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J.B.Grunuie님의 글을 퍼온것 입니다.
한편, 삼정호텔을 빠져 나오는 아내를 본 성우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여보… 도대체… 당신은…’
그녀가 호텔에 가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이 삼정호텔 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얼마 전, 한수가 관리하는 클럽에서도 성우는 모든 것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이번 일도…
‘석방 되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이곳이라니… 도대체… 여기에 누가 있길래…’
성우는 계속 연쇄적으로 계속, 신뢰가… 믿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호텔을 빠져 나온 유하는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유리는 유하를 보자 눈물을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울었다. 그리고 급기야…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말았다. 유하는 잠이 든 딸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한참을 그렇게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를 용서해줘. 유리야… 이제는… 아빠가 뭐라고 해도…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약속해…”
유리를 재운 유하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밖은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고 실내는 매우 어두웠다. 그래서 천둥 때문에 불빛이 반짝일 때 마다 주위 사물들이 번뜩였다. 그리고 그 번뜩이는 순간… 유하는 온몸에 살기가 돋기 시작했다. 곧장 유하는 벽난로 위에 걸려 있던 성우의 장검을 집었다. 그리고 검을 뽑아 시퍼런 날을 세웠다.
“나와! 당장!”
유하의 목소리는 날카롭게 갈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검은 코트에 가면을 한 한 남자가 역시 시퍼런 칼날을 세우고 나타났다.
“가냘픈 그런 몸으로 그 검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겠나?”
“닥쳐!”
유하는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침입자에게 달려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극도로 긴장 된 싸움이었다. 두 사람은 싸우는 동안 단 한번도 검을 접하지 않았다.
“좀 더 단련된 검법인가?”
“뭐?”
“이것은 외인부재원만이 아는 검술인데…”
“너도 외인부대 출신인가? 웃기지마… 이 검법을 처음 내게 가르쳐 준건… 허리가 굽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던 노인네 였으니까?”
“잡화상의 그 늙은이군…”
“꾀나 조사를 많이 하고 다니는 녀석이군…”
두 사람의 싸움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천둥과 함께 시퍼런 칼날 만 번뜩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싸움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아무도 그들을 말릴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비가 세졌다 약해졌다 하는 것을 몇 번을 반복하는 동은 두 사람의 칼부림은 계속 되었다. 무음으로 공기만 가르는 지루한 싸움이 한없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체력이 바닥나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까지… 지키려는 거지…”
“네 녀석은 아무리 설명해도 절대로 이해 못해… 절대로…”
그때 2층에서 유리가 내려오고 있었다. 유하는 그만 놀라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 순간 침입자는 사라졌다. 유리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유리야! 움직이지마!”
“엄마…”
“그대로 있으라니까!”
유하는 집중해서 침입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침입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순간 뇌우와 함께 빛이 반짝였고, 유하는 등 뒤에서 싸늘한 살기를 느꼈다. 유하는 순간적으로 등 뒤의 적에게 칼날을 세웠다. 그러나 침입자는 이미 사라지고 그곳에 있는 것은 유리였다. 유하는 찰나의 순간에 칼을 거두었지만… 시퍼런 유하의 칼에 유리의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건… 이건…”
“엄마… 살짝 글 킨 거야… 괜찮아…”
유리의 피가… 칼날을 타고 유하의 손에 온기를 전하는 순간, 유하는 모든 이성을 완전히 던져버렸다.
“이놈이!”
이제는 더 이상 가릴 것이 없었다. 유리가 모든 것을 본 이상 유하는 이 싸움에서 유리를 지키는 것만이 중요했다. 칼날이 번뜩이고, 날카로운 소음이 정신없이 사방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가구가 찢겨 나가고, 집기가 흩날리고 있었다. 유하는 이미 이성을 잃고 있었다
긴 사투 끝에 유하는 사선으로 침입자를 베었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침입자는 그 검을 피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피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유하는 칼날을 그대로 180도로 꺾어 올리고 있었다. 당황한 침입자는 칼등으로 그 검을 막았고, 그 순간, 칼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유하의 부러진 칼 끝이 침입자의 얼굴에 길게 상처를 냈다. 그리고 침입자의 가면이 두 조각으로 벗겨지고 있었다. 침입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그만 유리도 유하도… 모든 기억이 하얗게 산화되어 버리는 충격을 받았다.
“여… 여보…”
“아… 빠….?”
유하는 그 자리에 쓰려졌다. 그리고 숨이 막혀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
“헉~ 헉~ 헉~”
이러한 유하를 성우는 무심히 내려다 만 보고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어디까지가 진실이야… 당신 스스로 부모님의 복수를 한 건가…? 류한수는 왜 만났지…? 킬러 ‘D’는 아는 자야? 정성하와는 어떤 관계야…? 모두 거짓이란 말인가…?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의 모든 것이?”
유하는 몸을 덜컥거리며 떨고 있었다.
“쿨럭! 쿨럭! …뭐야…? 그걸 알고 싶어서… 날 이렇게…궁지에 몰아 넣은 거야… 그래….?”
“말해!”
“진실을 알고 싶은가?”
“…”
“그런 게 있다면… 내게도 가르쳐줘… 내게도…”
“…”
“직감은 필요 없어”
“뭐”
“증거가 필요해!”
“당신…”
“이게 뭐야… 직감만으로… 우리 가정을 이렇게 망쳐놓아도 되는 거야? 당신이 그런 권리가 있는 거야?”
“…”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러한 대치상태는 끝을 모르고 계속될 것 만 같았다. 그러나 성우가 그러한 상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나가!”
“뭐?”
“당장 나가! 내 집에서!”
“나가… 라고…? 내… 집?”
“네가 다 부인해도… 난… 내 판단을 믿겠어…”
“그래 어떤 결정을 내린 거지…”
“…”
“결국 날 마녀재판 하듯이 이렇게 버리는 건가?”
“…”
성우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했다. 모든 것을…
“난…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성우의 입에서 이 말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아냐! 아냐! 그게 아냐! 엄마 가지마! 아빠! 지금 그 말 취소해! 당장!”
“컥~ 컥~ 컥~”
유리는 절규했고, 유하는 그만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지키기 위해 잡았던… 그 검을 든 채… 홀로… 쓸쓸히 어디로 인가 사라져 갔다.
“엄마! 가지마! 엄마! 이제는 떠나지 않기로 약속 했잖아! ”
성우는 사려져 가는 유하를 쫓아가려는 유리를 필사적으로 말리고 있었다.
“엄마!”
유하는 지금 딸을 떠나지 않기로 약속한지 한시간도 채 못 되어서… 다시 떠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모든 것이 지워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