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아이디를 빌려 씁니다. 글이 길어질거 같네요....
안녕하세요
중간에서 힘이 들어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
홀로되신 아버지, 저(34), 아내(32) 그리고 돌된 아들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 외동아들 입니다.
아내와 만나고 있을 당시에 둘다 계획도 없이 아이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양가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상황 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결혼 얘기가 나오게 됐지만 그때의 아내는 독립심이 무척 강했던 시기였습니다.
첨부터 결혼생각하고 만난건 아니었지만 아내는 거의 독신주의에 가까웠던 사람이었구요.
이유는 결혼하면 여자는 포기하는게 많다..시댁문제가 많을것이다..집안일도 여자가 전부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등등 결혼에 대해 호의적은 아니었습니다.
반 우스갯소리로 그냥 이렇게 결혼만 하지말고 이렇게 왕래하면서 아기낳고 살면 안될까? 아내가 이런말을 했던게 생각나네요.
암튼 여차저차해서 결혼날짜를 잡으려 할때 저의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단걸 알게됐습니다.
그때 서둘러 결혼식을 했어야 하는건데..하루하루 저희집이 눈물바다여서 그런지 결혼식을 올리는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9월중순에 출산을 했고(그때 아내는 친정-대전-에서 산후조리중) 10월중순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출산한지 얼마 안되어 쉬지도 못하고 수원으로 올라와 장례를 치르고, 손님을 맞고..
그러다가 홀로되신 아버지가 너무 걱정이되어 아내가 먼저 집으로 들어온다 하였습니다.
그게 11월말 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나가살라 하셨지만 전 아버지가 너무 걱정이 되었고 마침 먼저 선뜻 말해준 아내가 고맙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행복할줄 알았습니다. 집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버지가 그런 손자를 보고 어머니 생각을 조금씩은 덜 느끼실거 같아 좋았습니다.
아버진 몇년전에 뇌출혈을 당하셔서 전혀 거동조차 못하시다가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로 지금은 운전도 하시고, 잘 걸으십니다. 하지만 가끔 어린아이로 돌아간거 같고, 말이 헛나오기도 하십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상황만 알뿐 그런걸 옆에서 직접 본적은 없습니다. 저도 아내가 들어와 살때 자세히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다 알거라 생각했고, 이해할거라 생각했습니다.
들어온 날부터 아내는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저희 아버지 사고방식이 아주 옛날사람이라..어머니 생전에 아버지를 하늘같이 위함도 있었겠지요.
화장실 문을열고 볼일 보시는 아버지를 이해 못했고(지금은 문닫고 보십니다),
아내가 음식을 만들때 뒤에서서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말씀을 하셨고(이것도 안하십니다),
가끔 팬티에 변을 뭍히고 빨래더미에 벗어놔 아내를 놀래켰습니다. 그때 아내가 아버지께 변이 묻어있으면 다른빨래더미에 놓지말고 바닥에 내려놓으면 자기가 손빨래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렸는데도 아버진 자존심이 상하셨는지 몰라도 안하셨습니다.
제가 말해도 안하시더라구요.
그문제로 아내가 아버지와 약간 말다툼이라고 해야하나....암튼 그이후로 아버진 더이상 자신의 팬티를 벗어놓지 않으시게 됐습니다. 빨래를 하시는지까진 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그 문제를 아버지께 여쭤보기가 힘들고..솔직히 아버지가 자주 씻지는 않으십니다.
그문제말고 아버지가 외출을 자주 하시는데 외출후 손 안씻고 아기 만지시는것, 현관문 창문(주택입니다) 다 열려있는데 앞에서 담배태우시는것.
아...진짜 이 손안씻는거랑 담배때문에 정말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말씀드려도 70평생을 그렇게 사셨는데,,그리고 환자인데 당장에 바뀌시겠습니까?
하지만 아내는 아버지가 그럴때마다 저도 볶아댔고 어쩔땐 아버지께 직접 뭐라뭐라 할때도 있는거 같더군요. 그래도 잘 고쳐지진 않더라구요.
위에 적은 이유말고도 아내가 말하길 당신(나)모르는 것도 많다. 얼마나 힘든지 아냐.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때마다 아버지 아프시잖아 니가 이해해라.. 아버지 잘못한건 알지만 아프셔서 그래.. 라는 말밖엔 할수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로도 아버지가 거의 잘못하신건 맞지만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뭐라고 하면 아버지 쓰러지십니다. 그럼 그땐 다시 일어나시지도 못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더 큰 두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삼겹살을 먹고난 고기로 밥이랑 김치랑 볶는다면서 저 들어올때 맞춰서 미리 해논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의 전화를 받았는데..........
아버지가 자기도 먹는다고 했다고 해서 아내랑 아버지 먼저 먹고있는데 아버지가 한수저 드시곤 개밥이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아내는 아무리 그래도 개밥이 뭐냐며 수저를 내려놓고 집을 나왔다고..전화를 했더군요.
전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와 아버지께 왜그러셨냐고..개밥이 뭐냐고 했는데 아버진 개밥이라고 한적 없다고 오히려 어른이 밥먹고있는데 수저내려놓고 나간 아내에게 뭐라 하셨습니다.
전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잘못한건 알지만 아버지 앞에서 아내편을 들기가..그렇다고 아버지를 뭐라할수도 없고...그렇게 지나갔는데..
이제 쓰려는건 불과 3일전 일어난 일입니다.
3일전에 또 아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일끝나고 빨리 들어오라고.. 약간 흥분된 목소리..
왜그러냐고 물어보니 아버지가 욕을 했답니다. 싸가지없는년 이라고......
이유인즉슨,
지금 아들이 원인모를 피부병을 다리에 앓고 있습니다. 심하지는 않지만 신경이 쓰여 피부과를 갔는데 원래 아이들이 이것저것 만지고 입으로 먹어대서 어떤 바이러스균이 몸속으로 들어간거 같다고..자세히 알고싶으면 대학병원가서 조직검사를 해보라고 합니다.
다행히 긁어대지 않아서 일단 연고 바르고 지켜보고 있는데 아내는 신경쓰이나 봅니다.
장남감앞에서 아이랑 놀고있는데 아버지가 외출후 들어오셔서 그 앞에 앉아서 아이를 이쁘다고 안으시더랍니다. 그러자 아이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아버지 발바닥을 손으로 주물거리고 있는데(아이가 워낙 양손가락을 자주 빱니다) 아내가 아이를 안으면서 아이가 무엇이든 만지면 바로 손가락을 빠니까 발바닥 못만지게 해달라고 했답니다.
아버진 대답 안하시고 1~20분후 또 이쁘다고 안으시는데 아이가 발바닥을 또 만지더랍니다.
또 아내가 아이를 다시 안으면서 아이가 만지면 발을 치워달라 했는데 아버진 아무말도 안하시더랍니다.
세번째 또 아버지가 아이를 안고 아이는 발을 만지고 그래서 이번엔 아내가 '아버님 발이요!' 라고 말하고 아이손을 씻기고 왔다고 합니다. 그때도 아버진 가만히 계셨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체중계에 올라가서 몸무게를 재려는데 그걸본 아이가 기어봐서 체중게에 올라온 아버지 발을 또 주물거리더랍니다. 아버진 가만히 쳐다봤다고 하더군요..
화가난 아내가 아이를 안아 매트가 깔려져있는 바닥에 아이를 쿵 하고 소리나도록 내려놓으니 아버지가 아이다치게 뭔짓이냐고 소리를 지르시더랍니다. 아내가 아무말도 안하자 그때 나가시면서 싸가지없는년 이라고 했다더군요.
이제는 욕까지 하시냐고..자기 행동 어떤게 싸가지 없는거냐고..앞에서 계속 발 빼달라고 했는데도 안했다고 그리고선 왜 자기한테 그러냐고 뭐라 하더군요.
그날 들어와서 아내와 싸웠습니다.
아프셔서 그러는데 왜 아내는 알면서도 이해 못하는지..아버지가 아픈걸 보지 못했기 때문에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 못한다라고 하네요.
맞는 말입니다만..인지를 못하셔서 그러는걸 계속 인내심을 가지고 말해주고 말해줘야 하는걸 아내는 모르나 봅니다. 그리고 머리로는 알아도 아버진 행동이 늦으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이럽니다. 당신 있을때와 없을때 아버지가 자기를 대하는게 얼마나 틀린지 모른다고..완전히 틀린말은 아닌거 압니다만, 전 그래도 아내가 먼저 '호호 아버님~~'이러면서 부드럽게 이야길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똑같은 얘길 합니다.
첨부터 내가 안한줄 아냐 나도 첨엔 아버님말 잘 듣고 대화도 잘했다 등등 아버지때문에 자기가 이렇게 됐다고 아버지탓만 합니다.
첨에 언급했지만 아버진 옛날 분이십니다.
음식이며 습관이며 굳어진게 있습니다. 제가 자주 씻으라고 하지만 원래 잘 안씻으시고..이건 어찌할수가 없네요. 그런데 아내는 그걸 바꾸려고만 하고 있으니 아버지가 이쁘게 보겠습니까. 물론 미워하진 않으시겠지요.
지금 아내와 말 안하고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낼모레면 어머니 첫제사인데..친척분들도 다 올라오실텐데 걱정이 많습니다.
참.. 아내는 지금 둘째 임신중 입니다. 그래서 더욱 예민해진거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담배피우시고 바로 아이앞에 앉는 아버지에게 아내가 제발좀 씻어달라고 하더군요. 아내가 담배냄새에 유독 민감합니다. 아버진 바꿔가는듯 하다가 다시 원상태 인거 같네요.
제가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둘째때문에 분가하기로 해서 집보고왔고 낼모레 계약해서 10월중순엔 이사할텐데 그때까지 못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아, 말을 안하고 지낸 계기는 아버지의 욕때문에 싸웠는데 이걸 아내가 친정에 말했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살고있는걸 알면 자기 부모님이 어떨지 생각해봤냐고 하면서..마침 아내의 친척 결혼식이 있었는데 그때 얘길 하더라구요.
장모님이 속상해 하시면서 저한테 눈낮춰 집 알아보고 빨리 나가라고 하셨습니다(그땐 집을 못구한상태) 그런데 어제 집에 들어와보니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말시키지 말라면서 한참을 울다가 그날 장모님이 저한테 이런저런 말했을때 걱정끼쳐서 죄송하단말 했냐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했더니 왜 안했냐고 자기집이 지금 어떠지 아냐고.. 왜 자기엄마아빠한테 그런말도 안하냐고 합니다.
아...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말을 해야하는지..아내가 말하니 알겠더군요.
나가면서 바로 장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네요. 암튼 그 이후로 아내와 말을 안하고 지냅니다.
아버지와 아내 사이에서 전 정말 너무 힘이 듭니다.
매일 똑같은 말을 하는 아내에게 뭐라고 했더니 아내는 그러네요. 왜 자기가 똑같은 말만 하는줄 아냐고.. 똑같은일이 일어나니까 똑같은말을 하는거라고....휴....어쩌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한테 뭐라고 할순 없잖아요. 가뜩이나 조금있으면 나가서 살텐데 그때까지 아버지한테 잘 할수 없는지..아프신분인데 저마저 나가면 혼자계실 아버지가 너무 걱정되고 그럽니다.
더 세세한 일들이 많지만 이정도로만 글을 씁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참 아내가 네이트판을 잘 봅니다. 그래서 혹시나 답글이 달리면 아내가 생각하는것도 좀 풀리지 않을까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