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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인턴의 평범한 하루.

솜빵 |2010.02.11 21:52
조회 78,561 |추천 90

안녕하세요^^

 

전에 '산부인과 인턴의 평범한 하루'를 써서 톡했던 ,20대 중반 남자 입니다.

-->p://pann.nate.com/b201043075

 

톡이 한번 되어보니, 또 톡이 되고픈 욕심이 생기네요 ㅋ. 또 도전해 봅니다.^^ㅋ

 

2탄이라긴 뭐하지만,... 응급실 인턴의 하루를 써볼께요.

 

시작 합니다 ^^~ .

 

3:40분에 알람이 울립니다. 커튼이 쳐진 여관방에서 일어납니다.

왜 커튼이 쳐있냐면... 지금은 오후 3:40분 이거든요. 다른사람들 한창 일할시간,!

전 일어납니다.

 

전 지방에 있는 병원으로 파견을 나와, 응급실 당직을 맡고 있는 인턴 입니다.

물론 병원에서 살방은 주지만, 4인 1실인지라,

꿀같은 취침시간을 방해받지 않고자, 병원앞 여관에 한달동안 방을 임대했습니다.

(어짜피 한달동안 돈쓸일도 없습니다.ㅋㅋ)

 

오늘은 평소에 아름다워 마지않던 토요일...

하지만  응급실 당직한텐 슬픈날입니다. 외래진료가 없어서, 배아프고 기침나는 환자들 까지 응급실로 오시죠~ㅠㅠ

 

역시 세수하고(6시간쯤 자면 세수도 해줍니다ㅋ), 양치하고 병원에 갑니다.

나갈땐 냉장고에서 오늘 아침 퇴근할때 사놓은 '바나나는 원래 노랗다'우유를 챙겨들고 나갑니다.

뜨거운 햇빛(이땐 여름입니다.)이 무거운 눈꺼풀을 한결 가볍게 해줍니다., 이렇게 하루에 5분,. 뜨거운햇빛을 쪼이며, 달달한 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병원가는 시간이 좋습니다.^^~ 앞으로 16시간 햇빛은 못쪼이니까요.

 

응급실에 들어서면, 시끌 벅적합니다.

오자마자, 나 대신 내가 나온 여관방으로 자러들어갈, 친구에게 맡고있는 환자들을

인계 받습니다.

공사장 3층에서 떨어진 환자, 배아픈 젊은 남자환자, 손이 칼에 베인환자, 어지러운 환자, 개에 물린 환자 들이 있군요.

 

공사장 3층에서 떨어진 환자가 제일 급한 환자네요. 뇌 CT상 뇌출혈의 증거는 없지만,

양쪽 다리와 발가락을 못움직여서, 척추의 손상이 의심되는 환자네요. X-ray 상

T12, L1 척추뼈에 압박골절이 있어 더욱 무섭습니다.ㅠㅠ 환자는 척추 CT를 시행하였고, 전 척추 CT는 까막눈이라 잘 모르지만, 신경외과 교수님께서 보고, 급히 응급 감압수술하러 수술방으로 대리고 들어갔습니다. 수술이 잘되서 양다리를 잘 쓸수있길바라며, 다음환자를 봅니다.

 

배아픈 젊은 남자환자는 일단 언제 부터, 어디가 아픈지 등등을 묻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오른쪽 아랫배를 눌러 봅니다.(맹장염으로 알려져있는, 충수돌기염인지 알기위해서죠)청진기도 듣고, 다행히 환자는 가운데 윗배만 아파하고, 아파하는 양상이 쓰리다는 것으로 보아, 수술할 병(충수돌기염)은 아닌걸로 보이네요. 위염에 대한 약을 처방하고 내시경을 권유한후 보냅니다. 이때 꼭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다시 오시라고 알려드립니다.(충수돌기염이 처음에는 윗배만 아프기도 하기때문이죠)

 

손이 칼에 벤 환자는 처치실에 들어가서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씻으며, 벌려 봅니다. 그리고 손가락을 움직여 보라 시키고, 손가락 끝을 바늘로 톡톡 찔러 봅니다. 이분은 다행히 손의 인대나 건, 신경 은 다치지 않고, 피부밑 조직까지만 베었네요. 저중 하나라도 다쳤다면, 정형외과에서 내려와 꼬메거나, 수술하셔야 하는데 다행이네요.^^ 제 선에서 예쁘게 꼬멘후 항생제랑 파상풍 예방주사 처방한후 보냅니다. 상처는 2일에 한번은 소독하라고 알려 드립니다.

 

어지러운 환자는 그 원인이 귀의 평형감각기관의 이상인지, 뇌의 이상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눈에 불빛을 비추고, 머리를 이리져리 돌려보고, 눕히고 하는 검사(Dix-hallpike test)를 합니다. 이분은 이검사로 어지러움이 갑자기 유발되므로, 귀 평형감각기관의 이상인 것 같네요.  잽싸게 이비인후과 전공의 선생님께 전화 드려 환자를 프리테이션합니다. 응급실은 속도가 생명이니까 얼른 환자를 넘겨드립니다.^^ 사실 뇌 CT 찍어도,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소뇌쪽 경색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큰의미 없는것 같아요.

 

개에 물린 환자는 상처는 깊지는 않습니다. 꼬매도, 안꼬매도 될정도. 그냥 몸의 자연치유력에 맡기기로 하고, 깨끗이 상처 소독만 해줍니다. 파상풍예방주사와 항생제를 처방한후 보내기로 합니다. 환자가 '광견병 예방주사는 맞나요?' 하고 물어 보시네요. 뭐...

그런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많은경우 광견병은 너구리한테 물려걸린다고, 수년전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으로 안심시켜드립니다.

 

있던 환자는 다 봤나보네요. 그 사이 온 환자는 저와 같이 응급실 당직인 다른 친구가 보고.

응급실에 잠깐의 평화가 찾아오나 봅니다....했더니 역시 또 환자분이 오시네요 ㅠㅠ.

 

손목부러진 환자 정형외과 전공의선생님의 보조로 뼈맞춰드리고,

낫에 베인 환자 꼬메주고

뱀에 물린환자 항독소 달아주고(농촌이라) 있는데,

 

물에 빠진 아이가 왔습니다. 숨은 안쉬구요,심장도 안뜁니다. 응급입니다. 응급의학과 과장님 부르고,

침대옆에서 재빨리 심폐소생술, 심장마사지 시작합니다.

한명은 동맥혈 검사하고, 기관삽관(intubation)합니다. 간호사선생님들은 심전도 붙이고, 과장님 말에 따라, 정맥로를 따라 이약 저약 줍니다.

하지만 전 심장 마사지만 집중해서 합니다. 가슴을 두손으로 누르다 보면, 뒤에서 누군가 툭툭 건드립니다. 그럼 재빨리 손을 바꿉니다. 한사람이 계속하면, 힘이 딸려 압력이 안나오므로, 1분마다 바꾸어 줘야 하죠.

5분정도 했나요? 심전도가 심실세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기 충격기(제세동기)를 가슴에 칩니다. 계속 심실 세동입니다. 또 칩니다. 역시나,.. 또 칩니다. ... 다행이 정상에 가까운 심전도가 돌아 왔습니다... 주의 깊게 지켜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물에 빠진 시간, 오는 시간, 여기와서 심장 돌아온 시간을 생각해 보면,

마냥 다행이라는 생각만은 들지 않습니다.

이 아이의 예후가 썩 좋지 않을꺼라는 생각은 우리 모두 하게 됩니다.

(이 아이는 119 헬기를 타고 제 친구 인턴과 함께 서울의 큰병원 으로 옮겼으나, 결국

다시 심장이 멈추고, 뛰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암튼 그후에도 몇몇 환자를 봤습니다.

 

8시쯤 환자가 살짝 소강상태가 되었네요. 물론 저녁은 못먹었네요. 하지만 토요일엔 일반적인 일이라 그다지 속상한 감도 없습니다.

기회다 싶어 얼른 컵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립니다 우휴~^^

그리고 약 2분후에 열나는 아이를 앉은 어머니가 응급실입구로 들어오십니다. ㅠㅠ

 

언제부터 열났는지, 콧물,기침 있는지 등 묻고, 아기 편도를 볼려는데 애가 울면서 죽어라 입을 안벌립니다ㅠㅠ , 어찌어찌 간신히 보니 편도가 좀 부어있네요. 청진기로 폐소리도 들어봅니다. 애기 죽어라 발버둥치며 우므로, 청진기로 울음소리 밖에 안들립니다ㅠㅠ. 아이는 열이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이는 체온이 39도정도로 꽤 높네요.    

이런식으로 말씀드립니다.

"인후두염, 편도염 등 큰병아닌 감기정도도 첫하루, 이틀은 고열이 날수 있어요, 우선 해열제 먹이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줘서 열내리는 것좀 볼께요. 얘가 딸기맛(아세트아미노펜)좋아하나요? 포도맛(막시부펜)좋아하나요?"

 

그러고 돌아오면, 10분동안 뿔은 컵라면이 기다리고 있지요..ㅠㅠ 아.. 이거 10분되면 환경호르몬인가 뭔가하는 나쁜물질도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ㅠㅠ 하면서도 뿔은 라면을 구석방에 숨어서 먹습니다. 배는 고프지만 맛 없어서 다 못먹겠네요.ㅠㅠ.

나와서 친한 간호사선생님께 먹을꺼 있으면 좀주라고 구걸해봅니다. 빵을 주시네요 ㅋ

얼릉 또 구석방에 들어가서 먹고 나옵니다.

이제 왠지 초조한 맘이 사라지고 다시 환자가 많이와도 걱정없을것 같은 기분이 쫌 듭니다...그래도...환자분은 역시 적게 오는것이 좋겠죠? ㅋ

 

사실 응급실은 일이 힘들고 바쁘지만, 인턴과 같은 의사에겐 다른곳에 비해 재밌는 곳이기도 해요. 

내가 6년간 열심히 공부한 지식이 죽은 지식이 아니라, 남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지식이라는 점에 뿌듯할 수 있죠(첨이라 ㅋ) 그리고, 좀 어려운병(인턴수준에서)을 물어보고, 만져보고, 눌러보고, 청진기도 대보고 해서, 어떤 질병을 의심한 후 적절한 검사(CT등)를 해서 그 병을 진단해 낸다면, 꽤나 뿌듯합니다.^^

 

전, 이번이 응급실은 두번째로 도는것이어서, 그나마 할만합니다. 첨엔 할줄아는것도 별로 없고, 아는것도 적용을잘못해서 꽤 힘들어했었고, 전공의선생님들께 혼도 많이 났었죠~^^ㅋ

 

이제 밤시간... 술, 알콜, 에탄올... 그것과의 싸움이 시작되겠네요. 가득이나 토요일..ㅠ

 

근데 참...기내요.

 

만일 톡이 된다면, 2부에 연결이 되겠습니다~

 

 

아, 여기서 인턴이란, 의대를 졸업하고, 자기 전공을 정하기 전에 1년간 여러과를 돌며 배우는 의사 수련과정이구요. 따라서 전 지금 산부인과 의사도 아니고, 응급실 의사도 아닌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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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감사~^^ 헤헤~

 

http://cyworld.com/comgos

 

응급실 인턴의 평범한 하루 2탄 은 여기 있습니다.

 

http://pann.nate.com/talk/201166978

 

 

 

추천수90
반대수2
베플|2010.02.16 08:07
옆에 노인이 죽어가서 의사들이 그 환자 계속 치료하고 있는데 조금 베인 상처 가진 깡패 놈이 자기는 안 치료해 준다고 응급실에서 의사 때리고, 옆에 보호자 때리고 난리핀다고 그러는데 그러는 거 없앨려면 응급실에서 난동 피는 사람들은 무조건 구속시켜야 한다. 보상금 노리고 인터넷에 거짓말로 의료사고라고 꾸미는 사람들도 구속해야 하고 여중생 팔골절 사망사기나, 부산산모사망사기, 강서 모 병원 사망사기같은 그리고 예전 헤드라인에서도 올라왔듯이 사람이나 개한테 물린 상처는 처음 상처 났을 때 꼬매면 곪기가 쉽다고 하니 글쓴 분도 다른 환자 왔을 때 소독만 해 주고 꼬매지는 마시기를...
베플안녕하세요|2010.02.16 13:04
그레이아나토미,하우스,종합병원2,뉴하트,하얀거탑을 본 지식이 이글을 볼떄 유용하구나. 어레스트나면 Intubation, 심장마사지, 제세동기 너무 나에겐 익숙해 흉부외과의는 아니지만 최강국의 마인드를 가진 훌륭한 산부인과의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베플챠밍녀|2010.02.16 10:26
드라마 산부인과 재밌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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