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실화입니다. 전 얼마 전에 정말로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고딩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4년을 사귀었어요. 그땐 무서울 것도 없고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어린 나이라는 것도 불구하고 결혼 같은 걸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우리 사이가 틀어질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여자친구는 제게 너무도 과한 존재였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밑바닥 인생을 살던 저에게 그애가 다가온 거에요. 가족도 남남처럼 지내 밤새 뭘하고 와도 관심들이 없고 학교에서는 소위 빵셔틀이라고 해서 말뿐인 친구들의 잔심부름을 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굴러다녔습니다. 자신감은 점점 추락하고 그런 게 있었는지 의심도 들고... 빵셔틀인 저한테 반애들이나 선생들이나 모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 제가 하루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엠피에 넣은 천곡의 노래 뿐이었죠. 힘들때면 그 천곡 중에 한 곡을 골라 그 날에 맞춰 들었어요. 슬프면 우울한 발라드를. 기쁠 때면 펑크락을. 잊고 싶을때는 랩을. 누구를 죽이고 싶을때는 데스나 블랙메탈을 틀었어요... 이런 밑박닥 인생에게 여친이 생긴 거에요. 꼭 영화처럼... 처음엔 동정심으로 다가온 건 줄 알았는데... 하루이틀 지나니까 그게 아니란 걸 알았어요. 어쩌면 정말 동정심에서 사랑으로 발전했거나...
저 때문에 여친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친에게서 친구들이 낙엽처럼 하나 둘 떠나고 저만 남게 된 거죠. 그게 보기 싫어서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는데... 여친은 뭐가 좋다고 베시시 웃더라고요. 그애의 웃는 모습에 전 몇 번이나 헤어지려는 맘을 접었죠. 그리고 어떻게든 이 애가 매일 웃게 만들자고 다짐했어요.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 고2 여름 방학에 알바를 뛰었고 네티즌의 도움을 받아 여러 이벤트도 해봤어요. 전 정말 우리가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어요.
전부 제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돌아오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거의 4년을 사귀던 중에 여친은 갑자기 헤어지자고 했어요. 절대 먼저 헤어지자고 할 애가 아닌데...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미안하대요. 내 모습에 지루해졌나 싶어 다 바꾸겠다고 말해도 미안하대요. 친구를 잃어서 그런가 싶어 제가 어떻게든 더 좋은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했죠. 근데도 미안하대요. 내가 대학에 안 들어가고 일 하는 게 싫은가 싶어 공부하겠다고 해도 미안하대요... 그냥 다 미안하대요... 그리고 연락이 안 됐어요. 그애 집에 가보니까 그애 가족들이 이제 그만두래요.... 어릴때 사귀는 건 다 거기서 거기니까 헤어지는 것도 일종의 성장이라고... 전 그 사람들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나이가 어리면 다 이해하고 그만둬야 하는 건가요? 나이가 어리면 사랑도 하나의 장난인 건가요?
구라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지껄이던 말들은 다 구라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일을 하는데 손에 잡히지 안항요. 평소에 하던 일들인데 수백번 실수를 하고... 새벽에도 몇번이나 깨고... 정말 햇빛이 눈부신 날엔 머리가 핑 돌아요...
천곡의 노래 중에 우울한 발라드를 들으면 한강으로 몸을 던지고 싶습니다. 신나는 펑크락을 들으면 차도에 뛰어들고 싶어요. 랩을 들으면 머리박아 죽고 싶어요. 데스나 블랙메탈을 들으면 팔목을 긋고 싶어져요. 어떤 노래를 들어도 미쳐버릴 거 같아요.
벌써 이런 날이 100일 돼가네요. 그애는 절 잊었겠죠. 저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잊을 줄 알았는데 왜 더 깊어지는 걸 까요... 노래로는 그 순간들을 지울 수 없어서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그애랑 있었을 때는 영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으니까요. 어쩌면 영화를 보다보면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
제게 어울리는 영화 좀 추천해주세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유령 작가>라는 영화를 보면 조금이나마 제 심정을 알 수 있을 거 같네요...
정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