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판에 올라오는
각종 납치 예방 방법, 납치당할 뻔 했던 경험담들...........
읽을 때 마다 소름 돋고 아찔합니다.
아마 대부분 '그래도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야.......설마' 하실 지 모르겠어요
저도 그 일 겪기 전까지는 그랬으니까요
벌써 9년전 일이네요.
근데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합니다.
저는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습니다.
그 당시 같이 학원을 다니던 친구 두명이랑 학원 가까이에있던 독서실을 다녔는데
공부도 딱히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늦게까지 독서실에 있곤 했었지요 ㅋㅋ
독서실이 굉장히 한적한 곳에 있었어요
그 동네 자체가 곧 재개발이 있을 거란 소문이 돌던 곳이었고,
지은지 십년은 훌쩍 넘은 건물들이 즐비했었습니다.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래된 건물들과 집들이 드문드문 있었어요
가로등 불빛도 어둑어둑해서, 밤이되면 혼자다니는건 상상도 못할 만큼 으슥한 분위기였지요
오래된 3층짜리 건물의 2층에 독서실이 있었는데,
1층은 무슨 관리 사무실이었고 3층은 피씨방이었죠
맞은편에는 구멍가게같은 슈퍼 하나가 있었어요. 슈퍼앞에는 평상이 있었구요.
심지어 독서실 건물 바로 옆엔 짓다가 말았는지 부수다 말았는지 모를 철골이 앙상한 부서진 건물도 있고
참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독서실 차리기엔 최악의 장소였던듯............
그래도 학원이랑 학교(제가 다니던 여자중학교)가 가까워서 꽤 학생들이 많이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공부가 잘되더라구요
같이 왔던 친구 두명은 먼저 가고 전 혼자 1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주인 아저씨가 청소하는 소리가 나길래 문닫나보다 싶어서 집에 갈 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평소 집에 갈 때가 되면 아빠한테 전화를 드리고
휴게실에서 기다리다가 아빠가 도착했다고 전화를 주시면 그때 내려가곤 했는데
참 웃기죠. 뭔가 안하던 짓을 하면 꼭 일이 난다더니, 그날이 정말 그랬습니다.
정말 별생각 없었습니다.
유달리 그날 휴게실 바닥을 구석구석 닦으시던 아저씨를 괜히 방해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냥 오실때까지 독서실 건물 입구에 서서 기다려야겠다, 싶어서
가방을 들고 건물 계단을 털레털레 내려갔습니다.
왜 건물마다, 계단의 층에서 층으로 꺾이는 부분에 밖을 볼 수 있는 유리창 아시죠.
오래된 건물이라 많이 더러워서 밖이 잘 안보이긴 해도 그 건물에도 계단에 유리창이 있었습니다.
그 유리창 너머로는 독서실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슈퍼마켓이 바로 보였지요.
그때가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자동차도 사람도 다니지 않아 너무나도 조용했습니다.
12시가 되기 전에 문을 닫던 슈퍼는 당연히 일찌감치 셔터를 내린 상태였구요.
근데 계단을 내려가다 무심코 창문밖을 봤는데,
불꺼진 슈퍼앞 평상에 20대 중반? 후반? 으로 보이는 남자 두명이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요.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오히려 '사람이 있네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었지요. 그렇게 계단을 내려와서
1층에 도착해서, 건물 입구로 막 나가려는데
정말 그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네요
쌔~ 한느낌. 아세요? 한기가 들고 머리털이 쭈뼛 서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고
차 소리도 사람 소리도 들리지않을 만큼 조용하던 덕분에 그 두명의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근데 한 마디 말이 정말 '또렷' 하게 들렸어요.
"야 저기 한명 나온다"
그 말을 들은 그 짧은 순간
그게 무슨의미인지, 진짜 나를 향한 말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사적으로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와 계단을 뛰어올라갔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직감했던것 같아요. 위험하다는걸.
곧장 계단을 뛰어올라와 아까 그 1층과 2층 사이의 창문있는곳에 잠깐 섰어요.
솔직히 단지 촉으로, 감으로, 이상하다고 느낀것 뿐이고
아까 그 말도 정말 날 보고 한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실감이 안나는거예요...... 이게 진짜 그런 '나쁜일' 인가? 저사람들 진짜 나쁜사람인가?
또 제가 한 소심 하거든요.. 괜히 '오바' 한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조금 민망하기도하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긴가민가 하고있는데
1층에서 계단을 타고 사람 목소리가 울려서 들렸어요
"저 위에 있는거같은데"
그제야 아 이거 진짜다. 장난아니구나, 내 감이 맞았구나 싶은 마음에
바로 2층까지 뛰어올라가서 독서실로 다시 들어갔죠.
근데 그 와중에 또!!!!!! 또 의심스러운거예요 그사람들이 아니고 이 상황이.
아닌거같애.... 아 내가 너무 오바한거같애.............싶은생각이 끝까지!!
아직 어렸을 때여서 그 위험을 실감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던 거 같아요
그게 정말 무서운 일이라는 것에 대한 자각도 부족했고
남 시선을 의식하던 사춘기때여서 더 그랬던듯.
독서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 주인아저씨한테 도움을 청하는 대신
독서실안쪽 신발 벗는곳 문 뒷편에 숨어서 바깥을 지켜봤어요...... 그때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그래도 무서워서 일단 들어가긴했었음...다행 ㅜㅜ)
근데.... 결국 제 '오바'가 적절한 대응이었더라구요
곧 그 남자들이 2층 독서실 앞 자판기 있는곳까지 따라 올라온거였어요.
안쪽으로 들어오진 않고 계속 그 앞에서
자기들끼리 두리번거리며 어디갔노이거. 라고 말하는데
이젠 뭐, 쪽팔림이고 뭐고 그런게 어딨겠어요 당장 죽을것같이 무서운데...
바로 신발도 못벗고 관리실로 뛰어들어가서
어리둥절해하는 아저씨한테 눈물 콧물 쏟으면서
"밖에 이상한 사람들 있어요!!!!!!!! 살려주세요!!!!!!!" 하고 소리쳤습니다.
아저씨는 어리둥절한표정 + 얘 왜이래 하는 표정으로
횡설수설하는 제 설명을 들으시더니, 자기가 밖에 나가서 보고 오겠다더군요
덜덜덜 떨면서 기다리는데
5분쯤 있다 다시 들어오시더니 하는말이 가관.
"아, 이상한 사람들 아니고 여기 자판기에 음료수 뽑아먹으러 왔데. 괜찮아 괜찮아 학생이 오해한거야.
가봐도 될것 같은데..."
그 남자들만큼이나 주인아저씨가 원망스럽더군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아저씨는 왜 제 말 보다 그사람들 말을 더 믿으셨던건지.. 제가 귀찮으셨던걸까요...
아빠 오실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사정사정해서 몇분 더 기다렸고
때마침 아빠가 오셔서 제 우는걸 보고 깜짝놀라신 아빠께 사정설명 드릴 새도 없이 빨리빨리만 외치며
겨우 차에 탔습니다.
다행히 그놈들은 없더군요..
그런데 차에 올라타고 출발할때 제가 뒷좌석 유리창 너머로 살짝 뒤를 봤는데
독서실 옆 폐건물 쪽에 그 두명이 서서 담배를 피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더라구요
아직도 그 눈빛을 잊을수가없네요. 너무 섬뜩해서......
여러분 정말 어느곳이든, 어느때든, 절대 안심할수 없습니다.
이건 무려 9년전의 일이예요. 지금은 더 나쁜놈들이 많아졌고 방법도 가지각색으로 발전했겠죠
절대 자작 아니구요. 한치의 거짓말도 없는,정말 제가 경험한 실제 경험담입니다.
만약 그때 제가 잡혀갔더라면.............. 전 어떻게 됐을까요.
부디 조심하시고,
위험하다고 생각되시면 바로 피하세요. 아니어서 쪽팔리면 뭐 어떻습니까
'설마' 아니겠지..... 이런생각 버리시고, 진짜 감이 오면 촉이오면 바로 도망갑시다.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