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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와의 결혼이 망설여집니다.

오래된연인 |2011.11.05 05:26
조회 15,081 |추천 11

판을 즐겨 봐왔지만, 제가 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글솜씨가 없어 누가 읽고 답글달아 주실지 모르겠지만,,, 그냥 답답해서 한번 써봅니다.

 

저랑 제 남친은 참 오래된 연인입니다.

7년을 넘게 사귀었고, 나이 또한 저 20대 후반, 남친 30대 초반...

결혼을 생각하기도 지났다면 지났지 성급하지 않다고 봅니다.

남친은 결혼을 원하는데, 문제는 제가 두렵다는 겁니다.

원래 제 성격 자체가 한가지 결정을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고민을 하기도 하는데, 이 결혼이라는 문제는 정말 큰 문제이기도 해서 더 어렵고 그리고 왠지 모를 두려움에 한 발짝 내딛기가 어렵기만 합니다.

 

7년을 함께한 남친은,,,

성격이 너무 착하고, 좀 우유부단 합니다. 세상사는 스킬(?)이 좀 부족하고 만사 긍정적/태평이라 좀 나태한 면도 있죠.

한마디로 별 생각없이, 별 걱정없이 산다고 하나... 

그래서 저를 처음 만났을때, 학벌/직업/재산 이 많이 변변치 않아서, 제가 남친과 함께 발전하는 3,4년동안 좀 고생을 했어요.

아직도 그 고생이 끝나지 않았구요.

 

물론 니가 뭔데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그 사람을 바꿀려고 하냐고 할 분도 있고, 그런 바보짓하고 나중에 버림받으면 너만 손해라고 할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1-2년을 진지하게 만나면서, 결혼을 생각했고,,, 그러면서 서서히 현실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자...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남친 저랑 만났을때 학생이었고, 빚도 있었고, 경제적 도움 받지못해,,,제나이 그당시 2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1-2 만원이 없어 처량하고 거지같이 데이트 했어요.

전 뭐했냐고요?

저또한 20대 중반까지 학생신분이었고,, 취직을 한 후에는 데이트가 아니라, 남친 생활하는데 보탬이 되는걸 주로 사고, 하고 그랬죠...

데이트를 해도 8:2... 제가 8 이고요... 근데 남친이 자존심 상해해서, 아예 돈드는 데이트를 멀리 했어요...

그렇게 아둥바둥 7년의 연애를 하면서, 지금은 저희 둘다 꽤나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큰 자격증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제 남친은 저와 결혼을 하고 안정을 찾길 바라는데, 저는 아직 미래가 불투명하고 남친과의 결혼이 두렵기만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남친 자체가 정말 계획성 없고 좀 나태해서 믿음직한면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사람이 지금 위치에 있는거, 제가 아니었으면 아마 시작도 안했을... 그런것들이 대부분 입니다...)

결혼자체도,,, 돈은 모아놓은거 쥐뿔도 없고 아직 학자금도 갚아야 하면서 (대학등록금 생활비 일체를 본인이 감당하긴 했어요) 결혼하잔 말은 잘도 합니다.

그래놓고 제가 결혼식 비용,,, 예식비, 신행비, 간소한 예물 (두사람것만) 해도 천만원 가까이 (제 예상입니다) 들거 같은데... 이러면 금방 풀죽고요...

전세자금이니 혼수같은건 생각도 안해봤을걸요.

 

왜 남자가 다 준비해야 하냐고 하진 마세요...

전 사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다 준비되 있고, 필요한 만큼 쓸 생각도 있습니다.

제가 많이 써야한다고 해도 큰 불만은 없습니다. 저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님이 해주셔서 빚이 없었으니, 당연히 제가 더 많이 모을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적어도 이런일에 돈이 어느정도 필요하고 현재 자기의 위치가 어디라는것 정도는 알고 얘기를 꺼내야 하는거 아닌가요....

 

문제의 요지는,,,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 일을 저지르는 스타일인 남친의 성격과, 그 정반대의 제 성격 때문에 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라,,, 모든 일이 다 이런 식이고...

거기다 7년동안 대부분의 대소사를 제가 다 계획하고 추진해서 그런지, 남친은 이런 능력따윈 다 상실해 버린거 같습니다.

어쩌면 나대면서 남친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고, 남친이 할 기회를 뺏은 제 잘못이기도 한걸까요.... ㅠㅠ

 

다정하고 사랑스럽지만, 그걸로 결혼생활, 인생이 살아지는건 아니라는거,,,

7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가 점점 느끼고 있습니다.

저 혼자만 아둥바둥 하고있고, 남친은 그냥 묻혀서 따라오는 그런 기분...

7년동안 그게 문제로 안보였냐고 하면,,,이런것들이 문제일까 아닐까... 한참 고민해온 제 성격이 한몫을 했어요... ㅜㅜ

그리고 제성격이 워낙에 좀 까칠해서, 그걸 오랫동안 받아주는 남친의 정성과 인내심에, 이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해 왔던거 같습니다.

 

제가 너무 까다롭고 지나치게 분석적/계산적 인건지...

이런건 문제축에 끼지도 못하는걸 배부른 고민하고 있는건지...

제가 점점 미쳐가고 있는걸까요?

 

두서도 없고, 흥미롭지도 않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1
반대수2
베플요니|2011.11.06 01:04
두번이나 길게 썼는데 날렸네요..;;저 판보면서 처음 글 남겨봐요. 글쓴님 상황이랑 제가 완전 똑같았었거든요. 결혼전에. 대학다닐때 만나서 오래 연애했는데.. 우유부단의 극치인 신랑과 똑부러지는 저.신랑이랑 연애하면서 신랑이 식사 메뉴조차 혼자 결정한 적이 없던 사람이었어요.저는 과외해서 학비에 생활비가 넉넉할 정도로 벌었었고, (어찌어찌 다 소개를 받게되서;)신랑은 알바란 것도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어요.근데 집은 넉넉하지 않아서 항상 거지꼴.. 제가 거의 먹여살리고 입혀줬었죠.같이 공부하자 해서, 저 졸업하고 대기업 취업하고 신랑도 2년있다가 큰회사 입사하고그리고 3년있다 결혼했는데..제가 모아놓은 돈에 대출 더해서 집 전세얻고, 남은돈에 신랑돈 더해서 살림사고신랑은 회사가 멀어서 차사고 기름값하고 집에 좀 드리고 해서 거의 못모았더라구요.근데요.. 제가 그랬던 상황에 판에 글 올렸으면 다들 다시 생각하라 하셨을지도 모르지만저 지금 너무 행복해요. 우리 정말 잘 살아요.ㅎㅎㅎ 우유부단하지만 그만큼 또 다정한 우리신랑.결혼하고 바로 임신하고, 그 이후로 신랑은 회식 한 번 간적이 없어요. 저 기다린다고.지금 애기낳고 10개월 됐는데.. 어짜피 연구직이라 회식 필수도 아니라며 다 뿌리치고.야근있는 회사 아니지만 그래도 결혼 이후에 야근도 총 3번이 안되구요.집에와서는 애기 목욕시키고 잘 놀아주고 집안일 해주고 저 쉬라하고. (애기낳고 저 휴직중^^;)당직있는 날은 저 친정에 데려다 주네요. 혼자자면 무섭다고. 당직다음날 데리러 오구요.시댁보다 친정보다 우리식구 최고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배려하고.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예쁘다고 매일매일 얘기해주고요.신랑 부족한 면이 있다는거 알고, 그부분에서는 내가 더 노력하고신랑은 잘하는 점에서 저 너무 행복하게 해주고요. 저도 확신, 결혼에대한 확신이란게 안생겨서 3년을 고민한거거든요.근데 오래 봐오니 사람 됨됨이에 대한 믿음이 생기쟎아요.이사람, 내가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가. 또 나를 평생 지금처럼 사랑해줄 사람인가.어떤 다른 많은 조건들보다사랑이 기본 베이스가 되어있는 결혼생활은 불행할 확률보다는 행복할 확률이 높은거 같더라구요.그 흔들림 없는 믿음이 생기는데 저도 3년이 걸렸네요.근데 지금은 쪼금 후회도 돼요. 그냥 신랑 입사하자마자 결혼하는건데...ㅎㅎㅎㅎ근데 글쓴님보고 바로 결혼하라는게 아니구요,조금의 의심이라도 있다면 결혼은 조금 뒤에 해도 되세요. 일단은 먼저 물어보시라구요. 자기 자신에게. 이 사람이 조금의 부족함이 있지만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글쓴님 힘내시구요,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랄께요. 화이팅입니다. ^^
베플나랑 너무 ...|2011.11.06 05:27
연애기간 7년. 결혼 생활 3년. 현재, 나 혼자서 이혼 준비 중. 우유부단한 남자. 그 남자를 끌고가는 똑부러진 여자. 남편 빚 갚고, 시댁에 생활비 드리고, 무슨 일에든 긍정적이라 좋은게 좋은 거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남자. 치열하지도, 인생의 계획도 별로 없는... 너무 지칩니다. 이젠, 저까지 열심히 살고 싶지 않네요.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언제나 내가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고...그 과정에서 대책 없이 일만 만드는 남자. 지금은 형편이 많이 나아져, 월1000~1500만원 가량의 수입(사업을 같이 함)이 있지만, 난 다 포기하고 혼자 나가려고 합니다. 맨날 같은 잔소리 반복하게 만드는 남편이 이제 질리네요. 물론 나도 첨엔 좋게 얘기했죠. 그런데, 결정하기 전에 이거 한 가지만은 꼭 고려하세요. 그 사람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비슷한가? 그리고 지향하는 미래는 비슷한가? 그 미래를 위한 실천력이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남친 집의 집은 화목한가? (전 이부분을 결혼 전에 간과 했는데, 결혼 해보니, 왜 화목한 가정환경이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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