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둘 다 30대 중반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죠..
연애과정을 되돌아 보면, 6년째 연애중이라는 영화와 다르지 않았던 거 같아요.
오래 사귀다보니 서로 가족같이 편해지기는 했지만, 너무 가족같아선지 이성으로써의 매력과 애정은 차츰
식어갔었던 거 같아요..
때문에 결혼에 대해 많이 망설였죠,
여자친구가 정말 내가 평생 함께 할 짝이 맞을까?? 여자친구랑 함께하면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 때문에 하루이틀 밤잠을 설친 게 아니였었죠..
헤어질 때 얘기로는 그 친구 역시도 많이 망설이고 고민했다고 하더라고요.
6년간의 연애시간 중에서 사랑이 끝나갈 때가 어땠는지 얘기하려고 합니다.
저한테는 너무 놀라운 경험이었고, 이 경험이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될만한 내용인 것 같아서...
(헤어질 때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ㅋ 저 정말 눈물 없는 남자였는데, 그날은 완전 울보였다는 ㅎㅎ)
우린 롱디커플이였습니다. 둘 다 집은 지방이지만, 서울에서 같은 회사다니며(지금은 아님) 사귀게 되었는데,
여자친구가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롱디가 되었답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정말 맘이 조금씩 멀어지는 거 같더군요.
그러다 2달 전쯤 결혼얘기를 나누다 갈등이 커져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해버렸답니다.
하지만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아주 차분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안녕 내사랑, 행복해~'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남이 되었는데, 그 때 기분은 그냥 담담했습니다.
오랜시간 계속된 결혼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지쳐있어선지, 서로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혼자가 되었음에 빨리 익숙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란 생각만 했었었죠.
이별 후 여자친구 생각이 많이 났지만, 그냥 애써 떠오르는 생각을 눌러버리고 외면했었답니다.
그렇게 힘들게 보름이라는 시간이 보냈습니다.
동생과 같이 있다가, 이제 동생의 결혼을 서둘러야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동생과 한참 얘기를 나눈 후, 어머니와 동생결혼을 얘기하려고 통화를 했습니다.
난 당분간 결혼이 힘들 것 같다. 동생을 먼저 결혼하게 하자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감정이 뭉클하더니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어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 힘들게 참았지만, 도저히 참아지지가 않더군요.
결국 얘기를 대충 끝내고 빨리 통화를 마쳤는데, 그 때 부터 여자친구가 미칠 듯이 그립더군요.
눈물도 계속나고... 너무 보고 싶고..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을 너무 눌러놔선지, 갑자기 댐에 가둬놨던 물이 넘치 듯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상태가
되어 버렸던 거 같아요.
그 순간의 감정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을 했습니다. 잠깐 감정이 북받혀서 이러는 거 아닐까?
내 마음은 이별을 아직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그런 상태로는 절대 설명이 되지 않더군요.
모든 걸 버린대도 여자친구를 다시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너무 여자친구를 사랑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생각을 마치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죠.
차분하게 느꼈던 감정이 어땠고, 너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다시 돌아와 달라는 내용의 얘기를 건냈습니다.
싫다더군요. 몇번을 더 매달렸지만 여자친구는 이미 완전히 정리가 된건지 마음을 돌리질 않았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안되겠다란 생각에 고속버스를 타고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새벽 1시에 그녀의 집앞에 도착해서 벨을 눌렀죠. 한참이 지난 다음에 문을 열어주더군요.
4시까지 얘기를 나누었죠. 그녀는 나랑 헤어지고 보름만에 새로운 남자를 만났고,
맘에 들어서 사귀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결혼도 조만간 할 거라고 하더군요.
보름 밖에 안 지난 상태라 마음이 깊어지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다시 돌아와 달라고 설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널 위해서라면 내가 가진 원칙도 다 버릴 수 있다란 얘기까지 했습니다.
그 때는 정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여자친구가 내가 가진 삶에 원칙보다 더 가치가 크다라고 생각했죠.
절 아는 사람이라면, 제가 원칙을 다 버릴 수 있다란 말을 했다면 아마 크게 놀랄 겁니다.
여자친구도 그러더군요. 오빠가 그런 얘기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하지만 늦었다며 우린 여기까지고, 자기는 새로운 사랑을 원한다고 하더군요.
새벽 4시에 결국 여자친구와 이별의 키스를 하고 여자친구 집을 나왔습니다.
멍하더군요. 몇시간 pc방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서울로 올라왔는데 잠이 오질 안더군요.
계속 눈물만 나고.. 정말 너무 힘들었었죠..
오후쯤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정말 안되겠냐고 다시 물었죠.
여전히 싫다고 합니다. 갑자기 오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이지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울먹이며 정말 안되겠냐고 다시 물었는데, 너무 오열을 해서 불쌍했는지 잠깐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죠, 다시 잘 될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통화를 끊고 결혼반지를 사야겠다란 생각에
인터넷을 뒤졌었죠. 잠깐이지만 구름사이로 햇빛이 보이는 듯 했고 행복을 느꼈죠.
한참 지나 다시 연락을 했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생각해봤는데 잠깐 힘들어서 그러는 걸 거라고, 그래서 마음이 안바뀌었다고 그냥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다시 깜깜해지고 너무나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알겠다고 얘기하고 통화를 끊었습니다.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또 눈물이 나더군요.
그날 밤 끝없는 공허와 외로움이 느껴졌고, 세상 모든 게 의미가 없다란 아주 무서운 생각마저 들더군요.
다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않더군요.
어떻게 밤을 넘겼는지 몰라도 어쨌든 아침이 왔습니다.
아마 그밤은 제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밤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엄청난 고통이 지나간 후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태풍 후 평온한 날씨 같은 느낌이였죠.
가슴에 큰 상처가 남아 있는 듯 했지만, 아물고 있다란 느낌이 들었어요.
몇 시간 뒤 여자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죠.
잘 살라고 얘기하고 끊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이별을 마쳤습니다.
이제 한달 정도 지난 거 같네요.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어 가끔 통증을 느끼긴 하지만, 거의 아문 거 같습니다.
오랜시간 동안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이렇게 힘든 것일 줄은 정말 정말 몰랐습니다.
오랜 연애 후 이별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 정말 잘 생각해서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할 거에요....
이별할 때 정말 아프답니다. 전 너무 아파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