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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시체싸이트 21

농구왕김타자 |2011.03.18 11:05
조회 1,723 |추천 10

나는 눈을 번쩍 떴다. 몸은 벽에 기대어져 있었다. 언제 잠
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텔레비젼 화면은 지직거
리며 방안을 번쩍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현미는 어느새 잠
들었는지 내 발치에서 베개를 껴안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잠결에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다시 귀를 기울였다. 옆에 놓여 있는 리모컨으로
TV의 볼륨만 줄였다.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어
사라졌다. 정적이 감돌았다.

[덜그럭~~]

분명했다. 온 몸의 신경이 한꺼번에 곤두섰다. 나는 내 발
에 올려져 있는 현미의 발을 살며시 이불 위에 내려놓고 일
어났다. 그리고 방문으로 다가가 살며시 열었다. 어둠속에
무엇인가가 꿈틀거리며 어둠을 헤치며 움직이고 있었다.

손에 땀이 배어 나왔다. 창밖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이 만든 사람의 윤곽은 조금씩 움직여 현관문쪽으로 향
했다. 나는 용기를 냈다.

손을 더듬어 거실의 전등스위치를 찾았다. 3개의 스위치가
만져졌다. 어떤 스위치인지 알수 없는 나는 3개를 한꺼번
에 켰다.

"누구야?"

어둠이 없어지고 빛이 비춰지자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
다. 은식이였다. 하지만 다시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은식이
의 손에는 부엌에 있어야 할 식칼이 들려 있었다.

"은식아!!"

은식이는 좀전처럼 차가운 눈을 하고 나를 노려보았다. 등
줄기를 따라 한방울이 땀이 피부를 가르고 흘러 내렸다. 마
치 벌레가 기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뭐하는거야?"

나의 목소리에 현미도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왔다. 거실로
나온 현미는 은식이의 모습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는 모습이
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야만 했다.
은식은 몸을 돌려 내 쪽을 바라 보았다.

"지혁아.. 나 화석을 봤어.. 화석이를.."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야.."

꿈을 꾼 모양이었다. 나처럼.. 끔찍한 악몽을.. 나는 너무
나 잘 알고 있었다. 나도 똑같은 꿈을 꾼적이 있었고 금방
이라도 화석과 주완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한적
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니었다. 단
지 꿈이었다.

은식이가 별로 강한 녀석은 아니란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정신차려.. 은식아. 헛것을 본거야. 꿈을 꾼거라고..."

"진짜라니깐.. 그리고 누군가가 왔어.."

은식이는 여전히 그 소리였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칼이 떨
리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야.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조심해야해.."

내 등뒤에 있는 현미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는 현미
를 조금 뒤로 밀치고 한걸음 앞으로 갔다.

"누가 날 죽이려고 왔다니깐.. 차례가 온거야..."

은식은 오른손에 든 칼을 눈 앞에 가져가며 말했다. 은식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낮았고 새벽이어서인지 음침했다.

"하지만 내가 호락호락 죽을 것 같아.. 내가 칼을 들자 도
망쳤어.. 저 문으로.. 쫓아가야해..."

"알았어.. 무슨 말인줄 알았어.. 은식아.. 그거 내려놓고
이야기하자.."

"안돼.. 그냥 당할순 없어.. 꼭 갚아줄거야.. 화석이와 주
완이를 주인 그 녀석을 내 손을 갈기 갈기 찢어 죽어버릴
거야.. 형체도 남기지 않고 찢어 죽어버릴거라구... 갈기
갈기..."

섬뜻했다. 은식의 말이 거짓말이나 허풍처럼 들리지 않았
다. 진짜로 그럴것만 같았다. 나는 은식이가 제 정신이 아
니라고 생각되었다.

화석을 보았다고 하다니..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
었다. 은식은 다시 현관으로 걸어갔다. 나는 은식을 말려
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섯불리 행동하면 큰일이 벌어
질 것 같았다.

나는 은식에게 다가가 앞을 가로 막았다. 칼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것 내려 놓으라니깐.."

"싫어.. 너 왜 그러는거야? 칼을 왜 내려놔?? 응?? 이걸로
녀석의 심장을 뚫어버릴거라니깐.. 피 한방울까지 모두 빨
아 마셔버릴거야.. 그 자식의..."

"정신차려.. 너 꿈꾼거야.. 꿈.. 정신차리고 그 칼 내려놔
!!"

"뭐야!!!"

은식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는 내가 죽어도 좋다는 거야!! 너랑은 상관없다는 거야
? 그렇겠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도 질수 없었다. 나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소리
를 지르지 말았어야 했다. 흥분된 상태의 은식에게 소리를
지른 나는 금방 그것이 실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역시!! 그럴줄 알았어.. 너 같은건 친구도 아냐!!"

"뭐야!!!"

나는 순간적으로 은식의 오른팔을 두손으로 붙들었다. 일단
칼을 뺏고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되었다. 온 힘
을 다해 은식이 쥐고 있는 칼을 뺏으려고 했다. 내가 은식
의 오른팔을 힘껏 붙들자 현미도 도우려고 다가왔다.

"조심해~~~"

은식이 이렇게 힘이 센줄은 지금까지는 몰랐다. 은식이는
말그대로 약골타입이었다.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체격도 크
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지 알수 없었
다.

은식은 내가 붙드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씩씩거리며 칼
을 들고 있는 오른팔을 휘둘렀다. 나를 도우려고 다가서던
현미의 왼팔을 날카로운 칼은 스쳐 지나갔다.

[아얏~~~]

순간적으로 하얀 살에 피가 방울 방울 맺히는듯 하더니 주
르르 흘러 내렸다. 현미는 놀랬는지 뒤로 물러섰다.

"은식아!! 정신차려!! 제발!!"

나는 있는 힘을 대해 칼을 쥐고 있는 은식이의 오른손을 펴
게 만들어 칼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은식이
를 놓아주었다. 칼을 떨어트린 은식이는 나에게서 빠르게
떨어졌다.

[헉헉~~~]

나는 숨을 고르려고 노력했다. 은식은 여전히 나를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다. 나는 이제 은식이가 정신을 차렸으리라
고 생각했다.

"죽어버릴거야!!!"

하지만 나의 착각이었다. 은식의 눈은 여전히 광기에 사로
잡힌 사람의 눈이었다. 은식은 나를 거세게 밀어 부치고 현
관문을 열고 뛰쳐 나갔다.

"은식아.. 거기섯!!!"

나는 은식이 휘두른 칼에 팔을 베인 현미를 힐끗 쳐다보았
다.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듯 팔을 감싸쥐고 있었다. 입에서
는 약간의 신음이 배어나왔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나는 은식을 뒤 쫓기 위해 현관문을 뛰쳐 나
갔다. 밖은 어두웠다. 나는 계단을 뛰어오르다 발을 헛딛어
꼬꾸라졌다.

"제길..."

나는 넘어져 아픈 무릎도 참고 다시 일어나 건물밖으로 뛰
쳐 나갔다. 하지만 은식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건물
을 나오면 바로 언덕길이었다. 언덕 위도 아래도 어떤 인적
도 보이지 않았다. 한쪽으로 일렬로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
다. 가로등이 이 모든 것들의 음양을 만들고 있었지만 은식
은 보이지 않았다.

"제기랄.. 신발!!!"

나는 허공에 욕지기를 내질렀다.

 

"어떡게 됐어?"

나는 20여분간을 돌아다니며 은식을 찾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다시 현미집으로 돌아왔다.

"팔은 어때?"

나는 조금 전에 칼에 찢긴 현미의 왼팔을 붙잡았다.

[아아~~]

내가 갑자기 현미는 조금 아픈듯 얼굴을 찡그렸다.

"괜찮아.. 그것보다 은식씨는??"

"사라졌어.."

"사라지다니?"

"뛰쳐 나갔는데 잡을수가 없었어.."

앞길이 깜깜했다. 은식이마저 이런 상태가 되버리다니 혼란
스러웠다. 나도 은식이처럼 무엇인지 모를 공포의 존재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것이 점점 내 주위를 옭마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은식씨가 그런 상태로 뛰어 나갔으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냥 거실에 주저 앉았다. 온
몸에 힘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지혁씨 그리고 이상한게 있어??"

"뭐?"

"아까 은식씨가 뛰쳐 나갈때 왜 현관문이 열려 있었던 거
야? 분명히 내가 모두 걸어잠갔단 말야.."

나는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은식은 그냥 손잡이를 돌
려 문을 열고 뛰쳐 나갔다. 더욱더 머리가 혼란스뤄워 졌
다.

은식이 말대로 누가 왔었던 것일까? 은식을 목표로 정말로
누군가가 들어온 것이 아닐까?

그 악마가... 정체불명의 그 놈이..

추천수1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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