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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덕분에 시어머니께도 해방되고 친정도 자주 갑니다

불닭 |2011.02.05 07:12
조회 4,321 |추천 14

 

 

 

 

저희 시어머니 정말 저와 남편의 사이를 못 갈라 놓아 안달나신 분 같습니다

시어머니께서 편찮으실 떄 저희 집에 와 계셨는데

진짜 하루 여섯 끼 식사 챙겨드리는 거며 ( 편찮으셔서 조금씩 자주 드셔야 했습니다. 반찬 투정은 어찌나 또 심하신지. ) 하루에도 몇 번씩 씻겨 드리는 거며

며느리의 도리라는 걸 알기에 하긴 하면서도 힘들고 지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 보다 더 힘든 건

제가 잠깐이라도 볼일이 생겨 집을 비우면 그렇게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어요

'애미가 밥을 안 챙겨준다' '애미가 나 귀찮아서 나 두고 집에 안들어온다. 무서워 죽겠다.'

아니 저도 핸드폰 있.. 어요 어머님!!!!!!!!!! 저한테 전화를 하시면 되잖아요!!............ㅠ_ㅠ!!

남편한테 전화한다고 일하고 있는 그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남편이 합리적인 남자라고 해도 계속 당신 엄마한테 며느리 험담이 담긴 전화가 오면 제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겠죠

처음엔 '편찮으실 동안만 계실 거고, 집에 오면 내가 모실테니 나 일 하는 동안만이라도 당신이 신경 좀 써 달라' 라고 좋게좋게 얘기하던게 반복되니까 일이 커져 싸움이 되는 일도 한 두번 생기게 됐어요

 

정말 시어머니가 그렇게 싫고 미울 수 없었죠

 

 

 

그렇게 한 달 쯤 지내는데 일이 터졌어요

아직 철이 덜 든 딸 아이가 할머니 외출하신 틈을 타서 울고 불며 지 아빠한테 할머니랑 같이 살기 싫다고 매달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당황하고 또 도덕적으로 그러면 안될 거 같아서 딸을 꾸짖었는데

딸 아이가 아빠를 앉혀놓고 숨도 못 쉬고 울면서 하나하나 말을 하더라고요

'할머니랑 같이 살기 전엔 엄마랑 아빠랑 안 싸우지 않았냐'

'할머니가 맨날 어려운거 물어봐놓고 내가 대답 못하면 니 애미가 뭘 가르쳤길래 그 것도 모르냐고 묻는다. 나 학교에서 똑똑하다고 칭찬 많이 받는다. 우리 엄마는 잘 가르쳤다. 할머니가 뭘 모르면서 엄마 흉 보는거 싫다.'

'아빠가 퇴근하고 와서 일 하는 것도 문제다. 아빠 있을 땐 아무 말도 안하다가 아빠 출근 하고 나면 엄마한테 집에서 놀면서 남편한테 집안 일도 떠맡긴다고 또 욕한다. 난 도대체 엄마가 뭘 잘 못 한 지 모르겠다. 할머니 아빠 엄마지 않냐. 엄마는 할머니 한테 받은 거 하나 없으면서 이정도면 도리껏 했다.'

 

골자는 저래요.

처음엔 애 아빠도 저도 버릇없다고,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혼을 냈는데

애가 물러서질 않고 할머니가 병원만 가면 발작을 하니까 혼을 내다내다 안되서 애 아빠가 결국 백기를 들고 장남인 시아주버님 댁으로 시어머니를 모셨어요

그 댁은 애들이 다 컸으니까 적어도 정서 불안을 가져오진 않을거라고 하면서요.

 

정말 그대로 뒀다간 딸이 정신병이라도 걸릴 것 같았어요

 

 

 

 

사실 애를 혼내기야 혼냈지만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예뻤는 지 몰라요

마음같아선 안고 뽀뽀하고 용돈이라도 잔뜩 쥐어주고 싶었는데

교육상 쓴 소리만 했네요

 

진짜 여기니까 적는 말이지만

하늘에서 천사라도 강림한 줄 알았음 ㅠ_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형님네에서 모시고 계시는데

병이 다 나으셨는데도 가실 생각을 안 해서 그 집도 말이 아닌가 보더라고요

.. 우리집에서 그러셨다고 생각하면 생각만해도 정말.. 하아..

 

 

 

 

 

딸 아이가 저희 친정 부모님을 정말 좋아해요

뭐 별건 없고 맛있는거 잘 사주시고 하니까 어린 마음에 좋은 거겠지만

요즘은 아빠를 졸라서 주말마다 저희 친정에 가려고 하네요

 

애 아빠도 몇 번은 그냥 가다가 너무 자주 드나들기 민망했는지

장모님께 죄송하니까 용돈이라도 좀 올려드리는게 어떻겠냐며 넌지시 제게 말을 하네요

 

 

우리 엄마 아빠 자주 보는 것도 신나 죽겠는데

용돈까지 올려 드리자고 하니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늘 둥둥 나는 기분이에요

이 맛에 딸 낳는 건가요 ㅠ_ㅠ 하아

 

 

 

 

남편이 이렇게 나오니 미안하고 고마워서라도 형님댁에 자주 들려 일 거들고 시어머니 잔소리 들어들이고 하게 되네요

마음도 관대해져서 그런가 나이드신 분이 심심하셔서 하시는 말씀인데 뭐 신경쓸거 있냐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 생각하고 자주 상대해 드리게 되고

 

그리고 조금 영악을 떨어서 남편이 옆에 있을 떈 더 호들갑 떨며 시어머니께 전화하고 하니

남편도 더 저희 부모님께 신경쓰려고 하고

 

 

 

정말 딸 덕분에 만사가 잘 풀렸습니다

너무 행복하네요 요즘은

 

 

 

 

 

 

 

혹시 시어머니로 너무 힘드신 분들 계신다면

내가 남편과 싸우는 건 너무 감정 소모도 심하고 또 결과도 뻔하니까

그래도 남편이 딸자식은 못 이기더라고요

따님께 넌지시 도움을 청하는 건 어떠신가 하면서

이만 글 마무리 할게요.

 

 

 

 

 

 

추천수14
반대수1
베플어쩔|2011.02.06 02:42
따님이 아직 철이 안들었는데 그렇다고 하셨죠? 철들면 더해요. 이거 지금 딸 입장이에요. (저 아직 결혼안한 27처자입니다 ㅋㅋ) 예전에 고딩때 할매가 아프셔서 오셨는데, 하도하도 엄마 구박하길래 난리도 아니였지요. 위로 형2명, 누나 2, 밑에 남동생1명이심니다. 울아빠 엄마 힘드셨는지 아빠가 할매 모시고 병원갔을때 부엌에서 좀 우시는거에요. 갑자기 엄마가 불쌍해서 눈물이 그렁그렁 나는데, 아빠 할매 모시고 병원갔다가 오시더라구요? 네, 이때부터 난리난리 쳤습니다 할매 앞에서요. 요지로 하자면 딱이거였습니다. "(당시 저 고3올라가는 겨울, 그리고 할머니 계신지 벌써 1년, 아빠 형제는 위로 형둘, 누나둘, 남동생 하나) 나 올해 수험생인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엄마랑 방구해줘. 큰집안바랄께. 나 공부하는데 할머니 아빠 없을때 소리소리 지르시는거 공부못할꺼 같아. 이대로 가다간 나 그냥 (인문계인데) 취업반 가는게 날꺼같아. (저 공부좀 했습니다) 어떻게 경리? 아니면, 미용?(절대로 직업비하 아닙니다. 그당시 은연의 아빠 협박. 저 원래 의대갈려고 공부를 ㅋㅋ 할머니 오시고 엄마 살 쪽쪽빠지는거 보고 학원을 올 과외로 돌렸었거든요 ㅋㅋ) 뭐 아빠가 하라는데로 취업할께. 할머니 자꾸 소리 계속 지르시는데 선생님들 보기도 챙피하고. 난 엄마없음 수능준비 못해. 그리고 아빠, 아빠도 자식이니까 아빠 엄만데 그정도 못하지 않을꺼잖아. 그치? 그리고 아빠도 딸키우는 사람인데,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보이지? 딱 엄마만큼 신랑한테 시부모한테 신랑한테 대접받고 살겠다 그치? 외할아버지 외 할머니한텐 그렇게 귀한딸인데 지금 딱 이렇게 사시는거 보면 말야. 그치? 그리고 나 나중에 아빠는 아빠가 엄마한테 하는만큼 장인어른 대접해 드리라고 할께. 아빠도 아빠 잘한다고 생각하잖아. 그치?" 할매께 그랬죠. "고모들도 딱 할머니 하는만큼 당하고 살겠다구요. 할머니 하는거 보니까 저 무서워서 시집도 못가겠어요." 이후 아빠 싹 바뀌셨습니다. 가부장적이신 아빠, 엄마 좀 모시고 살고요. 물론 그래도 자식이라 할머니 엄청 걱정하시고 모시지만(지금은 큰아빠가 모시시고, 할머니, 그후에 고모이야기 나오고 무서우셨는지, 며느리들한테 잘하세요, 물론 큰아빠네, 작은아빠네 언니들도 할머니 오셨을때 난리좀.. 성격이 유별나세요) 저희 외할매 외할배 엄청 챙기십니다. 물론 지금도요. 엄마요? 인생. 피셨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하나 덕에 인생 폈다고, 저 대학간뒤로(고3때는 제 수능준비로 바쁘시고) 왕비십니다요 ㅋㅋ 아빠, 엄마한테 암말 못하세요. 궁시렁만 하시죠 딸자식은 엄마편이라면서요 ㅋㅋ 따님, 나중에 님 시어머니께 더 큰 자유 누리게 해드릴거같아요. 정말 확실한 엄마편따님 두셨네요
베플..|2011.02.05 07:2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딸한테 뽀뽀 백번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 스토리듣다가 팍 짜증났는데 딸 얘기들으니까 절로 웃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어머니는 글쓴이님이 가정주부니까 괜히 더그러는듯... 우리애가 벌어온돈 놀면서 쓴다고...... 아 그리고 시어머니 병수발 하는것은 시어머니가 님한테 고마워해야하는 일이예요 며느리 도리가 아니고... 님은 남편이랑 행복하게 아이잘 키우면서 사는게 도리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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