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미리 얘기하고 싶다.
두달이 넘도록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각종 신문, 인터넷, TV 등 논조와 의견을 낼 수 있는 모든 대중 매체와 각계 각층 개개인 국민들의 목소리 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촛불집회 이후로 각 TV 토론회의 주제는 모두 촛불집회와 관련된 이슈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과 상황들 이외에 대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는 것은 못 본 것 같다.
그정도로 심각하고 중요한 이슈라는 점이라 생각한다.
복잡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설명은 더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머리 아플 것으로 생각해 생략..
먼저 나는 진보적인 정치적 성향의 사람-흔히 말하는 좌빨(?) 성향임을 밝힌다.
즉 촛불집회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여기서 나의 성향에 반대하여 읽고 싶지 않은 분들은 백스페이스를 누르시길 바란다.
괜한 악플 달지 마시고..
우선 이 글을 쓰는 직접적인 발단은 그동안 각종 시국상황과 TV 토론들을 보며 느낀 것 때문이다.
몇 달동안 각종 토론들을 보며 느낀 점은 마지막에 끝날 때까지 결론이 난 적이 한번도 없다.
양측 서로가 시간이 끝날 때까지 자기들의 입장만 고수하다 끝이난다.
한번도 이런 식으로 해결해보자, 저런 식으로 서로 의견을 맞춰보자.. 이런 경우는 한번도 없다.
그런 토론의 시작점은 바로 가장 원론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책이다, 아니다 나라를 망친다..
촛불집회는 불법이다, 권리행사이다...
결국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이명박이다.
풀어야 할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바로 이명박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 조중동, 보수단체...
그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원론적인 문제의 핵심은 늘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말뿐이고, 핵심은 피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꼬투리를 잡고 모든 것을 자신들의 유리한 법망에 꿰맞추려 한다. 법은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배웠다. 최소한의 양심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법으로 해결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
저건 수박이고 수박의 속이 빨갛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겉에 뭔가 묻었거나 줄무늬가 흐리다던가 하며 꼬투리를 잡아 이건 수박이 아니야 하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하는 점들에 대한 것을 짚어보고 싶다.
1. 발전된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왜 불법을 자행하면서까지 직접민주주의 체제로 돌아가려 하는가.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대의가 제대로 전달되고,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그 의미가 있다. 지난 오랜동안의 경험에서 국민의 의견이 반영된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이 점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권이 떠맡아야 할 업보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대의가 반영된 곳은 국회가 아니라 광장이라고 생각한다. 대의민주주의가 왜 생겨났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는 생각치 않는다. 대의민주주의가 아닌 직접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2.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이므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지지한다고 봐야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유권자들 중 겨우 절반의 투표율에 절반의 득표율만을 얻었다.
4900만 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늘 착각하며 주장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시작은 바로 투표권이 없는 어린 중고등 학생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 수많은 국민들은 우선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누구를 선택하든 자신의 투표권은 꼭 행사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 나라가 잘되길 바라고, 나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다면 자신의 권리는 꼭 행사하길 바란다. 앞으로 몇 년 후에야 기회가 돌아오겠지만..
"그러면 그때 이명박을 찍지 않았으면 될 것 아니야" 란 물음에 반박할 핑계가 있는가.
3. 큰 숲과 바다는 보지 않고, 나무와 강을 보며 잘못됐다고 늘 주장한다.
-수십만, 수백만 시위대 중에서 그 중 일부 폭력시위자들을 부각시켜 명분없는 폭력시위로 몰아간다. 시위대 수십만 중에 몇 백명이라고 볼 때, 공권력 수천 중 몇 백명 이라면 그 비율만으로도 전체 그림에서 차이가 난다. 더구나 국민들의 손에 쥔 무기로 쓸 수 있는 물건과 공권력의 손에 쥔 물건은 어떻게 다른가.. 물론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논란은 제외하고..
생업에도 바쁜 국민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길거리로 촛불을 들고 나온 근본적인 원인은 생각치 않고, 그 결과나 과정 등 겉모습 중 일부만 보고 그 핵심까지도 불순하다 몰아간다. 핵심은 피해가고 싶어한다. 진실은 외면한다고 덮어지는 것이 아니다.
불법이라고 몰아간다면, 3.1 운동부터, 6.10 까지 국민들의 항쟁은 모두 불법이다.
4. 이제 막 시작했다. 앞으로 잘해 보겠다는데 왜 자꾸 트집인가.
-바로 그 점 때문에 길거리로 나온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겨우 네 달 지난 지금의 정부를 믿고 앞으로 4년 반을 어떻게 참고 견디란 말인가. 촛불집회가 처음 광우병 쇠고기에서 점점 각종 현안과 정책반대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의 밑바탕에는 이런 생각들이 깔려있다.
현재 가장 큰 이슈가 광우병 쇠고기일 뿐이지, 다른 정책들 역시 앞으로 무수히 많은 촛불을 맞아야 할 지 모른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저주받은 망령 대운하, 국민생활을 막장으로 내모는 공공부문 민영화, 사교육을 통해 빈부격차를 부추기는 교육정책, 등등 한숨 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들이 걱정하는건 지금의 미친 쇠고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수많은 정책들이다.
\미친소고기가 수입되도 사먹는 것은 돈없는 서민들일 것이고,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치료 못받는 것은 돈없는 서민들일 것이며, 사교육에 불을 붙이면 돈없는 서민들만 힘들어질 것이다. 대운하는 너무나 큰 민족적, 국가적 죄악이므로 차원이 달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어떤 현실에 대해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핑계거리를 찾고, 할말이 없을 때 들이대는 방패로 법을 내세운다. 국민보다 위에 존재하는 법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그것은 악법으로 고쳐져야 할 것이다.
물론 현존하는 법을 완전히 무시하자는 건 아니지만, 가장 상위권은 헌법일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권력은 이명박과 권력계층에게서 나오는 것인가.
하고싶은 말은 쓴 것보다도 훨씬 많지만 넋두리는 이정도로 해두고 싶다.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을 달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읽어보며 생각할 것이다.
나역시 이 나라에 살고 있고, 이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다.
유토피아는 불가능한 이상일 뿐이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미래가 되길 바라며 넋두리를 마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