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직장인 남아 입니다.
1박2일 설악산종주편이 인기가 많내요.
문득 저의 설악산 1박2일 종주가 떠올라 판을 써봅니다.~
때는 200X년, 12월 24일.
20대인 나는 새벽 5시에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당연히 밖은 어둡다.
가방에 다이어리 하나, 볼펜 하나 넣고 버스터미날로 향한다.
경춘고속도로가 생기기전, 서울에서 속초까지는 3시간 30분, 한숨잤다.
여행의 목적은 혼자 산에 오르면서,
지금까지 인생과 주변사람들에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것.!
결코, 여자친구가 없다는 이유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설악산 등정으로 세상을 피하고자 한것은
아니었다. ㅋㅋㅋ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왠지 모르게 흐르던 눈물을 닦으며, 잠에서 깨니, 속초 도착. 시내버스를 타고 설악산에 도착했다.
여긴 내가 살던세상과 다르게 눈이 많이 왔다. 1m....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
좀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설악산 등산로 입구에, 폭설로 통행을 통지한다는 표지가 붙어있다.
헐... 4시간 차타고 왔는데... ㅠㅠ
하지만, 그 넘어로 사람 발자국으로 다져진 좁은 길이 보인다.
순간, 누군가 걸어간 길이라면, 나도 걸을수 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생각해보면 미친...)
옆에 산채비빕밥 파는 집에 들어가서 녹슨 아이젠을 5000원주고 사서 운동화에 걸었다.
1m 눈온 설악산 등정 시작 !!!
누군가 다져놓은 좁디좁은 눈사이 길을 통해서 걸어간다.
진짜... 뻥안치고, 옆에 잡고 가야할 주황색 난간이 내 발아래 놓여있다. 1m 내린 눈때문에...
옆은 그냥 좋은말로 계곡, 좀 심하게 말하면 낭떨어지.
한발한발 신중히 놓아야한다.
내 이십몇년 인생을 정리할 여유따윈 없다. 잘못 발딛으면 죽을것 같다.
집중해야한다.
옆에 눈쌓인 나뭇가지든 눈쌓인 바닥이든 집고 걸어야 한다.
장갑도 없어, 얼어 깨질듯한 손으로 잡아야 하지만, 그것보다 목숨이 중요하다.
춥지만, 땀난다.
설악산 설경이 장관이지만, 잠시 서서 주변을 돌아볼때가 아니라면, 걸을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게 4시간... 양폭 대피소에 도착했다.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
처음으로 어떤 아저씨게 계신다.
나 보고 이리 와보란다.
갔다니 대피소로 대려가, 컵라면을 끓여주신다.
그러고 냉장고에서 김치도 꺼내주시며, 한말씀하신다.
"아.. 이거 아무나 안꺼내주는건데.."
설악산 산악구조원 아저씨셨다.
눈쌓인 설악산 중턱 산장에서 먹는 컵라면과 김치...
졸 맛있다 ㅠㅠ.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저씨께서 당신이 구조원 활동하게된 이야기 하시면서 이야기 하셨다.
아저씨 : 설악산에서 예전에는 겨울에 30명정도 죽었는데, 요즘은 10명정도 죽어~
나 : 어떤 사람들이 죽나요?
아저씨 : 너같은 놈들 ㅋㅋ, 너 나 안만나고 올라갔으면 죽었다.
나 : .... ㅡㅡ;;;;
아저씨 : 지금 지상이 영하 15도니까 올라가면 영하 30도 정도... 너 그런 복장으로 올라가면,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쭈그려 잠들게 되고, 그러면... 가는거지...
나 : ... ㅡㅡ;;;;;;;;;;;;;
아저씨 : 여기서 내려가라, 산 어디 안가~
다음에 준비 잘해서 올라와, 설악산 눈 1m 왔을때는 등산가들도 못올라가~ 내가 니 생명의 은인이다.
그렇게 저는 4시간 다시 왔던길을 되짚어 산을 내려 왔다.
그로부터 1년 후....
200X+1년 12월 24일
나 는 다시 설악산 앞에 서있었다.
"산은 어디 안가" 라고 한 아저씨 말을 듣고 말이다.
결코, 1년 후에도 여전히 여자친구가 없어 세상을 등지고자 설악산을 다시찾은것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 인터넷으로 설악사 상태를 확인하고 중청대피소 예약도 했다. 눈도 많이 안왔다.
옷도 두껍게 입었다.
가방에 빵과 우유도 챙겼다... 물론 다이어리도.ㅋㅋ
이제부터 본격적인 설악산 1박2일 종주를 시작합니다.!!
눈이 많이 오지 않은 설악산은 제법 오를만 했다.
가파른 산길, 깍아지는 계곡, 얼어붙은 폭포 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4시간 여를 올라, 양폭 대피소에 올랐다. 1년전에 내목숨을 구해준? 아저씨를 만난곳이다.
지금 그아저씨는 보이지 않는다. 중청까지 올라가려면 지체할 시간이 없다. 얼어붙은 삼각김밥하나 씹고,
다시 산을 오른다.
1년전에 아저씨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산은 어디 가지 않아' , 그래 산은 어디 가지 않는다.
이제 부턴 제법 눈과 얼음들이 쌓여있다. 이전에 실수를 바탕으로 장갑도 준비해왔다. 얼음에 미끄러질것같으면 바닥을 기어오르듯 걸었다.
눈과 얼음,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내 옆을 스쳐 가고, 차가운 공기 사이로 뿜어지는 내 입김이 보인다.
적막하다. 하다못해 새소리도 안들린다. 내 숨소리만 들린다. 정말이지, 한겨울에 설악산을 오르는 사람은 별로 없나보다. ㅋㅋㅋ 뭐 좋아. 남들 잘안하는거 내가하지뭐~
겨울의 설악산을 혼자 걷고 걸어 ,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했다. 오후 4시반경, 여기 계시는 산장지기 아저씨가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중청 대피소까지 가는것은 무리라고 했다. 여기가 내 1박 장소다.
움직이던 몸이 멈추니까 추위가 엄습한다. 여기가 해발 1500m정도 높이.. 지상보다 15도 낮으니까,
영하 25도 정도 될 것같다.
정말...춥다. 난로에서 몸을 띄우기가 무섭게 몸이 떨린다.
가방속에서 스스로 얼어붙은 빵과 우유를 꾸역꾸역 먹으며,
'나 오늘 여기서 혼자 자는건가' 하는 생각을 할때,
한명씩 두명씩 산악인들이 도착하였다.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한것일 뿐이었나보다.
그들은 산악인이었다.
티비에서 보던 김나는 등산복과 등산배낭을 매고 머리에는 후레쉬나가는 모자도 있었다.
산악인들은 도착 할때마다 허접한 차림의 어린청년 ( 나 ) 를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학생이 이 겨울, 그것도 크리스마스에 여기 왜있냐고...
....ㅠㅠㅠㅠㅠ 크리스마스에 있어 미안합니다.
나도 명동같은데 있고 싶었답니다....ㅠㅠㅠㅠ
'대간' 이란것을 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산맥을 따라 산을 하나씩 하나씩 오르며, 남쪽 지리산부터 여기 설악산까지 오셨단다. 이런것을 '대간'이라고 한다며..
그 아저씨께서 먹을꺼 있냐고 물으셨다. 난 빵하고 우유 있다고 했더니, 그렇거 먹으면, 낼 정상올라 바람맞을때, 저체온증와서 위험하다고, 1년전에 대피소 아저씨가 해주셨던 이야기를 해주며,
카레에 햇반을 비벼주셨다.
옆에 형2명에 누나1명온 팀도, 자신들이가져온, 냉장삼겹살이었으나, 스스로 냉동 삼겹살이 되어버린 고기를 구워 같이 먹자고 하셨다. 꿀맛이었다.
또 옆에 아저씨 2분이서 온 팀은 이미 캄캄해진 밖에 후레쉬들고 나가더니 무스 흙더미를 가져오셨다.
본인이 2년전에 묻어놓은 소나무술이라며, 한잔씩 돌렸다. 지금생각해보니 2년묵은 귀한 솔잎주였던것 같다.
이렇게 내일 살기위한 밥과 술을 고맙게 얻어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저씨가 산에 오르면 좋은 사람들만 있다고 했다. 1500m 힘들게 올라와서 거짓말하고 남속일사람 없다며..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가는중에 하늘을 보았다.
빛이 거의 없는 설악산 1500m ...... 밤하늘에 검은 빈공간보다, 별이 더 많은 듯 반짝거렸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
돌아와서 잘준비를 했다. 형누나팀이 형한명이 자기 침낭덮개를 빌려주었다. 담요만 가지고는 추울거 같다며, 담요를 넣어 침낭을 만들어 자라고 했다. 정말 아저씨 말마따나, 산에 오르면 좋은 사람들만 있다보다.
그들은 나를빼놓고는 뭔가 동질적이었다. 산과 사람들이 내가 모르던 작은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추위에 몸을 잔뜩 움추린채 여러생각을하며, 잠을 청했다.
...아침이다.
어제밤을 함께 했던 팀들 중 대부분은 벌써 떠났다.
나도 양치만하고 대피소를 나섰다.
눈, 바위, 얼음, 주황계단, 눈, 눈, 바위, 얼음, 바위, 바위, 나무 그렇게 수시간, 중청산장에 도착했다.
이때부터는 왠지 기분이 뛸듯이 좋았다.
설악산 대청봉이 눈앞에 보인다. 따뜻한 커피에, 얼어붙은 빵을 녹여 씹으며, 휴식을 했다.
밖은 바람이 장난아니다.
다시 길을 나선다.
길을 오르며 뒤를 보았다. 저 멀리 중청 대피소가 보인다.
풍경 끝내준다.
풍경은 끝내주지만, 웃으면서 사진찍을만한 추위는 아니다. 칼바람이 얼굴을 배어내는듯 하다.
드디어 대청봉 도착~~~~~!!!!!!!!!!!!!!!!
사진을 부탁하고
대청봉 도착의 기쁨도 잠시, 폭풍처럼 쳐대는 칼바람을 피해서, 뛰어내려가 나무뒤에서 쭈구려 앉았다.
그, 겨울설악산에 내가 올랐구나 훗~
내려가는 곳은 최단코스인 오색약수길로 잡았다.
기분이 좋았다. 절로 콧노래가 나와 흥얼거렸다.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만날때마다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 이런게 등산 예절이라며~ ㅋㅋ
혼자 뛰어 내려가다 보니, 길을 간혹 잃기도 했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경치도 보이고 물소리도 들리고, 경쾌한 내 발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4시간. 저앞에 매표소가 보였다.
나 11시간짜리 한겨울 설악산 종주코스를 넘은것이다.
걸어서 오색약수로 가서 얼어붙은 검은 사이다같은 약수물을 받아먹고
식당에 들어가 황태 해장국을 하나 시켜 먹은뒤, 서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후로 난 여행을 좋아하게 됬다.
시간 날때 짬짬히 국내여행을 다녔고, 틈틈히 세계 20여개국을 여행다녔다.
그 때의 그 충동적인 여행이 내 삶에 꽤 영향을 준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