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과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싶어, 오징어골뱅이소면을 만들고 집에서 속닥하니 소주를 한잔 했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속옷가게 이야기가 나왔고.. 어찌어찌하다가 제가 "요즘엔 남자들이 여자친구 속옷사러 많이들 가더라" 라는 말을 기분좋게 꺼냈지요.
그런데 그사람.. 자기는 절대 그래본적도 없고, 여자속옷사러 샵에 가는 남자를 한번도 본적이 없답니다.
저는 요즘엔 남자들이 애인속옷 사러도 많이 가고, 여자들도 남친속옷사러 가고, 또 함께 커플속옷사러도 많이 간다.. 그렇게 말했지요. 이상한거 전혀 아니라구요..
그랬더니 그사람.. 절대 그럴리가 없다면서, 그 가게가 어디냐고 자기가 직접 찾아가서 두눈으로 확인을 해야겠다고 길길이 날뜁니다.. 휴..
아니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신랑이 마누라 빤스 하나사다가 선물해주면 큰일나나 봅니다.
한숨이 나왔지만 오붓한 시간에 사소한 트러블로 시간낭비 하기싫어서 꾹꾹 참고 좋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럼 내일 전화해서 확인해보자 알았지~"
끝까지 그럴리가 없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짐작이 대강 가시겠지만 이사람.. 자기가 알고있는 상식밖의 이야기는 전부다 거짓말이고 틀린말이라고 하는 성격입니다.
급기야 저에게 "니는 남자를 많이 만나봐서 잘 아는갑지!"
가슴에 비수를 꽂는 악마같은 소리를 하네요. 이런말 주고받는 커플들 혹시 있나요?
순간 너무 황당하고 화가나고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서운하고.. 도저히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신랑은 저보다 나이가 7살 많습니다. 그저 조금 보수적이라고 생각하기엔, 울신랑성격 너무 억지스럽네요..
눈물이 계속 쏟아지는데 남편은 달래주기는 커녕, 옆에서 계속 그럴리가 없다고 니는 남자가 많아서 그러는거라고 구덩거립니다.
남자가 어디있다고 저러는걸까요.. 그사람 하나만 믿고 타지생활을 하고 있는 저.. 남자는 커녕 친구하나 없는거 뻔히 알면서..
너무 듣기싫고 온몸에 소름이돋고.. 그대로 그사람이 구덩거리는 소리를 계속 듣고있다가는 미쳐버릴것만 같아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옷입고 나가는 모습을 구경만 하고있네요. 자기도 저랑 같이 있기 싫었던걸까요?
도로변에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들어오라는 전화한통 없네요. 뭐 기대도 안했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요..
어디라도 가버리고 싶었지만.. 우리집은 거제도 시골구석이라, 밤이되면 버스가 없어요..
생활이 궁핍해서, 신랑나이 37살 먹도록 아직 중고차하나 못사고 있으니, 버스 끊기면 택시도 안오는 이동네에 그냥 갇히는거죠 뭐..
얼마나 앉아서 울고있었을까.. 들어오라고 문자를 보내네요.
넘 속상하네요.. 내가 어디있는지 뻔히 알면서.. 데리러 오고싶진 않은 모양이예요.
참다참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보란듯이 안받네요.. 휴.. 다른남자들도 다 이런가요. 참 궁금합니다..
어제 밤.. 많이 춥더군요. 집에서 잠옷바지로 입고있는 바지하나 달랑 걸치고 있으려니.. 다리가 바들바들 지멋대로 떨리더군요.
결국 집으로 다시 들어왔습니다.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그사람에게 크게 실망을 했지만.. 이젠 익숙해져갑니다. 이런 싸움을 하루이틀 반복해온게 아니니까.. 더이상 실망할것도 없어요.
남편은 이불덮고 자고있네요. 저도 옆방에 가서 잤습니다.
각방써도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나봐요. 난 너무 속상해서 잠을 설치는데.. 그사람 코고는 소리가 옆방까지 들리네요.
결국 아침이 되고.. 그사람 회사에 출근도 안합니다.. 휴.. 저 보라고 일부러 저러는걸까요?
좀전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라면 끓여먹어요. 정말 속편해 좋겠습니다.
남자분들.. 여자친구나 와이프한테 속옷선물 하는게 이상한건가요?
남자가 보디가드같은 속옷가게가서 여자속옷 사는게 그렇게 잘못된건가요?
여자분들.. 저사람을 어찌 고쳐서 살아야 할지 조언을 좀 해주세요..
한번 헤어진후 다시 재결합 한 상태니.. 갈라서는건 좀 더 신중히 생각해야 할것 같습니다..
신랑한테 이 글을 보여주고 싶어요.
주절주절 한탄하는 글, 시간내어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