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올라와있던 톡을 보고 몇자 끄적여봅니다.
저는 울산에 살고 있구요.
이제 21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도 남들 몫지 않은 사랑이란 것을 해봤고,
적지 않은 아픔까지도 겪었었습니다.
사랑...... 제 입으로 말하기도 조금 쑥스럽네요^^
아주아주 긴 글이에요^^ A4용지 세장분량의..^^
그런데 한번쯤은 제 사랑이야기,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어요ㅎ
긴 글이 부담되시는 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좋아요^^
혼자 꽁꽁 싸매놓은 이야기를 푸는것만큼 속시원한 일은 없잖아요ㅎ 그래서, 쓰게 된거에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살 위의 오빠와 사귀게 되었어요. 사귀기 전부터 일이 좀 있었죠.
원래 제 친한 친구가 맘에 든다고 했었던 사람인데 어쩌다 보니 저와 계속 연락을 하게 되고,
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했지만, 저 역시 그 오빠를 많이 좋아하게 돼버렸어요.
그래서 그 오빠와 사귀게 되었고 친구와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조금 안좋게 시작을 했죠. 좋지 않게 시작했지만, 사귀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앞에 오빠가 살고 있었고, 또 같은 학원을 다니고 있어
매일매일 만날 수 있었어요.
오빠의 친구들과 제 친구들이 전부 친해서, 주말에도 다같이 놀았구요.
같이 공부하고, 같이 놀고. 그렇게 매일매일 붙어다니기만 했어요.
남들은 아니라는데도 제 눈엔 어찌나 이뻐보이고 좋기만 한지..
오빠가 입술이 잘 터서 저도 안바르는 챕스틱을 항상 들고다니면서 오빠한테 발라줬어요.
챕스틱 발라준다는데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뽀뽀도 해주고^^
평소, 집에 엄마가 아프다해도 신경도 잘 안쓰는 저인데
오빠 어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에는 제가 병간호도 해 드리고..
학교 앞에 있는 오빠 아버지 사무실에 일주일 용돈 털어가며 먹을 것도 사다 드리고.
너무 많이 좋아했었어요.
생각해보면, 함께 했던 시간이 많은 만큼, 추억이 너무 많더라구요.
좋은 추억, 나쁜 추억 할 것 없이. 제 하루가 전부 오빠와 연결되어 있었어요.
그렇게 그 오빠에게 빠져서 소중한 제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져 갔어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다가도, 오빠가 놀러가자고 그러면 냉큼 오빠를 따라갔구요.
그런데.. 오빠는 그게 아니었었나봐요.
제 오해일지는 모르지만, 오빠에겐 저보다 친구가 우선인 듯 했어요.
그러면서 점차 싸움이 잦아지고, 다혈질인 전 오빠에게 헤어지잔 말도 몇 번 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자고 돌아서면 항상 후회를 했죠..
그래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으면서 다시 오빠를 잡고, 그렇게 반복을 했어요.
그게 오빠를 지치게 한 건지..
다가오는 300일을 준비하며 친구들에게 없는 돈도 빌리고,
정말 멋진 300일을 보내고 싶어서 많은 생각과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300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어느 날, 오빠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냈어요.
쉽게 그런 말 하지 않는 사람인데... 혹시나 자기가 헤어지자면 잡아달라던 사람인데...
너무 너무 놀랐죠. 아니길 바랬습니다.
매달렸어요. 헤어짐을 준비할 시간이라도 달라며..
300일을 준비하기 위해 모으고 빌렸던 돈으로 술만 마셨어요.
학생이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술을 마시고, 헤어지지 말자고 붙잡고..
그렇게 해도 오빠는 잡을 수 없었고 돈은 술값으로 다 써버렸습니다.
정신 차리자 하는 마음이 들자.. 오빠와 사귀는 동안 멀어져버린 친구들이 보이더군요.
그렇게 전, 고3 시절을 보냈어요.
1년이 넘어 멀어진 친구들과의 사이는 회복했지만, 방탕한 생활은..^^;
사실 기다렸어요. 친구들에게 말하면 친구들은 '그런 놈 어디가 좋다고' 라고 말하면서
저를 뜯어 말렸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힘들어하면서도 1년이 넘도록 기다렸죠.
한편으론.. 미안했어요.
오빠를 떠나게 한 건 저인데, 힘들어하는 저 때문에 오빠가 나쁜소리 듣게 되는 상황을 보며..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월 즈음, 오빠의 친구와 술을 마신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참지 못하고 아직 기다리고 있다며 오빠한테 연락 해버렸죠.
그런 제 말에 오빠의 대답은 정말 최고의 대답이었어요.
“잘해줄꺼지?”
이 한마디.. 지금 생각해도 너무너무 설레는 말이었어요.
그렇게 오빠와 전 다시 사귀게됐고, 졸업식때도 아주 잠깐이었지만 와 주었구요.
전 다른 지역의 대학을 다니며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순 없었죠ㅜ
바쁜 대학생활이었지만 주말마다 오빠를 보기 위해 꼬박꼬박 울산으로 왔어요.
그런데.. 다시 사귄다는게 역시 좋지만은 않았나봐요.
다시 사귄 이후로 오빠는 삼일에 한번 연락을 할까 말까였구요.
술 취한채로 새벽이 되어서야 연락이 왔기 때문에 기숙사에 사는 저는
벌점을 두려워하며 몰래몰래 숨어서 전화를 받았구요.
잘 때는 아무런 소리도 못 듣기 때문에 혹시나 전화오지 않을까 베게 옆에 꼭
폰을 올려두고 잤어요. 그래야 벨소리, 진동소리가 잘 들려서..
울산으로 주말마다 꼬박꼬박 올 때에도 다른 친구들에겐 왔다는 얘기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오빠만 보겠다고, 그렇게 또 전 바보같이 오빠만을 위해서 지냈어요.
하지만, 울산에 와도 오빠는 볼 수 없었어요.
다시 백일이 가깝도록 사귀었지만, 그 사이에 오빠를 본 건 몇 번 안됐어요.
어떤 날은 학원 선생님과 학원 다니던 사람들끼리 낚시를 갈 때였어요..
그때 제 친구와 오빠의 친구가 사귀고 있었는데,
오빠가 제 친구도 오는데 저도 오라는거에요. 처음엔 그저 기뻤죠. 먼저 만나자는 말에..
그런데.. 제 친구가 심심해 할 거라고 저도 오라는거 있죠.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갔어요^^ 오빠 한번 더 보겠다는 마음에..
그런데 친구가 조금 늦게 오게 된거에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많이 심심해했어요.
오빠를 보겠다고 갔는데 오빤...
다른 언니와 계속 장난을 치며 저한테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거에요.
그때서야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오빠의 친구와 얘기를 하며
헤어져야겠다고 말했어요. 그 말을 전해들은 오빠가 잠시 얘기 좀 하자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뜻밖의 말.....
"헤어질꺼라고 그랬다며?"
"응.."
"........................헤어지지말자"
오빠가 헤어지지 말자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뜻밖이었죠.
뜻밖인 그 말에 실망했던 마음은 어디에도 없고, 그냥 좋았어요.
다시 몇 백일은 더 버틸 수 있을 만큼 힘이 났어요.
오빠의 태도가 조금 달라지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구요.
그런데.. 똑같았어요. 그 이후에도 삼일에 한번씩 전화가 올까 말까..
그래도 오빠가 잡았잖아요. 헤어지자는 절 잡았으니까 오빠의 표현이 서툰거라 생각하며
삼일에 한번씩 오는 전화에도 행복해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또 한번 새벽에 전화가 왔어요. 룸메들에게 미안했지만,
오빠 전화를 안받을 순 없었어요. 숨을 죽이며 전화를 받는데
술이 좀 취한 듯한 오빠 목소리가...
"이제 헤어질 때 안됐나?" 이렇게 말을 하는거에요.
어안이 벙벙했어요. 잠이 다 깨버리고...
오빠보고는 나중에 얘기하자며 전화를 끊었죠. 그 뒤로 오빠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어요.
다시 또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지쳐버린 제가 문자로 물어봤어요. 정말 헤어진거냐고..
그랬더니.. 그냥 그렇데요. 그렇게 헤어진거래요..
다시 또 술만 마시며 방황의 날들을 보냈어요.
오빠가 다시 절 잡는 꿈을 꿀때면, 그런 꿈을 꾼 날이면 계속 잠만 잤어요.
그리고 일어나면, 다시 술을 마시고..
헤어진지 두달 후에 오빠는 군대에 갔어요.
군대에 가서 쓸쓸해 할 오빠 모습이 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훈련병 때만..가장 힘들다던 훈련병때에만 편지를 써줘야겠다는 생각에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샀죠.
그걸 눈치챈 친구들은 사람이 많은곳에서 소리지르며 저에게 뭐라고 했어요.
그렇게 화를 내는 친구 모습에 놀라.. 아직도 이러는 제 모습에 지쳐..
그냥 잊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점점 잊어가려고 노력했어요.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저는 부리나케 울산으로 왔어요.
헤어진 후 학교를 다니며 방황하던 제 모습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죠.
급하게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피곤한 눈을 좀 붙이려는데 전화가 울리더라구요.
늦은 시간에 왠 전화인가 하는 짜증스러운 마음에 폰을 들었는데..
오빠였어요.
또 한번 놀랬죠. 놀란마음을 진정시키고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도 허무한 오빠의 한마디..
“잘 지내냐?”
.......................
너무 잔인한 말이었어요. 오빠를 잊지 못해서 바보처럼 지내는 저에겐.. 그 말이 정말
잔인한 말이었죠.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전화를 끊지도 못하고.. 그래도 퉁명스럽게 받아보겠다고 노력했죠.
그런데 잘 안되더라구요..^^;
그렇게 잠시 동안의 통화가 끝나고 전 술을 마시러 나왔죠.
도망친 효과없이 또다시 전 술로만 지냈어요.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가.. 다시 헤어진지 일년이 넘었네요.
이제는 정신도 차리고 영어공부를 위해 일년을 휴학하고 일도 하면서 지내는데
항상 일 끝나고 집에 오는 버스안에서 오빠가 사는 집을 지나쳐요..
참.. 씁쓸하죠. 함께한 추억들이 전부 제 주변에서만 멤도는 그런 기분..
한번은 오빠 아버지가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 계신걸 봤는데,
작고 초라해진 오빠 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가끔 오빠와 닮은 목소리, 닮은 모습, 같은 스킨향을
마주하게 되면 놀라서 한동안 멍해 있기도 했구요.
지금은 많이 잊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도 새로운 사랑은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일년의 교제와 일년의 헤어짐, 그리고 다시 백일 가까운 교제에 이은 일년의 공백기간...
한번씩 생각을 해봐요.. 오빠가.. 다시 돌아온다면..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제게 너무 아픈 기억을 남긴 오빠에게서 돌아서야 하는건데..
막상 그 상황이 온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역시..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좋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