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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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maRole
: n. 데데한 긴 이야기, 조리가 없는 글
3. 백설공주
아주 아주 먼 옛날 라르헨이라는 왕국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혼자 산지 오래된 라르헨의 왕이 어려서부터 왕비없이 공주를 너무 오냐오냐 키웠기 때문에
공주는 응석받이에 이기적인 아가씨로 자랐습니다.
공주는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를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누구라도 자신의 미모에 흠을 내는 사람을 가차없이 사형에 처했습니다.
사람들은 공주의 성격에 벌벌 떨면서도 공주의 아름다움을 칭송했습니다.
그만큼 감히 인간이 넘겨다볼 수 없을 만큼의 미를 가졌던 것입니다.
라르헨 왕국의 공주도 열 다섯살이 되어 결혼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오만했던 공주는 못생긴 이웃나라 왕들과 왕자들이 분수도 모르고
자신에게 구애해오는 것이 너무나도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혼기가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버텼습니다.
왕은 어쩔수 없이 구애자들을 모두 뿌리치고 공주가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5년동안 많은 귀족들과 왕족들이 공주에게 끊임없이 구애해왔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언제나 오만하게 많은 남자들의 구애를 차갑게 뿌리쳤습니다.
공주의 스무해 생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어릴적 공주의 아름다움이 순수하고 귀여웠다면, 스무해 생일 파티장에 나타난
공주의 모습은 어느정도 성숙되고 도도해보여 최절정의 요염한 미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또다시 세계의 많은 구혼자들이 그녀에게 직접 많은 선물을 바치며
청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앉은 공주는 무척 따분해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멀리 심연의 섬나라에서 왔다는 왕자가 공주에게 큰 거울을 선물했습니다.
"Дʼn,IJЙĿ∝ЯЫэ"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이 준수한 왕자는 공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섰던 붉은 옷을 입은 통역관이 앞으로 나와 머리를 조아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라르헨의 공주님_ 저희는 심연 너머에 있는 파프테미아 섬에서 공주님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먼 길을 왔습니다. 이분은 곧 파프테미아의 왕이 되실 첫번째 왕자님이십니다.
공주님에게 드리기 위해 특별 제작한 마법 거울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하십니다."
"ЖЁØŊδ… ∀Д"
공주가 왕자의 기묘한 발음에 기분이 불쾌해져 미간을 살짝 찡그리자
통역관이 서둘러 입을 열었습니다.
"'공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_ 공주 부디 결혼해주시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주님 부디 선물을 받아주십시오"
공주는 턱을 까딱거려 시녀들에게 파프테미아 왕자가 가져온 선물을 풀어보라고 명했습니다.
거울을 곱게 쌌던 금천이 벗겨지자 2m는 족히 될만한 큰 전신 거울이 보였습니다.
"Й∨¡Щξб"
"'공주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거울에게 말을 걸어보시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마법의 거울로 공주님이 말씀하시는 무엇이든 가장 정확한 대답만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공주는 그제야 신기해하며 의자에서 몸소 일어나 한발 거울쪽으로 다가갔습니다.
타원형 모양의 거울의 바깥쪽은 갖은 보석들과 광물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거울면은 환한 광채를 내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거울이로구나,"
많은 사람들이 입을 쩍 벌렸고 공주도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럼 .. 거울아, 거울아_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냐?"
아름다운 거울에 반한 공주는 곧 흥분된 목소리로 거울을 향해 그렇게 물었습니다.
" ......... "
곧 장내는 조용해졌고, 거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냐니까!!"
당연히 거울이 자신을 지명할 것이라고 생각해 오만하게 질문을 했던 공주였지만
거울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침묵만을 지키고 있자 무안해진 공주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거울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습니다.
장내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하게 식어갔습니다.
공주가 날카로운 눈으로 파프테미아 왕자와 그의 통역관을 흘겼습니다.
"ŁŒлσIJёД!!!!"
당황한 왕자가 분위기를 파악하고 거울쪽을 향해 무어라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거울 표면이 수면처럼 잔잔하게 일렁이더니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жЮμД"
" .. 고, 공주님_ 라르헨의 공주님이라고 대답합니다"
통역관이 서둘러 말을 뱉아내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공주는 이미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었습니다.
"내 말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저따위 거울을 선물이라고 가져왔단 말이냐!
그 거북스러운 발음은 무엇이냐! 정말 불쾌하다,
여봐라_ 당장 저 왕자가 보는 앞에서 거울을 조각조각내어 깨뜨리도록 하라!
그리고 저 통역관의 목을 자르고 왕자를 자신의 섬으로 쫓아보내라,
왕자가 다시 한번 이 곳 라르헨에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목을 잘라버리겠다"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고 공주는 몸을 돌려 왕의 옆에 마련된 자신의 옥좌에 올랐습니다.
파티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새파랗게 질렸고, 통역관은 몸을 떨며 공주에게 목숨을 구걸했습니다.
왕자만이 영문을 몰라 여전히 공주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곧 공주의 친위대가 통역관을 끌고 나가고 왕자의 앞에서 거울을 망치로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거울은 커다란 망치가 거울면을 내리칠 때마다 크게 일렁이며 날카로운 여자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다섯번의 망치질 끝에 결국 거울에 금이 가며 파편들이 잘게 흩날렸습니다.
"Бμ!!!"
그때 왕자가 데리고 온 파프테미나 신하 무리쪽에서 한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겁도 없이 앞으로 달려나와 병사들이 깨부수고 있는 거울을 몸으로 막고 섰습니다.
"이자는 무엇이냐?"
처절한 거울의 비명과 왕자의 당황해하는 모습을 즐기던 공주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ЙлχБĿЦŋ!!!"
"이자는 파프테미아의 거울 세공사로써 공주님에게 바칠 거울을 10년동안 만들었다 합니다.
부디 자신을 대신 죽이고 거울만은 깨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파프테미아의 말을 아는 신하가 거울 세공사의 말을 공주에게 전했습니다.
공주는 거울을 몸으로 가로막고 서 있는 거울 세공사를 천천히 훑어보았습니다.
10년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탓인지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와 아무렇게나 자란 긴 흑발을
가진 거울 세공사는 멋없이 비쩍 마른 몸으로 거울을 막아서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날카로운 거울 파편에 거울 세공사의 몸에는 자잘한 생채기들이 생겼고
울면서 애원하는 그 창백한 발바닥에서 자꾸만 붉은 피가 새어나왔습니다.
아, 그 모습이 공주에게는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공주는 거울 세공사에게 한 눈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아아_ 바로 이분이야, 나의 남편이 되실 분 ..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본적이 없어"
공주의 넋나간 듯한 한마디에 왕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곧 죽을 병자같이 창백하고 쇠꼬챙이같이 마른데다가 피까지 흘리고 있는
괴기스러운 남자를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공주를 다들 당황해서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왕은 열심히 공주를 설득하였지만 공주는
끝내 거울 세공사와 결혼하지 않으면 죽겠다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공주의 명으로 거울은 다시 수리되었고 거울 세공사는 공주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15년이 지났습니다.
라르헨의 왕은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라르헨의 아름다운 공주는 이제 왕비가 되었습니다.
거울 세공사는 여전히 라르헨의 말을 할줄 몰랐지만 그는 라르헨의 왕이 되었습니다.
왕비는 결혼한 그 다음해에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공주는 왕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물려받은듯 했습니다.
거울 세공사의 흑발과 병적으로 푸르스름한 눈을 가진 아이를 갖길 원했던 왕비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거울 세공사의 창백하도록 하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왕비는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다 하여 백설공주라 이름지었습니다.
백설공주는 왕비의 눈부신 금발과 붉은 입술, 깊고 선명한 푸른빛의 눈동자와 티 하나 없는
옥같은 피부를 가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공주였습니다.
하지만 백설공주가 점점 나이를 먹으며 왕비를 닮아갈수록
왕비는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너는 어찌 왕의 아름다움을 닮지 않고 나를 닮았느냐!
나의 미모보다는 왕의 미모가 훨씬 빛나고 아름답거늘_ "
아름다운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백설공주는 언제나 어머니가 자신에게 화만 내자
크게 낙담하며 훌쩍거리며 울었습니다.
아버지인 거울 세공사는 병자가 아닌가 싶을만큼 싸늘해 보여서 가까이 가기도 싫었습니다.
더군다나 알아듣지 못할 말을 매일 중얼거리며 비쩍 마른 손을 자신에게 뻗을 때면
백설공주는 언제나 도망쳐 와서 어머니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싫지만 아버지의 외모를 따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반짝거리던 금발을 보기싫은 흑발로 새카맣게 물들였습니다.
며칠 식사도 거르고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한 상태에서 왕비를 찾아갔습니다.
아름다운 왕비는 흑발에 아파보이는 백설공주를 보고는 무척 기뻐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 백설공주의 머리를 손수 손질해 주었습니다.
태어나서 14살이 될때까지 이렇게 어머니에게 사랑받아 본 적 없는 백설공주는
앞으로는 매일 이렇게 아파서 어머니에게 사랑받아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그런 불쾌한 말은 배우지 않아도 된단다. 그래서 왕께서 말씀이 별로 없으신 거란다"
"하지만_ 아버지는 밤새도록 방에서 혼자 거울과 얘기를 하시던걸요"
왕의 외모를 주의깊게 보기 위해 백설공주는 새벽에 왕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왕이 알아듣지 못할 말로 밤새 거울과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왕비에게 말했습니다.
파프테미아어의 발음을 불쾌하게 여긴 왕비가 왕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일러두었고
그때문에 왕은 자신의 방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하 창고에 있을 줄 알았던 거울이 왕의 방에서 밤새도록 왕과 대화를 한다니!
15년전 그 불쾌한 여자의 목소리와 찢어지던 비명 소리가 생각나 왕비는 벌떡 일어섰습니다.
"역시 그때 그 거울을 없애야 했어!"
왕비는 의아해하는 백설공주를 내버려두고 혼자 왕의 방으로 찾아갔습니다.
"ЁЖΓзЙЩτ"
"ЛΤБйёĦʼnĿЗ"
왕의 방에서는 파프테미아어로 대화하는 왕과 거울의 목소리가 소근소근 들려왔습니다.
알아듣지 못할 말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곧 왕의 작은 웃음소리도 터졌습니다.
왕비는 순간 알 수 없는 질투심에 휩싸여 벌컥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러자 거울앞에 앉았던 왕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으며 왕비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감히 이따위 거울 조각에 나의 왕을 빼앗긴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냐!
이 거울을 당장 없애버리겠다!"
왕비는 마침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는 벽난로 옆에 세워진 불쏘시개를 들고 거울을 힘껏 후려쳤습니다.
왕은 크게 비명을 지르며 왕비에게서 불쏘시개를 빼앗으려 했고
이미 한번 부서진 적 있던 거울은 처절한 비명소리를 내면서 다시 한번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왕은 왕비와 함께 엎치락 뒤치락 하며 몸싸움을 벌였고
왕이 있는 힘을 다해 불쏘시개를 잡아당겼을 때였습니다.
왕비는 엉겁결에 손에 쥐었던 불쏘시개를 놓았고 왕은 그 반동으로 뒷쪽으로 밀려나면서
벌겋게 입을 벌리고 있는 벽난로 안으로 쑤셔 박혀졌습니다.
"ЕЪ!!!!"
불은 삽시간에 왕의 옷자락을 태워들어가며 높아진 열 때문에 흐물흐물 해진 천과 살점이
뼈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왕은 비명을 지르며 팔을 허우적 거렸고 그의 하얀 피부는 금새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왕비는 왕을 도와주기 위해 벽난로 가까이로 다가갔다가 그만 긴 드레스 자락에 불씨가 옮겨붙어
도와주기는 커녕 자신의 옷자락을 타들어오는 불을 끄기에도 바빴습니다.
"아아아악!!! 살려줘요!!!"
왕비가 크게 비명을 지를때 즈음 바깥에서 거울의 비명을 듣고 사람들이 달려왔습니다.
그들은 이미 왕비의 온 몸으로 옮겨붙은 불을 끄기 바빠서
벽난로속에서 왕이 타들어가던지 말던지 미처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왕비는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왕은 시커멓게 탄 뼈조각만이 재 속에서 추스려졌습니다.
목숨은 건졌다고 하지만 동경하던 사람이 눈앞에서 타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데다가
자신도 조금만 늦었으면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왕비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드레스 자락과 함께 녹아든 피부 조직이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흉측하게 올라붙어 도저히 눈뜨고는 볼 수 없을 만큼의 괴기한 몰골이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손가락도 녹아서 모두 붙어버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눈썹과 머리카락은 모두 타들어가고 오른쪽 입도 녹아버려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왕비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무척이나 프라이드가 높았기 때문에
자신이 이런 몰골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수치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지의 용하다는 의원들은 모두 불러모아 자신의 외모를 전처럼 되돌리려 노력했습니다.
아름다운 왕비가 화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제까지 왕비를 흠모하던
세계의 많은 귀족과 왕족들은 왕비에게 위로의 선물과 귀한 약재들을 보내주었습니다.
몇 차례의 수술과 약으로 처음보다는 꽤 호전된 상태를 보였지만 여전히 추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의 .. 허억 .. 어굴으..ㄹ 허억.. 전처어.. 허억 "
코가 내려앉아 숨이 가쁘고 반쯤 녹아내린 입에서는 쉴새없이 침이 떨어졌습니다.
눈동자를 굴리며 왕비가 의원들에게 힘겹게 말을 이었습니다.
"얼굴을 전처럼 돌릴 수 없겠느냐, 이 말씀이십니까 왕비님_"
왕비는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의원들은 서로 난처한듯이 머뭇거리다가 곧 한 의원이 입을 열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
" .. 무, 무엇이 .. 냐 .. 허억 .."
"왕비님의 얼굴과 몸에 새로운 피부를 이식하는 방법밖에는, 지금으로썬 도리가 없습니다"
의원은 퍽이나 난처한 듯이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피부 이식을 위해서는 죽은 자의 피부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살아있는 자의 생 껍질을 벗겨내야 했습니다.
그것은 라르헨에서도 법으로 금지된 일일 뿐 아니라 그런 의술은 시도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왕비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당장 .. 허억.. 시행 .. 허억 .. 라르헤.. ㄴ 의.. 허억 .. 아이들을 .. 잡아들.. 허억"
그래서 왕비의 피부 이식을 위해 라르헨의 10세 미만 아이들이 모두 궁으로 잡혀갔습니다.
아이들의 피부는 부드럽고 성장력이 빠른데다가 조직이 연하기 때문에
왕비의 피부 이식용으로는 적당했습니다.
하지만 체구가 작은 아이의 몸에서 벗겨낸 껍질이다 보니
아주 작은 부위밖에 이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필요했습니다.
왕비는 또한 이식한 피부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아이들의 피를 받아 그곳에서 목욕을 했습니다.
궁에서는 매일 생껍질이 벗겨져나가고 남김없이 피를 짜낸 아이들의 작은 시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매일 병사들이 구덩이를 파고 아이들의 시체를 한꺼번에 묻었지만
시체는 궁전의 뒷뜰에 산처럼 쌓이고, 왕비의 목욕후 버려지는 피는 굳을 줄 모르고
뜰에 흘러 넘쳤습니다.
하지만 라르헨 백성들은 두말않고 자신의 아이들을 내주었습니다.
아이야 또 낳으면 되는 것이지만 왕비의 아름다움은 지금이 아니면
돌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왕비의 아름다움은 라르헨 국민 뿐 아니라 세계 많은 곳의 사람들에게서
미의 기준으로 치부되는 숭배할 수 있는 대상이었습니다.
왕비의 피부 이식 수술은 1년이 걸렸습니다.
전과 똑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많은 의원들이 노력한 끝에 예전과 비슷한 모습은
찾게 된 왕비는 이제 얼굴과 머리쪽의 수술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왕비의 모발이식을 위해 온 나라를 뒤지며 반짝거리는 금발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세상에서 나와 꼭 같은 머리라면 백설밖에 더 있겠느냐,
게다가 그 아이의 피부는 왕의 피부와도 같은 색이었으니 백설의 피부와 모발을 이식하면
나는 예전보다 훨씬 아름다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백설을 데려오너라!"
왕비의 무서운 명이 떨어졌고, 사람들은 백설공주를 데리러 가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왕비의 그런 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백설공주는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궁의 분위기를 깨닫고는 재빨리 궁을 빠져나갔습니다.
백설공주는 한번도 나가본 적 없는 궁밖 산으로 긴 드레스 자락을 이끌고는 달아나다가
얼마 못가 작은 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집 안에서는 일곱 난장이가 식사를 하고 있다가 마침 지칠대로 지친 백설공주를 보았습니다.
"저것봐! 저 아름다운 여자는 누구지?"
"글쎄_ 왕비님과 매우 닮았는데!"
일곱 난장이들이 저희들끼리 소근대고 있는 사이 백설공주가 다가와 말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혹시 왕비님이 아니신가요?"
"아니에요, 저는 백설공주에요_ 왕비님의 딸이죠, 어머니가 저를 죽이려고 해요!"
"백설공주님이라구요?"
일곱 난장이들은 깜짝 놀라 백설공주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피곤에 지친 백설공주를 쉬게 해주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자세히 얘기를 해봐요"
난장이의 부탁에 백설공주는 왕비가 왜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난장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백설공주의 말을 잘 경청하더니 곧 입을 열었습니다.
"왕비님 성격이 잔인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죠_
피곤할텐데 오늘은 그만 여기서 쉬세요, 내일 아침 해가 뜨면 그때 다시 얘기합시다"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정말 친절하군요"
난장이들은 백설공주에게 맛있는 스튜를 대접하고는 침대를 빌려주어 푹 자게 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난장이들을 만나서 긴장감이 없어진 탓인지 백설공주는 오랜만에 단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곤하게 잠들었던 백설공주가 문득 어지럼증을 느끼고 깨어났습니다.
아, 그런데 그곳은 자신이 잠들었던 푹신하고 따뜻한 침대가 아니라
좁고 어두컴컴한 관 속이었습니다.
그리고 밖에서는 난장이들이 자신을 관속에 넣어 어디론가 떼매고 가는 듯 자신이 눕혀진 관이
쉴새없이 덜컹거렸으며 작게 난장이들의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이, 거기_ 뒷쪽 조심해!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잖아!"
"쉿! 조용히 해! 왕비님께 가져가기도 전에 공주가 깨겠어!"
백설공주는 온몸에 소름이 쫘악 끼쳤습니다.
난장이들은 자신을 편하게 재워 놓은 후 관속에 넣어 왕비에게 가져다가 바치려는 것이었습니다.
"아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백설공주는 이성을 잃고 좁은 관문을 온몸으로 마구 부딪히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자신이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자 밖에서도 꽤 큰 소리로 들렸는지
난장이들이 웅성대며 관을 땅에 내려놓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것 봐! 너때문에 깼잖아!"
"젠장_ 시끄러워, 빨리 왕비님께 가져다 드리자!"
"잠깐! 거기 누구냐?"
그때, 난장이들의 목소리와는 다른 굵은 남자 목소리가 말 발굽 소리와 함께 들려왔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다른 누군가가 온 것이라 생각한 백설공주는 기회다 싶어 얼른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밖에서도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저 관속에는 무엇이냐? 얼른 열어 보아라!"
곧 관 뚜껑이 열리고 눈물로 범벅이 된 백설공주가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백설공주를 구해준 사람은 잘생긴 외모에 키가 큰 남자였습니다.
"그대는 누구입니까?"
남자가 부드럽게 물어오자 백설공주는 자신은 공주인데 어머니를 피해 도망치다가
난장이들을 만나서 큰일을 당할 뻔 했다고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주어서 고맙다고 여러번 감사의 말을 내뱉았습니다.
"아, 왕비의 흉폭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공주님은 왕비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마음씨는 훨씬 아름다워 보입니다.
나는 사실 먼 나라의 왕입니다,
라르헨에는 잠시 외교 문제로 왔다가 마침 공주를 만나게 되었군요_
어떻습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함께 나의 왕국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공주는 멋지고 따뜻한 왕이 이렇게 물어오자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서 왕의 말에 함께 타게 되었습니다.
왕은 백설공주를 태우고 말머리를 돌리며 뒤에 섰던 신하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저 보기싫은 일곱 난장이들을 모두 죽여버려라"
"아, 이 길은 .."
백설공주가 낯익은 길에 어리둥절해하며 뒤에서 자신을 받쳐주고 있는 왕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왕은 싱긋 웃더니 곧 말문을 열었습니다.
"혹시 공주는 말하는 마법 거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마법 거울이라_ 아, 그러고 보니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
거울과 이상한 언어로 대화하시는 것을 본 적 있어요"
"이상한 언어라 하하_ 혹시 이런 말이었습니까? БIJŀйя"
백설공주는 그 기묘한 발음에 잠시 몸이 굳어졌습니다.
"아니, 왕께서는 어떻게 그 .. "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요? 사실 그 거울은 제가 당신의 어머니에게 청혼하며 선물했던 거울입니다.
왕비는 파프테미아어의 발음을 아주 불쾌하게 여기며
라르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거울을 가져온 바보같은 저에게 매우 화를 내셨죠,
파프테미아로 쫓겨온 저는 왕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갖은 애를 썼습니다.
라르헨을 방문하면 사형을 한다 하여 차마 방문하지는 못하고 매해 귀한 선물을 보냈습니다.
얼마전에는 왕비가 큰 화상을 당했다고 하길래 아름다운 파프테미아 아이 100명을 보냈더니
왕비께서 뵙자고 하기에 이렇게 찾아가는 길입니다_"
백설공주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침 잘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그 보기싫은 난장이들에게 당신을 빼앗길 뻔 했는데 말이죠.
아, 그건 그렇고 이 반짝이는 금발_ 왕비가 당신 머리를 이식한다면 정말 아름다워질 것 같군요"
파프테미아의 왕이 데려온 백설공주를 보고 왕비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곧 백설공주의 하얀 피부조직이 뜯겨지고 반짝이는 금발은 모조리 뽑혔습니다.
왕비가 동경해 마지 않았던 백설공주의 눈처럼 하얀 피부는
왕비의 얼굴 피부로 이식되어 새하얀 살결을 뽐냈고
또한 전과 같은 찰랑이는 머릿결도 되찾게 되었습니다.
"백설은 살결도 곱지만 피맛도 일품이군요"
평생 자신에게 사랑을 맹세한 파프테미아 왕과 함께 백설의 피로 축배를 든 왕비가
예쁘게 웃어보였습니다.
"백설공주따위 당신의 아름다움에는 발끝도 따라가지 못한다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라르헨의 왕비와
왕비의 아름다움을 평생 사랑한 파프테미아의 왕은 곧 결혼했습니다.
많은 나라의 국민들과 왕들이 왕비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결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두 나라를 함께 통치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퍼가실 때에는 적월매혹 이라는 제 필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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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_赤月魅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