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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60(첫면회2)

꽃고무신 |2003.12.11 12:08
조회 424 |추천 0

" 너 꼭... 군밤장수 같어 "

 

" 야 야... 원빈이를 데리고 와서....한달만 여기서 살아보라 그래... 원빈이는 뭐 다를 줄 아냐"

 

"에이.... 그래도 원빈이는 뭔가 다르겠지.. 누구처럼 군밤장수로 보이기까지 하겠어"

 

" 내가 어디가 군밤장수처럼 보이냐? 나 정도면 훌륭하지 "

 

" 어................ 그래 "

 


신군은 계속 궁시렁 대면서 내가 사온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햄버거 먹는 걸 보니..... 달랑 두개만 사온 내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서너개를 사왔어야 하는건데..........

 

어느새 신군 내 햄버거를  탐하고 있었다.

 

인심쓰듯 반쪽 턱 내어줬다

 


" 오랜만에 햄버거 먹으니깐 좋지? "

 

 

" 군대에 있으면서 젤 짜증나는게 뭔지 아냐?"

 

 

" 나 보고 싶은데도 못보는거?"

 

 

""쿨럭쿨럭.... 무...물론 그것도 해당이 되겠지만.. 먹고싶은 게 있어도 참아야 한다는게 진짜 힘들어"

 

 

"그래?"

 

 

"너야 사회에 있으니깐 치킨이 먹고 싶다 그러면  나가서 사먹으면 되지만... 우린 참아야 되자나..진짜

 

솔직히... 군인 세명만 모이면 하는 얘기가..여자 애기랑... 먹는거라니까 "

 

 

" 남자들끼리만 있으니..... 여자 얘기 할게 많겠지....여자 얘기는 무슨 얘기해?"

 

 

" 넌  몰라도 된다 "

 


남자들끼리 있으면 당연히 하는 얘기가 여자 얘기인줄은 알았지만..... 신군도 그런  음담패설

 

주고 받는다니................. 모르는게 좋았을 사실을 알아버린 그런 찝찝함이 느껴졌다

 


" 나 휴학할까?"

 

 

" 어?  뭐?"

 

 

" 휴학 할까? 나중에 너랑 같이 학교 다니면  좋잖아 "

 

 

"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올해만 다니면 졸업하고 취칙할 수 있는데 학교를 왜 ??"

 

 

" ......................................"

 

 

"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고 계속 다녀, 휴학하고 뭐 할껀데? 나랑 같이 학교다닐려고 휴학한다는게 말

 

이 되냐?"

 

 

".........................................."

 

 

"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학교에만 보내주면 정말 열심히 다닐 수 있는데......니가 여기 있어라..내가 너

 

대신 학교 갈테니깐 "

 

 

" .......................나...............기...........숙,,,,,,,,사 떨어졌어 "

 

 

" 3년 동안 기숙사에서 살았으면 됐지 머... 자취 해 "

 

 

"  그게.... 우리집은 너네집처럼.......기숙사 떨어지면 자취하거나  하숙을 하면  되지 머 하고 기숙사 떨

 

어진게 대수롭지 않은 게 아니거든 "

 

 

" 왜 우리집 얘기가 나오냐"

 

 

" 그리고 우리 시골집.. 이사도 가야 하는데 아직 결정난게 하나도 없어서.. 내가 집에다 기숙사 떨어졌으

 

니 자취 시켜달라는 말을 못하겠어 "

 

 

" 그래서?"

 

 

" 그래서긴 머 그래서야.....그렇다는 거지 히히히히히 "

 

 


나의 멋쩍은 웃음은  신군의  동의를 얻어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신군이  나머지 햄버거를 먹는 동안 신군의 마스크와 모자를 써봤다...

 

색깔만 촌스러운 줄 알았더니.. 마스크는 너무 엉성하게 만들어져서 찬바람이 입으로 다 들어올것 같았

 

 

정문을 지키던 헌병들이  정기적으로 한명씩 면회실을  순찰하기 위해 들어와서 면회실 사병

 

과 면회 온 여자들 중 누가 젤 이쁜거 같냐는 둥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는  소리가

 

얼핏 들려왔다....

 

장갑을 손에 끼려는 순간.... 햄버거를 마저 입으로 털어놓은 신군이

 

눈이 휘둥그래져서는 나한테  소리를 질렸다

 

 


"야.. 너 머해? 그거 빨리 안벗어!!! "

 


신군의 오바에   나는 장갑을  바닥에 떨어 뜨렸다

 

 


" 누구  군기교육대에  끌려가는거 보고 싶어서 그래!  빨리 빨리 벗으란 말야 "

 

 


벌써  신군이 손은 내 머리와 모자를 한꺼번에  쥐고는 머리에서 벗겨내려고 애쓰고 있었고

 

나머지 한손은 마스크를 벗겨내고 있었다

 

 


" 아~~~씨~~~ 왜 그러냐고... 그냥 한번 해본것도 안되냐"

 

 

" 헌병들이 보면 어떻할려고 그래?  이런것도 다  걸린단말야 "

 

 

" 저기 봐... 저쪽 여자는  남자친구 외투도 입고 있자나...나도 한번 해보자.."

 

 

" 그럼 저놈한테 가라.. 난 안돼... 미안하지만.. 절대...니가 아무리 그래도...."

 

 

"  그럼 손 잡는것도 안되냐?"

 

 

" 풍기문란법에 걸리긴 하지만 설마... 뽀뽀를 하는것도 아닌데 괜찮을거야.... 자 마음껏 내손을 가지렴"

 

 


신군의 내민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소매를 살짝 걷어보니....

 

누런--; 내복이 보였다..

 


"저기....이거 원래 베이지색 내복이였니? "

 

 

"어?  야! 머.. 머하는 짓이야..."

 

 

" 뭘.... 내복이 옷 밖으로 나온걸 나보걸 어쩌랴고.."

 

 

" 다른 사람이 보면 니가 얼마나 이상해  보이겠니? "

 

 


신군은 다시 내복을 안쪽으로 밀어넣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 내복 색깔이 왜그래?  올겨울 들어서 한번이라도 빨긴 빨은거야? 안  빨았지?"

 

 

" 멀 안빨아... 원래 색깔이  이거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 자꾸 그러면 내 손 못 잡게 한다! "

 

 

"어.. 알았어.....미안......내복 한번도 안빨은것같다는 말..취소할께  깔끔한  관호야.."

 

 


우리의 대화를 듣던 옆 테이블의 연인들이 키득 거렸다

 

그들은 사이좋게 귤을 까먹으며 서로의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나도 귤이라도 사올껄... 햄버거만  사온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금방 4시가 되었다

 

4시...

 

신군이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다.....

 

면회소 입구에서 외로이 서있는 헌병을 총을 가르키며 신군에게 말했다

 

 


" 내가 아까 이거 진짜  총이냐고 물어봤더니..진짜 총이래.."

 

 

"ㅎㅎㅎㅎㅎㅎ 그럼 군인이 가짜 총들고 있겠냐 "

 

 

" 내가 만져봐도 되냐니깐 안된데..."

 

 

" 니가 총을 왜 만져? 그러다 큰일 날려고...."

 

 

" 니 총도 이런거야? "

 

 

" 어......내꺼가 더 좋아...^_________________^ "

 

 

" k2 소총 ?"

 

 

" 니가 나의 사격 솜씨를 봐야 하는데..아 쉽다......"

 

 


정문의 선을 하나 사이에 두고... 신군은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잘가라고 이따 전화할테니깐 받으라고 소리치는게 전부였다

 

면회실을 나와서 혼자 돌아가는 길은 면회를 올때와 기분이 또 달랐다

 

너무 허전하고 아쉬웠다

 

내가 버스타는 것만이라고 신군이 봐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신군은 지금 자유가 없는 군인이었고.....

 

군인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았다.

 

터미널에서 부대까지 오는데 택시비가 8000원이나 들었기때문에

 

이번에는 부대에서 나오는 영외자들의 차를 잡아서 타기로 했다

 

다행이 .. 면회왔던 다른 사람과 서로 애기를 해서 차를 잡기로  했다

 

차를 잡는것 무척 쉬웠다

 

부천에 도착하니.......8시가 넘었고...뉴스에서 난리가 났다....

 


' ....인터넷 대란으로...&**&^%$^&&..............우리나라의 인터넷 보안에....&^&^%$$%^&..."

 


뭔가 사건이 벌어졌나 보다....

 

오늘 우리나라를 혼란으로 만든 큰 사건은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의 인터뷰에 이어  전문가들의 짧은 소견들이 차례로 나오면서. ...계속 뉴스는 이어졌다.

 

 

 

 

 

 


사실 인터넷이 하루 안됬다는건 별로 뉴스꺼리가 아니였다

 

진짜 뉴스꺼리는....

 

내가 처음으로 신군에게 면회를 갔다는 사실이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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