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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천둥과 비바람이 무섭게도 몰아쳐서 잠을 설치게 하더니
어느새 비는 그쳐있고 바람만 세차게 부는 날...
하룻밤새 낙엽은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하고 땅위에 떨어져
세차게 부는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는 어디론지 여행을 가나 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오늘 아침에도 등교하는 녀석들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가서 배웅을 하고
오늘은 유난히 춥고 바람이 불기에
찬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목까지 두 녀석의 지퍼를 단단히 올려 여며주었다.
집으로 얼른 들어와 베란다 창문을 열고
녀석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든다.
세차게 흔들리는 나뭇잎과 바람에 날리는 녀석들의 머리칼을 보면서
녀석들이 너무 춥지나 않을까....하고 걱정을 해보지만...
녀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몇 번씩 나를 보며 손을 흔들며
밝은 얼굴로 웃는 녀석들..
그래....
엄마는 언제까지 너희들에게 이렇게 해 줄 수 있을런지..
가끔씩 아침에 베란다에서 손을 안 흔들어 주는 날에는
자꾸만 베란다 창문을 올려다 보며
섭섭해 하는 너희들의 허전해하는 뒷모습을 보며
엄마는 너희들이 조금 더 클때까지
아침마다 이일을 계속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는 단다.
그렇게 엄마가 좋은걸까...그런걸까...
녀석들아...이 녀석들아...
엄마는 너희들의 그 기분을 모른단다....어쩌니...
하지만 엄마의 마음이 이렇게 흐뭇한걸 보면 조금은
너희들의 기분을 알듯도 하구나...
엄마에겐 그 ‘엄마’라는 두 글자가 늘 낯설기만 했었거든...
그래...
엄마라는 두글자는 물론 ‘아빠’라는 두글자도 엄마에겐 낯설단다.
요즘 엄마는 너희들이 엄마 아빠를 마구 부르며
재잘재잘 이야기를 쏟을 때마다
녀석들....
너희들은 참 행복한거야....
엄마 아빠를 부를 수 있다는
한가지 만으로도 너희는 행복한 거라고
속으로 외친단다..
왜 그렇게 요즘 엄마는 너희들이 너무 행복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구나....
아직 마음의 준비도 못한 내게
허니문 베이비로 엄마를 당황하게 한 큰녀석...
넌 그렇게 엄마에게 다가왔고
병원에서 임신3개월입니다...라는 말을 듣고는
집에 오자마자 널 생각해서 우유를 한컵 마셨었지..
하지만 넌 2~3초만에 우유를 마치 분수처럼 뿜어내더구나..
녀석... 왜 그렇게 까탈스러운지....
그렇게 시작된 입덧은 엄마를 얼마나 힘들게 하던지..
아침을 한끼 간신히 먹고 그것을 토하지 않으려고
하루종일 누워서 지냈고..
조금이랃 움직이면
위속에선 누런색의 위산까지 다 토해낼 정도로
그렇게 엄마를 힘들게 했단다..
남들은 임신하면 먹고 싶은게 많다던데..
엄마는 먹고 싶은 것은커녕
아빠가 혼자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얄밉지가 않을만큼 그렇게 힘들었단다..
그렇게 7개월까지 입덧은 길게 이어지고
엄마는 병원으로 영양제를 맞으러 다녀야했지..
엄마가 너를 가지고 처음으로 몸무게가 제일 적게 나갔었단다..
그러니 얼마나 입덧이 심했는지는 짐작하겠지..
오죽했으면 아빠는 애 낳지말고 지우라고 했었단다..
아빠에게는 엄마가 더 소중했거든..
아빠가 보기엔 그러다가 사랑하는 소중한 아내를 잃을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나 보더구나..
아빠는 아이 낳지말고 그냥 둘이서만 살자고 하더구나..
그렇게 엄마는 힘이 들었단다..
92년의 새해....
그때만해도 자가용이 그렇게 많지 않았었고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이용해서 명절인 설을 쇠려고 대이동을 했었지...
할머니댁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기차안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고 엄마는 대전에서 수많은 인파에 밀려 식당칸으로 들어 갔단다
하지만 엄마에겐 식당칸에서 나는 음식냄새는 참기가 힘들었단다
입덧으로 의식을 잃고 실신하고 쓰러져서 기차에 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식당칸의 요리사는 엄마에게
물을 먹여주고 그 다음 역인 조치원역에서는 명절이기에
사람을 태우지도
내리지도 않는 역이건만 ...
열차 직원은 특별히 엄마를 그들만이 비상용으로 이용하는
식당용 칸의 문으로 고맙게도 안아서 내려주더구나...
역내 의자에 앉아 조금 정신을 차리고
같이 내린 아빠의 얼굴을 그때서야 바라보니
아빠의 얼굴은 백짓장이더구나...
그렇게 넌 유별나게 엄마를 힘들게 했단다..
아빠 말대로 했으면 아마도 지금쯤은 넌 없었겠지..
하지만 엄마는 입덧하다가 죽었다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렇게 힘든 나날을 태어날 널 그리며
참았단다.
7개월이 넘어가면서 다행히 넌 음식을 받아 들였고
엄마를 조금은 수월하게 해 주었지..
하지만 넌 태어날때까지도 엄마의 기분이 조금 나쁜날이면
어김없이 토해내더구나...
너가 태어나는 날까지 엄마의 몸무게는 5킬로그램 밖에
늘지가 않았단다..
그래서 너가 너무 작지나 않을까 ....
어디 아프게 태어나지나 않을까 ...
많은 걱정을 했지만 넌 3.15킬로그램 이라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더구나..
그렇게 엄마를 못 먹게 하더니...
그래도 엄마의 몸속에서 너가 필요한 만큼은 다 빼갔나
보더구나...욕심장이 같은 녀석...
그런지도 모르고 엄마는 낳자마자 우리아기 정상인가요?
손발은 모두 다 있나요? 라고 물었단다..
간호사가 핏덩이인 널 걱정하는 엄마앞에 불끈들어 보여주더구나..
손발 모두 정상이라고..
그리고 건강하다고....
너가 태어나는날도 엄마는 아침에 이슬이 비쳐
병원에 입원을했고...
하루종일 물한모금 못 먹고 쫄쫄 굶고는 밤 11시45분에
너를 낳았지...
하지만 15시간 굶으며 진통을 겪는 것은
몇 개월간의 입덧에 비하면 엄마에게는
정말 행복한 시간 이였단다.
자궁문이 조금씩 열리는 몇 시간동안 엄마는
뜨거운 불에 데이는 것처럼 너무 고통스러웠고...
그 고통보다도 더 무서운건 처음으로 겪는 출산의
두려움이었단다.
그렇게 엄마가 되기란 힘이 들더구나.....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