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뉴스 뷰티스타 김풀잎 기자] “반짝반짝 빛나는 인기 실감이요? 글쎄요, 전 잘 모르겠어요.”
7월 초 유난히도 싱그럽던 공기가 가슴에 선선히도 담겨오던 어느 날, 짙은 초록색 원피스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던 배우 한지우를 만났다.
“드라마의 인기는 대단한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보다도 주연 분들이 더 각광을 받아야 하고요. 드라마 자체의 인기만으로도 만족해요.”
한지우는 현재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연예인을 꿈꾸는 철부지 막내 딸 황미란 역으로 출연 중이다.
“미란이 캐릭터가 워낙 독특하잖아요. 연기를 하기 전에 실제로 항상 주문을 외워요. ‘나는 생각 없이 말하는 아이다, 나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해야 한다.’라는. 제 성격과 미란이는 다른 부분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데 또 주위 사람들은 미란이와 제가 어울린대요. 왜 그럴까요? 아직도 이해가 안가요.(웃음)”
전작 ‘정글피쉬2’ 이후 두 번째 드라마 출연. 주말극의 특성만큼 선배연기자들의 수 또한 엄청나다.
“작품에 선생님들이 많이 출연하시잖아요. 아직도 긴장의 연속이예요. 극중 엄마 아빠 역을 하시는 선배님들께 실제로도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다던데 저는 감히 그렇게 부르지 못해요. 꼬박꼬박 ‘선생님’이라고 부르죠.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 위 아래 자리도 잡히고 정말 좋아요. 사실 또래들끼리는 자유롭긴 해도 진중한 분위기는 힘들죠.”
170cm의 키에 볼륨있는 몸매, 배우 뺨치는 얼굴의 소유자로, 춤추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요즘 세대의 여자아이, 미란. 그랬던 그가 점점 무거워지고 절절해지는 극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자기 밖에 모르던 미란이 조금씩 유하게 변해가기 시작했어요. 제 생각에는 미란이도 점점 가족들과 부딪혀가며 융화되고 있는 느낌이예요. 좀 더 ‘신림동’스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가족의 일부가 돼가고 있죠.”
28년 만에 만난 친 언니도, 28년간 정들었다 자신의 친부모를 찾아 떠나간 같이 커온 언니도 그에게는 아직 받아들이기 벅찬 상대. “저는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내 피이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 귀하게 자란 몸이 어느 날 나의 형제라고 찾아왔다…. 달갑지는 않죠. 사실 미란이는 정원보다는 금란을 좋아하고 그리워해요. 금란을 많이 원망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사랑하기 때문이죠. 정말 미웠으면 떠났을 때 속시원해 했겠죠. 제가 금란이라면요? 저라도 평창동으로 갔을 거예요. 그동안 신림에서의 금란은 너무 힘들었죠. 가족조차 어느 누구도 그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어요. 이해는 하지만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반짝반짝 빛나는’은 ‘안녕 프란체스카’ ‘종합병원2’ 등을 성공시키며 스타PD로 떠오른 노도철PD의 기대작으로 타인의 실수로 한순간에 인생이 뒤바뀐 한 여자의 성공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발랄했던 처음 시작과는 달리 요즈음 극은 아버지의 도박 및 사채업자의 출연, 가족간의 무거운 갈등 등의 소재를 비치며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김현주 선배님의 성격이 작품의 의도를 말해줘요. ‘정원’(김현주 역) 캐릭터 자체가 반짝반짝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역할이예요.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행복을 스스로 추구해 가는 것. 반대로 이유리 선배님의 ‘황금란’은 그토록 꿈꿔왔던 부잣집에 입성하지만, 정원에 해를 입히고, 불안해 하고, 괴로워 하고… 결코 행복해지지 못해요. 중요한 것은 자기 내적의 행복이예요. 마음 안에 사랑이 꽉 찬 사람은 어느 상황에서건 행복하죠. 또, 그간의 선한 역 캐릭터들이 늘 그랬듯 너무 착해빠지기 보다는 맞부딪치는 매력도 있고요.”
그런가 하면, 한지우는 그룹 JYJ 박유천의 동생 ‘한서우’ 역의 박유환과 극 초반 러브라인이 형성돼 왔던 상황. 하지만 최근에는 큰언니의 첫사랑인, 띠동갑 아저씨를 향한 사랑에 빠졌다.
“제 생각에는 미란이 연하와는 별로 안 어울렸나 봐요. 제가 제 모습을 봐도 유환과는 왠지 안 어울리더라고요. 실제로도 저는 연상이 더 좋고요. 익히 알려진 듯, 제게 대시했던 연예인 분들 중에서도 연상이 많았죠. 저를 이상형으로 밝혀주신 연예인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특히, 클릭비 하현곤 씨 같은 경우는 제가 교복 입고 다니는 평범한 학생일 때부터 우상이었어요. 이제는 같은 연예인이라는 입장인 것도 신기한데, 제가 이상형이라니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노래 열심히 들을게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수도 있겠죠. 무지 영광일텐데….”
한 때 우상이던 스타에게서 ‘이상형’이라는 소리를 듣기까지, 데뷔한지 1년도 채 안 된 신인이 듣기에는 다소 지나친 찬사이기도, 뜨거운 관심이기도 하다.
앞서 한지우는 MBC 예능 ‘뜨거운 형제들-아바타 소개팅’에 소개팅녀로 출연하며, 참하고 청순한 외모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하루 아침에 이른바 ‘스타’가 됐다.
“‘뜨거운 형제들’ 출연으로 제 존재감이 빵 터졌지만, 그 부분을 미리 노리고 ‘뜨형’에 출연한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잘했다기 보다는 그 프로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또 뜨거웠죠. 라인을 잘 탔어요. 수많은 분들이 오디션을 봤대요. 저는 ‘박휘순이 이상형이다.’는 말 한 마디에 참신함이 돋보여 뽑혔다고 들었어요. 제 이상형 박휘순씨께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았어요.(웃음)”
지상파 예능을 통해 단숨에 시선을 끈 연예인은 전에도, 현재도 사실 숱하게 많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인기는 아니다. 얼마나 오래 그 단발적인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느냐는 것. 얘기를 나누다 보니, 한지우는 쉽게 생각하듯, 하루아침에 뜬 벼락스타는 아닌 듯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갑작스레 중국 유학길에 올랐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미스코리아 대회에 울며 겨자먹기로 출전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시절이 지금의 밑그림이 될 지….
“엄마 아빠가 미웠어요. 나를 잘 키워 부잣집에 시집 보내려는 줄 알았어요.” 바래오던 연기자가 되지 못할까 중국행 비행기에서 소녀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켰던가….
“예능을 할 때는 제 안에 어떤 뜨거운 것이 살아나는 기분이예요. 연기를 할 때는 행복하고요.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저는 처음부터 이 길을 가야 하는 아이였죠. ‘뜨형’을 하지 않았어도 꾸준히 연예인의 길을 갔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아빠의 강요로 중국 유학길에 올랐고, 엄마의 강요로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게 됐지만 그때의 경험들이 모두 지금의 용기가 됐어요. 모두 지금을 위한 과정이었죠.”
아직은 어린 나이, 또 조금은 이른 성공을 거둔 한지우. 흔히들 어른들 세계에서는 ‘이른 성공은 오히려 재앙’이라는 얘기가 존재한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고통, 역경, 실패, 불행 등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겪어야 할 때 겪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것은 더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때 이른 성공은 근거없는 자신감과 부질없는 자만심을 안기기 때문이겠지. 이는 한 사람을 다시 일어날 수 없게 할 만큼의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25살, 친구들에 비해서 조금 빠르게 자리를 잡은 편이예요. 사실 김명민 선배님 등 톱스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20~30대에 엄청 고생을 하다 40대가 돼서야 빵 터졌어요. 남을은 멀었다고 하지만 저는 꿈이 소박해서 그런지 벌써부터 어느 정도 꿈을 이룬 것 같아요. 친구들은 취직이 안돼 울고불고 하고 있는데…. 이런 제가 너무 빨리 안주해버릴까 항상 고민이예요. 마음 속으로 항상 스스로를 누르고 있어요. 또, ‘사랑’보다는 ‘존경’을 받고 싶어 꾸준히 노력해 나가는 것이 제 목표이기도 하고요. 고현정, 김윤진 선배님처럼요…. 사랑을 받기는 쉬워도 존경을 받기는 어렵잖아요. 어려운 길을 택하더라도 존경을 받고 싶어요. 지금은 제 인생에서 ‘반짝’거리는 순간이예요. 크게 반짝거리기 보다는 지금처럼 아주 작은 ‘반짝임’이라도 오래 가고 싶을 뿐이예요. 그게 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