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의 어이없는 통화이후 아주 흥분한 상태에서 쓴 글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같이 아파하며 답변을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네. 어느분의 말씀처럼, 이거 완전히 제입장에서 쓴 글 맞습니다.
결혼후 5년동안 저도 하느라고 했고, 뭐 신랑도 착실하게 하느라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결혼하고, 시어머니가 건강하셨을때는 아무 문제없었어요.
다만, 저 임신하고 바로 어머니 쓰러지시고 병원생활이 길어지고, 퇴원후에도 몸이 온전하지 못하지
활동의 제약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어머니도 많이 안좋아지시고
그걸 바라보는 자식들도 힘들어하고..
제 신랑도 약해지신 어머니가 안쓰럽고 불쌍해보여. 어쩌면 더 신경이 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다 이해합니다. 저도 첨에는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웠으니까요..
아니 지금도 아주 불쌍합니다. 머리로는 다 이해합니다.
다만, 저한테 하는 행동들, 이제까지 쌓였던 모든것들이 절 시어머니에 대해 뭐든 나쁘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그냥 합리화 하고자 합니다.
마음으로는 완전히 맘을 닫은 상태입니다.
솔직히 제가 시댁에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시어머니가 지팡이로 제 머리를 툭툭 치던날..이후부터 저 웬만하면 시어머니와 이야기 안합니다.
물어보시는 말씀 이외에 먼저 말을 건다든지, 살갑게 대하는거 안합니다.
대신 기본적인 할 도리만 하고 있습니다. 시댁에 가서 기본적으로 식사챙기는거, 시댁에 필요한 생필품들 하나씩 챙겨서 사다드리는거, 시댁용돈외 교회 헌금이나 가끔씩하는 파마비용같이 소소한 거 챙겨드리는 정도? 가끔 외식시켜 드리는거? 먹고싶다는거 그냥 해드리거나 사다드리는거..
저한테 돌아오는건 독기어린 말씀이지만.. 그것도 정이 떨어져 맘이 떠나니 그냥 한두번 흥분하고 그려려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면 그만입니다.
시어머니의 어이없는 행동들.. 말투들. 시누이들의 행동들..
신랑에게 하나하나 하소연 해봐야..
"엄마는 환자잖아.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
"에이, 속좁게 왜그래.. 신경쓰지 말고 넘어가"
뭐 이런 대답들만이 나오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신랑에게도 얘기를 안하게 되더군요.
그냥 제스스로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이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냥 며느리, 그냥 아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부모님 모시는 문제, 첨부터 생각안했던건 아닙니다.
결혼할 당시에 시부모님 좀 연세가 더 들고, 몸이 안좋아지시면 당연히 모셔야지. 좋은 분들이시고 따뜻한 분들이시니까..
이런 맘들이..
살다보니 내가 왜 이런 대우 받으면서 이렇게 살아야해..라는 생각이 커지면서 정말 합가는 어렵겠다..
이런맘으로 바뀌더군요.
이런 것들도 다 제가 제마음 편하자고 하는 제 합리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랑, 진짜 바보처럼 착한 사람입니다.
맘이 약해서 길가다 거지를 보면 지가 입고있던 속옷까지 다 벗어주고 올 성격입니다.
결혼전, 이기적으로 악으로 세상을 살아오던 제 눈에 그런 신랑이 천사처럼 보였죠.. 세상에 저렇게 착한 사람도 있구나..
그래서 5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결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후 살다보니 그 천사가 나만의 천사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가족들보다 남을 더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에 제가 지친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적인 제가 신랑이랑 아직 살고 있는 이유는
그냥 울 아들한테 잘하고, 제 친정식구들에게 잘하고, 가끔이지만 저한테도 잘해서 입니다.
제 친정식구라고 해봐야 친정엄마와 남동생 둘뿐입니다.
저는 이미 포기한 사고뭉치 동생이지만, 남동생이 사고 칠때마다 끝까지 자기 동생처럼 아끼고 나서서 사고수습해줬습니다.
남동생 중국 유학비용(2년간)도 신랑이 해주겠다고 해서 보내줬습니다.
제가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 이유는 이게 크죠.
제 친정엄마도 이런 이유로 그냥 속상한 일들도 넘기는 거였구요.
제가 속이 없어서 이런 대우 받으면 살았다는건 아니라는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댁의 일들만 빼면.. 뭐 그냥 참고 넘길만한 수준들이고,
점점 타인에서 저희 가족들쪽으로 배려를 하려하는 노력들이 눈에 보여서 입니다.
그제 저녁 퇴근길에 전화로 "시어머니 당장 모셔오자"로 시작된 지루한 싸움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버스에서 전화상으로 제 입장을 다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충 전달이 된 듯은 합니다.
신랑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이틀째 상가집에 들르느라.. 어제는 새벽에 들어왔고
오늘은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새벽에 들어와서도 그건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고, 아침 출근하면서도 전혀 다른 화제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아들이야기로 다른 일상생활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했고
하루종일 몇번의 통화를 하면서도 그 건에 대해서는 일절 신랑도 저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뜻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서 그냥 누나들이랑.. 잘 이야기 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만.. 제 입장 무시하고 그냥 자신의 입장대로 추진하겠다는 건지..
다만, 이제까지 5년 연애하고 결혼해서 5년동안 살아서 10년을 겪어본 결과,
정말 막무가내로 저한테 희생만을 강요하지는 않겠구나.. 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질 뿐입니다.
10년 세월동안 무작정 제편을 들어주는 것도 무작정 상대편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생각했을때 옳다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니까요..
적어도 그 판단이 지난 10년동안 그사람을 봐온 결과물이니까요..
막연한 희망이 절망이 될지, 진정한 희망일지.
그건 이번주에 결정이 날 듯 합니다.
다음주 시아버지 생신이 있어서,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주말에 다들 모여 식사를 해야 합니다.
병원에 계시니 당연히 병원으로 다 모이겠죠.
그럼 뭔가 이야기가 나올테고.
그때 어떤이야기가 어떤식으로 나올지, 저 미리 생각안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까지 바보처럼 제 입장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신랑이 이야기 하도록 내버려 뒀던걸
이번에는 확실히 제가 이야기 하려구요.
네. 시어머니 제가 모시긴 할거지만, 당장은 아니다. 준비를 할 시간을 달라.
내 맘과 몸이 지금은 너무 지쳐서 당장은 어렵다.
당장의 해결책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 난 모르겠다.
병원으로 보내시던지 아님 지금처럼 시댁에 계시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누나들이 모시던지 결정하시라.
난 당장은 안되고 두세달 지나 집문제가 해결되면 그 때 모시겠다.
신랑과 시누들이 당장 모시라고 계속 우긴다면
저 조용히 제아들 데리고 집에 와서 가방싸고 이혼할 최악의 결심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제가 정말 이기적으로 생각하는건지 어떤건지
신랑의 말처럼 제가 정말 이기적이라 이렇게 밖에 생각을 못하는건지.. 혼란스러웠지만
이제는 제 맘 가는대로 하렵니다.
주말에 결론이 나면 님들에게 후기 꼭 올리겠습니다.
같이 걱정해주시고, 같이 고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충고의 말씀, 격려의 말씀 다 새겨듣고
저랑, 제아들이랑, 제 친정엄마랑.
더이상 힘들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