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11-02-07]
'이제는 후배들 유럽 진출을 팍팍 밀어줘 볼까?'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흥미로운'아시안컵 비화' 한 가지가 있었다. 대회기간 중 젊은 태극전사 후배들이 유럽 축구계의 남다른 관심을 받은 가운데 '캡틴' 박지성이 외국 에이전트는 물론 외국 감독들의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는 것.
박지성이 소속팀에 복귀하기 위해 영국행 비행기를 탄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부친 박성종씨는 "(박지성이)아시안컵 때 유럽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고 하더라.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때 협상을 주도한 유명 에이전트인 치엘 데커가 몇 차례나 전화를 해 한국 선수에 대해 물어본 것은 물론 직접 전화를 걸어 기량이 좋은 한국 선수가 있는지에 대해 묻는 외국 감독들도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겨울 이적시장에 열린 이번 아시안컵에 유럽 축구계의 남다른 시선이 몰린 가운데, 믿을 수 있는 박지성에게 외국의 지인들이 자문을 구한 것.
구자철을 영입한 볼프스부르크의 감독이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인 스티브 매클라렌인 것을 떠올려 볼 때 혹시 매클라렌 감독이 박지성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부친 박 씨는 어떤 감독이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고 대답한 뒤 "어찌됐든 지성이(박지성)가 앞으로는 후배들의 유럽 진출 문제에 있어 과거와는 달리 사심없이 돕겠다는 말을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 이천수의 경우도 그랬다. 하지만 박지성으로선 대표팀 동료들에 대해 자신이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고, 미온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자신은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게다가 유럽 에이전트들이 월드컵이 아닌 아시안컵에서 뛰는 젊은 한국 국가대표선수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을 계기로 시선과 입장이 달라졌다. 앞으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문의를 받으면 적극적으로 의견도 내고. 홍보도 하겠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유럽에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유럽의 에이전트들이 적극적인 영입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구자철의 경우처럼) 한국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유럽으로의 문이 열린다는 건 우리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되고 한국 축구 발전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서울 정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