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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시체싸이트 5

농구왕김타자 |2011.03.18 09:49
조회 1,464 |추천 5

내가 집에 도착한 것은 아침 9시 20분정도였다. 주완이 여
동생이 주완이 대신 와서 나는 곧장 집으로 왔다. 어떻게
밤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꾸벅꾸벅 졸기를 몇차례나 했다. 도망간 녀석도 한녀석이
있는 것 같았다. 장부에는 있는데 돈은 받지 못한 것을 보
면 말이다.

나는 내 스쿠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우리집은 다세대 주택
1층이다. 나는 현관앞에 떨어진 일간신문을 집어 들고 현관
키로 문을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처럼 집안은 쥐 죽
은 듯이 조용했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형제가 없다. 어머니는 내가 고
2때 돌아가셨다. 교통사고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버지는
거의 집에 계시질 않는다.

아버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약초나 산삼같은 것을 캐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거의 한 곳에서 1달이상 머무르지 않는
다. 거의 3달정도에 한번씩 집에 와 며칠 머무르기가 바쁘
게 사라지신다.

이제는 혼자 생활하는데 별로 불편한 점도 없다. 그래도 다
달이 통장에 생활비를 붙어주신다. 양은 일정치 않지만 나
하나 먹고 살것 치고는 많은 편이다.

나는 일단 씻고 내 방으로 와 이불을 깔고 들어 누웠다. 이
상하게 몸은 피곤했지만 잠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밤을 꼴
딱 세워서 그런 모양이었다. 나는 다시 마루로 나와 아무렇
게나 던져 놓은 신문을 들고 방으로 들어와 배를 깔고 신문
을 펼쳤다.

나는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 하지만 신문은 계속보고 있
다. 가끔 집에 오신 아버지가 꼭 신문을 찾기 때문이다.

나는 커다란 활자들만 대충 훑어보고 휙휙 넘겼다. 그리고
못생긴 사람이 주인공인 4컷짜리 시사만화에 눈길을 한번
주고 다시 넘겼다.

신문의 반은 광고인 것 같았다. 나같은 사람이야 그쪽이 훨
씬 볼게 많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기사보다는 광고에 열
중하면서 거의 끝면까지 넘겼다.

[사람을 찾습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끝트머리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광고에 눈
이 멈추었다. 조그만 박스광고에는 두명의 사진과 몇줄이
적혀 있었다.

 

나는 여자꼬마아이 사진옆에 있는 사진으로 눈을 돌렸다.

 

"엇.. 이 동네 아이네.."

나는 신문에 내가 아는 학교이름이 나온 것이 신기했다.

"쳇.. 고등학생이 무슨 실종이야. 여고생이면 뻔할뻔으로
가출했겠지.."

이렇게 중얼거린 나는 시선을 곽채림이란 여자아이 사진에
두었다. 약 5초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음.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네.."

나는 다시 한번 자세히 보았다. 흑백사진이라 약간 판단하
기가 힘들었다. 단발머리에 별로 크지 않은 눈에 평범한 코
와 입..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고생처럼 보
였다. 단지 가출할것 같지는 않은 착한 얼굴이었다.

"음. 이상하군.. 꼭 어디서 본거 같은데.."

나는 다시 잠시 생각했지만 떠오를리가 없었다. 나는 신문
을 치우고 이불에 들어누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누
워있자 한꺼번에 잠이 몰려왔다.

 

[띵동띵동~~]

나는 초인종소리에 힘겹게 눈을 떴다.

"나가요!!"

나는 몸을 일으켜 밖에 대고 소리를 지른 후 방바닥에 떨어
져 있는 바지를 집어 입은 후 현관으로 갔다.

"누구세요?"

"야. 나야."

나는 목소리만으로 주완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나는 문
을 열어 주었다.

"왔냐?"

"응.."

주완이 양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다. 분명히 김치와 밑반
찬거리일 것이다.

"또 뭘 가져 왔냐?"

"아. 내가 만든거 아니니깐 신경쓰지 말어.."

주완이는 신발을 벗고 가져온 것들을 능숙하게 부엌쪽으로
가져가 식탁에 올려 놓았다.

"잤냐?"

"응.."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했다.

"야.. 어제밤에 니가 가게 봤다면서.."

나는 세수를 하느라 대답하지 못했다. 윤미이야기를 해주어
야겠다고 생각했다.

"야.. 어제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아침에 일어나니깐 죽겠
더라.. 속 뒤집어지고 골 깨질려고 하고.."

주완이는 마루에 앉아서 구식 선풍기에 몸을 대고 바람을
쐬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작작 좀 쳐 먹을것이지.."

"헤헤~~"

주완이는 그냥 웃어보였다.

"맞다. 어제 밤에 야간 아르바이트생이 나오지 않아서 현
미씨가 2시까지 일했다."

"아 그래.."

"그리고 택시비 만원도 금고에서 꺼내 줬어.."

"잘했어. 잘했어.."

우리 넷은 친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주완이와 가장 친하
다. 아니 가장 친하다라는 말은 어색한 것 같다. 친구를 덜
친하고 더 친하고 나눈다는게 이상한 것 같다.

아무튼 주완이란 녀석은 공부 못하는 것 부터 여러모로 나
와 비슷하다. 주완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윤미 괜찮지 않냐?"

주완이가 뜸금없이 물었다.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대생이라고 뻐기지도 않고 착실하고 공부도 잘 한다는
것 같던데."

나는 그냥 듣고 있었다.

"나야 이제 군대가야 하니깐.. 너 한번 잘 해봐라.."

녀석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진심으로 말하는 건
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쳇.. 난 여대생은 싫다. 나보다 똑똑한 여자는 싫어.."

"어쭈.. 너 의외로 골이 타분하다."

"아무튼.."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방바닥에 떨어진 신문을 주어 들
었다. 나는 혹시나 해서 자기전에 보았단 사람을 찾는 박스
광고를 펼쳐 주완이에게 보여주었다.

"야. 너 얘 어디서 본적 없냐?"

나는 곽채림이라는 여자아이 사진을 집게 손가락을 찍고 물
었다. 주완이는 유심히 쳐다보고 밑에 써있는 글까지 읽었
다.

"글쎄.. 모르겠는데. 왜?"

"아니.. 꼭 어디서 본 얼굴 같아서.. 그것도 최근에.."

"얘.. 실종된지 한달도 넘었는데.. 너 제대한지 한달도 안
됐잖아.. 근데 어디서 봤다는 거야?
그리고 이런 조그만 흑백사진으로 보면 다 비슷해 보여. 우
리 pc방에 오는 여고생들의 반은 이렇게 생겼다. 단발머리
하며 다 비슷하지.."

"아!!"

주완이의 그말에 갑자기 번쩍하며 뭔가 떠올랐다.

"맞다.. 그거야.. pc방에서 본거 어제.."

"어제 본거라니?"

"어제 은식이가 찾아낸 사이트 말이야.. 그 시체사이트..
그 사이트에 사지가 잘린사진의 여자 말이야.. 걔랑 비슷하
게 생기지 않았냐?"

내 말에 주완이는 약간 굳은 얼굴로 다시 신문의 조그만 사
진을 주시했다. 그리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눈을 찌그리
며 신경써서 보는 것 같았다.

"음..."

주완이는 그냥 신문을 접어 버렸다.

"쳇!! 그럴리가 있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하긴..."

나는 주완이가 건네준 신문을 마루한쪽에 치웠다. 주완이는
점심을 달라고 했다. 4시가 넘었는데 점심이라니 좀 이상했
지만 일단 나도 배가 고픈지라 밥을 차리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한 밤이 아직까지 밥통에 남아 있었다.

나는 주완이가 가져온 김치와 밑반찬을 접시에 대충 옮겨
담고 계란후라이를 했다.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누굴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집 전화
번호를 아는 사람은 열명도 되지 않는다.

우선 아버지는 아닐것이다. 사흘전에 전화를 하셨으니 아직
은 할때가 되지 않았다. 그럼 분명히 화석이나 은식이 둘
중에 한명일 것이다.

나는 계란 후라이를 조심스럽게 뒤집으면서 소리쳤다.

"야. 전화 받어.."

"나 화장실에서 응가 하고 있어.."

화장실에서 주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쳇.."

나는 가스렌지의 불을 줄이고 빠르게 소금간을 한 후 숨 넘
어갈듯 울려대는 전화기로 다가갔다.

추천수5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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