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 하다가 판을 쓰게 된 22살의 여성입니다.
처음으로 쓰는 판인데 좋지 않은 얘기로 쓰게 됐네요..
제목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어제 3년하고도 반을 넘게 사귄 남자에게
문자로, 좀더 정확히 말하면 카카오톡으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정말 갑자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고,
평소와 다름이 없었던 사람이 그렇게 정말 '통보'를 해 버리니까
저는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어요.
한 달 전부터 자기가 고민 많이 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지금은 정 때문에 만나는 것 같다며 더 이상 사귀는 건 잘못된 것 같다고..
그냥 예전처럼 친한 친구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어제 통보를 받고, 그 전의 한 달은 어땠나 생각해봤는데
정말 헤어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어요.
방학 때 같이 여행을 가자는 얘기도 들었고,
4월엔 벚꽃도 같이 보러가고 데이트도 하고..
차라리 무슨 운이라도 띄워놓은 것도 아니고, 아니면 한 달 전쯤에
우리 잠깐 시간을 갖자는 둥 뭐 그런 얘기를 했던 것도 아니고....
그런 얘기라도 해놓고 어제 그런 통보를 받았더라면
조금 이해가 갈 법도 하겠는데
전혀 티도 안 나던 상황에서 한 달 동안 생각한 거라고 말을 하니까,
진짜 누구한테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더라구요.
대체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더이상 친구로밖엔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그럼 차라리 전화로 얘기하라고 하니까
전화 계속 끊어버리고..몇번을 더 한 다음에 딱 한 번 받았네요..
전화로 얘기하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대요.
사실 헤어져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만든 이유를
제가 만든 게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디자인 전공을 하고 있는데 너무 바쁘기도 하고
처음 사귄 때가 고2말이었다보니 고3, 재수, 대학생 이 시간들이 너무 바쁘게
흘러가서 솔직히 많이 못 만나기도 했고 연락도 다른 사람들보다 자주 못하는 편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고
진짜 붙잡고 싶었는데 다시 한 번만 나한테 기회를 달란 말을
계속 해 버리면 나한테 더 짜증나고 화가 날까봐 말도 못하고 그랬는데,
사귄 기간이 기간이니만큼..
하루이틀, 한두달 사귄 것도 아닌데,
3년 반을 사귀었는데 전화도 받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통보를 해 버리는 건
한 때 정말로 좋아했던 사람에게 예의가 없는 것 아닌가 싶더라구요...
처음엔 장난처럼 느껴지다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다보니 점점 더 나를 자책하게 되고
나의 지금 모습이 너무 싫어지고..
3년 반의 그 시간이 이렇게 문자로 한 마디에 끝이 나는 것도 너무 힘들고,
더 슬픈 건 모든 비밀번호, 내 물건, 사진 등에 그 사람이 너무 많이 남아있는 거에요.
사귀고 있을 때는 자각도 못했던 것들이었는데 그게 흔적으로 남아서,
헤어지고 난 후 지금 보니까 주변 곳곳에 그 사람의 흔적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마음이 힘들어요.
커플링을 고3 초? 봄 때부터 껴 왔는데,
어제 그것도 빼놨네요..
반지를 뺐더니 반지 자국이 너무 선명하더라구요.
반지 자국 그대로 타지도 않았고..
반지가 약간 커서 손가락에 끼고 있으면 항상 뒤로 돌아가곤 했는데
그거 때문에 반지를 다시 앞으로 돌리는 버릇이 무의식중에 생겨서
반지를 뺀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자꾸 왼손 약지를 만지게 돼요....
사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 나긴 하지만...
빨리 받아들이고
이 반지 자국이 점점 흐려지게 되면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어하는 마음도
점점 흐려졌으면 좋겠어요..
휴....
어디다 이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싶어서,
그냥 속에 있는 말을 다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