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 식자재를 더욱 깊이 들여다 봤더니
그 곳에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열렸습니다."
- 장명순 쉐프 <GS칼텍스 인사이트 마스터 인터뷰>
<출처 http://www.insightofgscaltex.com/insighter/insighter_list.asp??BoardNo=325 >
과학실이 아니다. 조리실 이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온도를 재며 스포이드를 들고, 각종 실험 도구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하얀 가운과 스포이드, 이 단어 들을 들으면 과학실을 연상한다. 하지만 이 곳은 과학실이 아니다. 조리실 이다. 과학적 연구와 여러가지 고민이 거치는, 마치 실험실을 연상케 하는 이 주방은 조리실 이라기 보다 실험실에 가깝다. 이 과학실과 같은 조리실에서는 요리가 한창이지만 냄새도 열기도 없다. 도대체 이 신비한 주방에서 어떠한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더 가까이 주방을 들여다 보자. 사케 가 드라이아이스 를 만나 사케 아이스크림 이 된다. 에스프레소 가 탱글탱글한 캐비어 가 된다. 지퍼락 백 하나만 있으면 타지 않고 맛있게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다. 이 요리는 모두 분자요리 로 가능하다.
분자요리
1988년 프랑스 화학자 에르베티스와 헝가리 물리학자 니콜라스쿠르티가 요리의 물리, 화학적 측면에 대한 국제 워크숍을 준비하던 중 음식과 요리를 구성하는 기본 핵심 단위가 분자이며 식재료의 변형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가열로 인한 식재료의 변형을 분자 물리 요리학이라 명명했다. 음식 재료와 조리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맛과 질감을 개발하여 만든 분자요리는 2000년 스페인의 스타 셰프 다니가르시아가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보급된 이래 미국, 유럽 등의 세계 유명 셰프들이 시도하고 있을 만큼 새로운 요리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다시 말해 분자요리와 수비드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모양과 식감을 변형시킨 요리법이다. 요리할 때 주사기, 튜브, 스토이드 등 화학 도구와 액화 질소, 알긴산 등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보다 화학실험을 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우리가 계란을 삻을 때, 노른자와 흰자의 밀도차에 의해 노른자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계란 노른자 가 가운데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계란 노른자 를 가운데 예쁘게 자리잡게 하기 위해 계란이 삶아지는 동안 계란이 계속 물 위에 있지 못하도록 젓가락으로 열심히 굴린다. 이러한 특성을 알고나면 단지 그 이유에 대해서 알고 그것을 이용할수 있으면 그것도 이렇게 아주 간단한 요리라고 할 지라도 하나의 분자요리가 되는 것 이다.
수비드 vs. 오븐
「 1974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있었던 ‘Association International du Froid’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비드 조리법은 40%에 가까운 수축율을 5%로 낮출 수 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거기에 더해 소량의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이 파괴되고 지방조직이 변하지 않아 맛과 영양이 여느 조리법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이러한 수비드 원리는 현재 주로 프렌치 요리나 이탈리안 요리에 한정해 적용되고 있으나 한식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한식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육류가 메인 재료가 되는 음식의 대부분이 보쌈이나 갈비찜처럼 삶고 찌는 것이 많은데 등심이나 삼겹살 외에 지방성분이 부족한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음식에 접목하게 되면 자체 육즙을 보존해 풍미와 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머니투데이 2010.09.27 기사 발췌
이 날 방송에서 GS칼텍스 인사이트 마스터 ' 분자요리 ' 편의 주인공인 장명순 쉐프는 보쌈, 성게미역국, 그리고 간장게장 을 만들었다. 보쌈은 수비드 (sous-vide) 조리법 vs. 오븐 (전통방식) 조리법 으로, 성게미역국은 레시타 거품 기법으로, 간장게장 은 구체화 기법 (Spherification) 으로 조리해 냈다.
먼저, 오븐 조리법 과 수비드 조리법을 비교해 보았다. 오븐에서 조리한 보쌈은 익숙한 맛의 풍미는 있지만 수비드 조리법 으로 만든 보쌈의 질감이 더 부드러웠다. 또한 수비드 기법으로 조리한 보쌈은 부드럽고 육즙이 많으며 비계가 부드럽고 탄력이 있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강도 수치 에서 역시 수비드 는 일반 오븐 조리를 한 보쌈의 씹는 세기가 1/3 정도 밖에 들지 않았을 정도로 강도 역시 더 무렀다. 그렇다면 고기 조직의 단면은 어떨까? 고성능 전자 현미경으로 단면을 살펴본 결과, 근섬유와 섬유소 사이의 간격이 넓었다. 섬유소 사이의 간격이 넓다는 것은 바로 조직의 부드러움을 의미한다.
오븐 조리법과 수비드 조리법이 이렇게 질감의 맛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로스팅은 조리 시에 육즙 내 수분, 기름이 많이 빠져나간다. 그에 비해 수비드 는 육즙 내 수분과 기름이 빠져나가지 않고 조직 내에서 맴도는데, 수비드는 요리가 가열된 상태에서 열이 가해지기 때문에 근섬유를 꽉 채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비드 조리법 으로 만든 보쌈이 더 부드럽고 육즙이 많다.
두번 째로, 레시타 거품 기법으로 조리한 성게미역국의 거품 (Form) 은 맛을 극대화 시키기 때문에 기존 요리법과 동일한 풍미의 미역국을 조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 고체화 기법 으로 만든 간장 게장 은 고체화 기법 으로 인해 요리사가 원하는 정량의 소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며 식자재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한식이 과학을 만났을 때!
전통. 오랜 시간 한결 같고 변함없는 것을 전통이라고 한다. 과거의 전통 유산은 오랜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졌다. 우리의 전통음식인 한식. 전통 음식의 요소는 언제나 그렇든 정성과 손맛이 깃들여졌을 때 소박하지만 맛이 있다. 그렇다면, 한식은 늘 같아야 하는 걸까? 한식은 그 맛, 그 형태에서 벗어나면 한식이 아니라 퓨전음식 인 것일까?
전통 요리
↓
재료의 조직 및 질감, 요리과정 , 노하우
↓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조합 , 새로운 맛
아니다. 우리나라의 요리인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으로만 안주해서는 안되며 한식은 변화해야 한다. 여전히 분자요리 의 재료는 익숙하지만 조합이 낯설다. 하지만 우리는 분자요리 를 통해 전통적 한식을 재해석 하여 기존의 맛은 지키되 새로운 형태의 한식을 창조해 내야 할 것 이다. 그래야만 창조적인 요리로서 한식을 계승해 나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