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못들어봤을 무서운이야기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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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maRole
: n. 데데한 긴 이야기, 조리가 없는 글
7.5 (special version.) 네덜란드 소년 이야기
네덜란드의 외곽에 위치한 작은 초등학교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
선생님은 책을 덮으며 말을 잇다가 시계를 힐끔 바라보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수업에 잘 참여해주어서 너무 일찍 끝나게 되었네요.
음, 그럼 남은 시간에는 선생님이 재밌는 얘기를 하나 들려줄게요"
아이들은 수업 교재를 덮으며 또랑또랑한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학교 앞 사거리 광장에 서 있는 소년 동상 본 적 있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학교에 오기 위해서는 사거리 광장을 가로질러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으므로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럼 그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아는 사람?"
이번에는 아무도 손을 드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천천히 아이들을 둘러보며 싱긋 웃어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정말로 있었던 일이에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매우 다른 구조의 지형을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들 다 알죠?"
선생님의 이야기에 숨을 죽이고 있던 아이들이 입을 모아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나라는 지면이 해수면보다 낮은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을 가두는 댐 기술이 매우 발전했어요.
그래서 비가 많이 오거나 폭풍이 오면 늘 높은 곳으로 피해야 하죠.
자, 이야기의 시작은 지금부터에요.
광장에 서 있는 소년동상이 정말로 사람이었을 때 -여러분의 나이정도 였어요-
학교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고 집으로 가던 중의 일이었어요.
그 소년도 네덜란드의 지면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댐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죠.
소년의 집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한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그날도 소년은 걸어서 집으로 가고 있는데 길 오른쪽에 위치한 댐의 어디선가
작지만 또렷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거에요.
이상하게 여겨 가까이 다가가자 보통 어른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소년의 키는 작았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댐의 아랫부분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었고, 그곳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어요.
댐에 가두는 물의 양은 방대했기 때문에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물은 그 틈새를 비집고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랍니다.
소년이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에도 물은 끊임없이 칙칙 뿜어져 나왔어요.
구멍은 소년의 엄지 손가락 하나만한 크기였지만 댐 안쪽의 압력때문에
콘크리트 벽에는 작은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그대로 둔다면 정말로 댐이 무너질지도 모를 일이었어요."
선생님은 말을 멈추고 아이들을 한번 휘잉 둘러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막 마을 쪽으로 뛰어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세차게 뿜어지는 물줄기에
콘크리트 몇 조각이 부서져 나오는게 눈에 보였어요.
마을까지 달려갈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소년은 급한대로 자신의 손으로
쏟아져 나오는 물줄기를 막아보려 구멍안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어요.
댐 안쪽의 수압으로 인해 손가락이 매우 아팠지만 소년은 댐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잠자코 서 있었답니다."
물론, 한번 물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 손을 구멍밖으로
도로 빼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소년이 구멍에서 손을 빼지 않은 것이 아니라
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멍은 조금씩 커져 갔어요.
소년이 밀어내는 압력과 물 속의 수압이 충돌하면서 급기야 수압은
구멍밖에 서 있는 소년의 몸을 끌어당기기에 이르렀어요.
그때문에 점점 커진 구멍에 손가락이 모자라 주먹을 집어넣고
팔꿈치를 집어넣어 막고, 저녁무렵이 되자 급기야는 팔뚝 전체가 들어갈 정도로 구멍은 넓어졌어요.
다음날 아침, 학교에 그 소년이 나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선생님이
학생을 찾으러 그 소년의 집으로 가던 도중에 길 오른쪽의 댐에서 소년을 발견했어요.
그 소년은 이미 허리까지 구멍속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였는데
사람들이 달려와 소년의 다리를 잡아당겨 구멍 밖으로 끄집어 내었을 때에는
이미 소년은 죽어 있었답니다."
선생님은 애써 평안하게 목소리를 이으며 조근조근 말했습니다.
그러나 수압때문에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간 소년의 시체가 멀쩡할리가 없었습니다.
살은 물때문에 퉁퉁 불어 희게 변질되었으며, 단백질은 녹아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게다가 내장은 터지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훼손되었으며
두 팔은 제멋대로 뜯겨나간지 오래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옛날 이야기가 그렇듯, 이야기의 주제는 소년의 아름다운 희생이기에
선생님은 소년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부분을 재빨리 넘겨버렸습니다.
게다가 시체의 상태를 조목조목 따지는 것은 교육상 그리 좋은 내용이 아닌듯 했습니다.
"소년의 죽음으로 마을과 나라는 큰 물난리를 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그 소년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용감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존경했답니다.
그래서 소년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을 세우고 그 소년을 네덜란드를 구한 소년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에서는 네덜란드의 소년이라고 불리우게 되었죠.
그 네덜란드의 소년이 바로 사거리 광장에 있는 그 소년이에요."
선생님이 이야기를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모두들 네덜란드 소년 동상 앞을 지날때마다 소년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세요"
소년은 광장앞을 지나다가 네덜란드의 소년 동상앞에 우뚝 멈추어 섰습니다.
선생님에게 들은 네덜란드 소년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동상은 세월이 흘러 칠이 벗겨지고 시커먼 이끼가 군데군데 묻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년이 고개를 한참이나 뒤로 젖혀 올려보아야 할 높은 곳에
두 다리를 벌리고 당당하게 서 있는 동상의 모습은
소년의 눈에는 유독 매우 자랑스럽고 우쭐해 보였습니다.
한참이나 그곳에 서서 뒷목이 뻐근할 때까지 동상을 올려다 보던 소년은
꾸벅 동상에게 인사를 한번 하고는 탁탁 광장을 가로질러 뛰어갔습니다.
학교에 남아 특별 활동을 하느라 귀가가 늦어진 소년은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소년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길 오른쪽에 위치한 댐의 한쪽 벽면이었습니다.
오늘 오전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들은 얘기처럼 정말로 그 곳 댐 벽면에도
작은 구멍이 나 있었고 물이 방울지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매우 작은 구멍이었기 때문에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보지 않으면
잘 보지 못할 정도로 작았습니다.
소년은 잠시 길가에 멈추어 서서 구멍을 바라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머릿속으로는 낮에 들은 네덜란드 소년 이야기가 웅웅거리고 있었고
아까 봤던 광장 중앙에 당당하게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동상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마치 자신이 네덜란드 소년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나라를 구한 영웅이 되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고
광장에는 오래된 네덜란드 소년의 동상대신 자신의 모습을 본딴 동상이
새로 만들어져 우뚝 자리잡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는 작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물이 방울지어 흐르는 작은 구멍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구멍은 아직 작아서인지 소년의 검지 손가락 끝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꾹 누르고 있어보았지만, 구멍이 커지거나 물이 세게 흘러나올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둑해져 갔고, 소년은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구멍을 막고 있는 검지 손가락으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구멍 표면을
살살 긁어 헤집기 시작했습니다.
손톱을 세워 콘크리트 안쪽에 구멍속을 비집기를 수 차례, 마침내 토독토독 작게 방울지던
물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빠직빠직 조금씩 콘크리트 벽에 균열이 생겨났습니다.
소년은 기회라 생각하고 점점 세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틈으로 주먹을 들이밀었습니다.
쾅, 소년의 주먹이 물줄기 틈으로 빨려들어가는가 싶더니
콘크리트 벽면에 생긴 균열들이 순식간에 커졌습니다.
소년의 머리위로 빠직빠직 소리를 내어가며 콘크리트 조각들이 부스러져 내렸습니다.
두려워진 소년이 길게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위해 주먹을 빼내려고 했지만
커질대로 커진 구멍은 소년의 주먹을 삼키고도 모자라 자꾸만 댐 안쪽으로
소년의 몸을 잡아당겼습니다.
댐 안쪽 물이 소용돌이치며 회전이라도 하는 것인지 물 속으로 디민 팔 한쪽이
뽑혀나갈 듯한 기세로 수압에 떠밀리더니 곧 정말로 후두둑 소년의 팔이 꺽여졌습니다.
소년은 째질듯한 비명을 지르며 기절하고 말았지만
소년의 비명은 거대한 물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고,
축 늘어진 소년의 몸은 잠시 후 구멍안으로 흔적도 없이 빨려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소년의 몸이 만들어놓은 구멍은 거대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은 점점 빠르게 확산되어 마침내
새벽별이 높이 뜰 무렵에 댐은 큰 소리를 내며 붕괴하기 시작했습니다.
갇혀 있던 물이 화를 내듯 마을을 집어삼키기 시작했고, 그 기세에
반대편의 댐에서도 균열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들 잠들 시간이어서 사태를 파악하고 대피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을은 말 그대로 평온하게 물 속으로 잠겨들었습니다.
큰 호수처럼 변해버린 넓은 광장에는 네덜란드의 소년이 물 속에 잠긴채
여전히 거만하게 두 다리를 벌리고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퍼가실 때에는 적월매혹 이라는 제 필명과
제 홈피 주소를 함께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
written by_赤月魅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