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개가 한마리 있다.
갈 곳 없는 놈을 데려온 것이다.
아무에게도 얘기 하지 못했지만......
그 개는 내가 죽인 아이다.. (난 미쳤다..)
아빠는 개를 싫어하신다. 술만 드시고 오시면 개를 팬다.
난 원래 아빠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나와 둘이 싸우면 집안이 난리가 난다.
개가 들어온 후로.. 더욱 심해졌다.
사실은 결국 내가 문제다. 개는 갠데 말이다........
하지만 그 개를 만나게 된 시기상..(죽이지 않았다면 그 쯤 태어났을 아이다.)
그리고 그 개를 본 첫 느낌은
이미 그 개를 내가 그날 쓰레기통에 쳐박아 놓고 온 내 아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개는 유독 사람같은 짓을 한다. 아빠는 그래서 더 이 개를 싫어 하신다.
A군은 유감스럽게도 우리 아빠를 닮았다. 하는 짓이 어떻게나 똑같은지
우리집에 놀러와서 개를 발로 한대 걷어 차는 모습은 날 치를 떨게 했다.
엄마는 빨리 우리 집을 떠나 좋은 주인을 만나야 된다고 얘기하지만
난 이 아이를 놓기가 힘들다...........
이토록 그 날의 후유증은 아직도 날 괴롭히고 있다..
나아졌다고 생각한건 내 착각이다.. 난 이년전 그날 그에게 버려지면서 미친게 분명하다.
그를 만나고 있는 이상 결코 날 떠날리 없는 죄책감과 짐이다.
그와 헤어진다고 해서 잊혀질수 있는지도 불확실하지만 말이다...
난 수도 없이 그에게 헤어지고 싶다고 얘기했다.
제발 날 점 버려달라고 했고 우린 되돌아 갈수 없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듣고만 있을뿐 대답은 항상 회피했다.
난 내 의지대로 그를 먼저 떠날 수가 없다.
그렇게 내 감정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그는 입대를 했고 우린 헤어질수 없었다...
입대하는 마지막 날까지 누나와 같이 만났다.
입대하는 그날도 온가족들과 올라갔고 난 들어가기 직전 전화 목소리만 들었다.......
그를 보내놓고도 헤어져야 한다는 내 의지는 한결 같았다.
하지만 난 그를 먼저 떠날 수가 없나보다.. 결코 그것만은 힘들었다.
휴가 나왔을때도 다른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나빠졌다.
같이 걷지도 않고 눈을 맞주치는 일도 말수도 줄었다.
이해는 했다.. 힘들겠지.. 군대 생활이 힘들었을거야.. 그 사람은 그렇게 아이 같은 사람이었다.
날 미치게 하는 사람 사랑하는 만큼 헤어지고 싶은 사람..
절대 내가 행복하지 않을 사랑.........
하지만 결코 다시 태어나도 할수없는 절대적인 사랑이었다.......
헤어지기 위한 빌미가 필요했다.
어쩔수 없이 헤어질수 밖에 없는 일거리를 만들어야 했다.
난 그렇게 해서라도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것이 B군이다.
A군과의 악연의 고리에서 결정적인 희생양이다......
B군과의 얘기.......
B군을 만날때 A군은 이제 일병을 달 무렵이었다.
B군은 만난지 6개월 됐다. 우연히 알게됐다. 학교 선배였다.
한살 많은 그는 정말 내가 알던 남자중에 최고의 남자다.
담배도 피지 않고 술도 잘 못마셨으므로
그와 만나 특별히 과음을 할 일이 없었다.
잘 생기지 않았지만 착했고 자상했으며 날 항상 배려해 주었다.
내 시작은 불순 했지만.. 난 그가 정말 좋았다.
매일 만났고 혼자 있는 시간보다 그와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난 절대 거짓말을 하고 바람을 피우거나 하진 않았다.
그게 더 나쁜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난 솔직했다. 그도 내 군대간 남자친구 얘길 알았다.
내가 A군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내가 힘들다는것도 그는 알았다.
내가 불순한 마음으로 자기를 만나는 것도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기꺼이 이용되어 주었다.
그리고 난 그와 관계도 가졌다.
빼도박도 못할 상황까지 가야했다. 그래야 A군과 헤어질수 있었다.
난 나빴지만 난 그만큼 그와의 이별이 간절했다.
B군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딱 두번 한것 같다.
한번은 술에 취해서 했고 또 한번은 싸우고 난 후 울면서 했던거 같다.
둘다 진심이었다.
그는 항상 듣고 싶어 했지만 난 그냥 빙 돌려 말해 버렸다.
말해버리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쉽게 마음을 열기란 나에게 아직도 힘든일이다.
A군이 다음 휴가를 나온날 남자가 생겼다고 얘기했다.
그는 평소에도 전화나 편지를 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때에 알았다.
가슴이 미어졌다. 하지만 강조했다. 결코 남자가 생겨서 헤어지는게 아니라고
헤어질수가 없어서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에게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미 예상했다고 한다.
나오기전에 많이 생각했는데 보내주는게 맞는거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고 논리있고 냉정한 어조로 보내준다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멋적게 웃어 주었다.
괜찮겠지라던 생각과는 달리 그날 밤은 밤새도록 울려대는 술에 취한 그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마지막 통화를하다 지쳐 잠든 그의 숨소리를 듣고 밤새도록 난 또 울었다..........
그는 날 사랑하긴 했다.. 난 단지 그를 감당할 힘이 없었으므로 행복할 수 없었다.......
B군에게 첨엔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힘들어 하는 모습이 들켰다.
그는 물었고 난 말했다. A군이 휴가를 나왔고 힘들다고 했다.
A군이 그날 밤 술에 취해 했던 말이 나에게 큰 자극이었기 때문이었다.
죽겠다고 했다. 죽고 싶다고 했던 말이 난 계속 걸렸었다.....
기분 나빠 하거나 심각해 할줄 알았던 B군은 예상외로 A군을 한번 만나라고 했다.
만나도 신경쓰지 않을거고 니가 무슨 결정을 해도 자긴 괜찮다고 날 안심시켰다.
그는 그렇게 날 배려해주고 자상한 사람이었다.
난 어떤 일이 있어도 B군을 선택할 거란 마음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지 A군과의 헤어짐이 내 절대적인 감정으로 힘들 뿐이었다.
그 감정은 내 이성으로도 어찌 할수 없는 숙명적인 그런 것이었다..(남들이 이해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B군과의 사랑이 시작되었다는것.. 난 분명 그 사람을 사랑할수 있을거라는것.
그것 또한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