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가 123-4567번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백이십삼 다시 사천오백육십칠번'이라고 읽는다.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번호가 123ㅡ1일 경우에는 '백이십삼 다시 일번'이라고 한다. 즉, ' ㅡ '를 '다시'라고 읽는 것이다.
' ㅡ '를 왜 '다시'라고 읽는 것일까?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니, 어떤 학생은 "번호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다시'라고 한다."는 기발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다시란 영어 dash 에서 온 말이다. dash는 '내던지다, 끼얹다, 돌진하다, 충돌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어 구문에서는 구문의 중단· 변경이나 낱말의 생략 등을 나타내는 줄표' ㅡ '를 나타내므로, 이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다시'는 일본식 발음이고, 국어사전에는 '대시'라고 되어 있다. 즉, 현행 맞춤법으로는 '다시'가 아니라 '대시'인 것이다. 한편, 영어의 원음은 '대쉬'에 가깝다.
이것을 우리말로 순화할 수는 없을까? 한국일보 기자인 김하수 씨는 1993년 2월에 월간지 <샘터>에 쓴 칼럼에서 '~에', '~곁줄', '~하고'를 제안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123ㅡ4567번은 '백이십삼에 사천오백육십칠'이나 백이십삼 곁줄 사천오백육십칠' 또는 '백이십삼하고 사천오백육십칠'이 될 것이다. 국적이 애매한 '다시'라는 말보다는 '~에 /~곁줄/~하고' 등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