신문에 손톱깍이까지 챙겨오며 침대에 누워서는
잠들때까지 깍아 달라고 사정을한다.
난 또 그만.... 약한맘에 넘어가서 그이 옆에 앉아 손톱을 깍는다.
결혼12년이 흐르고 있지만 이제껏 당신이 스스로 손톱을 깍은것은
아마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아야 하지 않을까요....
막둥이 낳으면 스스로 깍는다던 당신 약속은 물거품이 되고..
언제나 손톱만 길면 내게 내밀기만 하니...
당신이 그때마다 말하는 핑계는
당신의 손길이 닿면 신기하게도 편안하고 잠이 스르르 잘오거든....라는 말 한마디..
그래요...
어느새 당신은 내 손길에 편안함을 느끼고.....
난 또 당신의 그런 유혹에 오늘도 알면서도 넘어가 버렸답니다.
손톱을 깍아주며 오늘 계양산 바람 쐬러 갈까? 밤도 있으면 줍고..... 했더니
그이는 그래~~~나 한숨자고 일어나면 가자...그런데 나 엄지 발톱만 더
깍아주면 안될까? 깍아줘라~~좀 길었어~~안 깍아주면 양말이 빨리
떨어진단 말야....응? 하며 또 보챈다...
에휴......난 또 그렇게 또 넘어가서 엄지발톱을 깍고는 아예 남은 발톱들 마져도
그냥 손을 대고 만다....그이가 산에 간다는 그 말 한마디에 그냥
고마움이 앞서서 나도 모르게 .....
그이의 입가엔 만족스런 웃음이 번지고.....
잠들때까지 10분만 옆에 누워 있어 달라는 그이의 부탁을
가볍게 뿌리치곤 손톱을 버려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방문을 나섰다.
잠시후 살짝 들여다보니...
어느새 잠들어 있다....
개구장이 같은 사람....
당신에게 난 그렇게 편안한 사람인가요..
내 손길만 닿으면 좋다니....
한숨 푹~~자고 오후에 일어난 당신은 점심을
먹은후 먼저 혼자 들떠서 산에 가자며
준비도 안한 나와 아이들에게 서둘러대고..
차는 시원하게 도심을 벗어나 계양산 산길로 접어들었다.
계양산....
작년까지만 해도 참 자주 왔었는데....
주말농장을 삼년간이나 계양산에서 했기에
일주일이 멀다하고 드나들었는데...
밭에 상추,쑥갓,아욱,고추,열무,배추,무,감자,강낭콩,방울토마토,호박,오이,참외..등등..을
심고.... 부지런한 당신덕에 깔끔하게 밭을 일구고...
큰녀석과 작은녀석에게 여러가지 열매들과 커가는 모습을 눈으로 보며
체험으로 느끼게 해준다며 잡초도 뽑게 하고...
빨갛게 잘익은 토마토를 직접 따서 먹어 보게도 하고...
고추도 따고...감자도 캐어 보게하고....
감자밭에 많았던 무당벌레도 잡게 했었는데...
아카시아꽃 향기가 만발하던 오월엔 그 나무 아래 돗자리 펴고는
싸가지고 온 밥에 고추장, 참기름 한숟가락 넣고는 어린 상추와 열무,배추,쑥갓 넣고는
큰 양푼에 쓱쓱 비벼서 먹었었지요...
그 맛이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그런 맛이 아닐까요....
아카시아꽃향기와 어우러진 .....
녀석들이 커가면서 농장에가면 모기가 문다며 한여름에도 긴팔을 입고
가고....모기에 물린 녀석들의 잔뜩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며
그래...너희들을 위해서 해온건데...아무래도 이제는 너희들을 위해서
그만 두어야 겠구나...
그래서 올해부터는 농장을 포기한 후엔
올일이 없어지고....
오랫만에 가본 계양산엔 아직도 푸르름만 있고....
가을이 깊어 가려면 아직도 멀있구나..
하지만 누렇게 고개숙인 벼와 이름모를 들꽃들이 가득 핀 모습을 보며
가을임을 느낀다...
그이와 나는 산속을 헤매며 밤을 줍고....시기가 놓친탓에
밤송이는 벌써 다 떨어지고...그래도 아직은 가끔씩 알밤이 보인다.
한시간을 주웠는데...그래도 둘이서 합쳐보니 반됫박 남짓 된다...
큰녀석과 작은 녀석은 막대기 하나씩 주워 들고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길가에서 잠자리를 잡는다고
깔깔대며 뛰어 다닌다...
바람에 이리저리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며
오랫만에 코스모스 향기를 진하게 맡고 싶은 마음에
꽃술에 손가락을 대고는 몇번 문질러서 손가락을 코 가까이
대어 보았다...
진한 코스모스 향기가 왠지 파란 가을 하늘을 닮은듯한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녀석들에게도 그 향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 맡아 보라고 손을 내밀었다.
녀석들은 코로 숨을 크게 들여 마시더니 아............이게 코스모스 향기구나...
참 좋다.....라며 처음 맡아보는 향기에 자꾸만 끌리는지
손끝을 코로 가져다 댄다.
오랫만에 산을 다녀와서는
그이의 외식하자는 말에 나도 아이들도
시큰둥......
그냥 집에서 먹자고 고집을 부려 보지만...
그이한테는 나도 아이들도 그냥 두손을 들고..
그이를 따라 간다..
밥을 다 먹은
두녀석들을 미리 집으로 보내고....
외식 자리에서 빼 놓으면 서운한 그의 애인인 이슬이를 옆에 두고는
나에게도 이슬이를 권한다...
그렇게 둘이서 기분좋게 살짝 취기가 돌고..
돌아오는 길에 그이는 어김없이 내게 뽀뽀를 퍼 부으며
손을 꼭~~잡고는 아....오늘 행복하다.....라며
집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왔다.
집에온 그이는 아쉬움이 남는지...
바람을 쐬러 가자며 또 잡아끈다..
난 또 그렇게 당신의 유혹에 넘어가고...
큰녀석과 작은녀석에게 엄마,아빠 데이트 다녀올테니까
잘 자라....했더니
녀석들은 네~~걱정마시고 데이트 많이 하고 오세요~~라며 웃는다.
가을밤은 깊어가고 호수공원은 루미나리에 축제로 11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풍물장터엔 더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이는 아이가 된듯한 느낌으로 장터를 헤매며 게임을 해보고
즐거워한다...
장터에서 술을 한잔 하자는 그이의 말을 살살 구슬려 집에서 하기로 하고..
돌아오는길엔 야광으로 반짝거리는 별목걸이를 한개씩 사서 목에다 걸고는
철부지처럼 좋아하며 어깨를 아프도록 감싸 안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뽀뽀를 한다.
난 그만 놀라고 쑥스러워 누가 보면 애인인 줄 알겠다 했더니..
그이 하는말 ...그럼~~당신은 평생 내 애인인걸....하며 껄껄 웃길레....
우리 늙어서 주책 아니냐 했더니... 그이는 누가 늙어?
우리 이렇게 재미있게 즐기며 살자...앞으로도 계속...
다른사람 눈치 보지말고....응? 하고 말한다...
그래요....평생을 이렇게 살아요....우리.....
내가 지금 행복한건 당신이 내곁에 있기 때문이지요....
아~~~오늘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오늘은 어린애가 됐었나봐~~라며
그이는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다...
그래요...난 어쩌면 그렇게 활달한 당신이 좋은가 봅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것을 당신은 가졌으니까요...
난 언제나 그렇게 당신 유혹에 넘어가지만...
그 유혹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유혹인가 봅니다....
마트에 들러 맥주를 3병 사가지고 집에 와서는
당신은 연신 즐겁다... 행복한 하루였다...라며
그래 이렇게 사는게 행복이야.....라며
둘이서 맥주로 건배를 했다..시원했다...가슴속 깊이까지...
행복하다....행복하다....라는 말이 내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그이는 서서히 취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또 자신의 회사일을 꺼낸다...
남보다 일 더해서 더 벌고 월급도 더 많다며 ......자기 자신을 내세운다..
그래요....당신은 당신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거겠지요....하지만 남들한테는 못하는 자랑이고...술한잔하면
마누라라도 자신의 성실함과 능력을 알아주었으면 하는거 겠지요..
나는 말했지요...
응~~당신 능력있어~~내가 인정해~~잘 알지~~~
당신이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열심히 일한다는거~~
그리고 남보다 월급도 많이 타온다는거....라며
당신이 최고야~~~치켜 세워주니
그이는 눈빛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응큼하게
내게로 다가와 뽀뽀를 합니다..
그이의 이야기는 언제 끝날런지......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학교 보내야 하면서도
휴뮤토라서 출근을 안하는 그이의 유혹에 넘어가
술동무가 되고.....
2시가 훌쩍 넘었건만....
그렇게 이야기는 무르익어가고
따뜻한 가을밤은 깊어만 갑니다...
※ 가정의 화목의 첫째 조건이 부부사이의 믿음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부부사이에 불화가 끊이지 않는다면 과연
행복한 가정이 될수 있을까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서로를 이해해주고 의지할수 있는사람은
부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는 부모를 보면서 자식들도 옳바르고 밝게 커가는
것이겠지요.
작은것에서 행복을 느낄줄 아는 그런 사람이 진정 행복한사람 이겠지요.
부부간에 많이 사랑하고 아끼며 .... 쌀쌀한 가을날에 서로에게 화롯불이 되어
집안을 늘 아늑하고 따뜻하게 데우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30대방 모든분들........늘.....행복하시구요.
활기찬 한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