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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힘드네요...사는게...

한국사람 |2011.11.18 14:57
조회 274 |추천 1

안녕하세요.

두달전 직장을 잃은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마음이 너무 슬프고 답답해요.어디 하소연할때도 없고...

그래서  지금의 심경을 이곳에 글로 남깁니다.

우선 제가 직장을 잃게된 계기는...정리해고입니다.

정리해고...

정확히 말하자면 회사가 점점 어려워져서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이 해고된거에요.

그 중에 저도 포함된거구요...

제가 다니던 회사는 작은 하청 업체였어요.

아침 8시 까지 출근해서 저녁 여덟 아홉시까지 일하는 그런곳이었죠.

그렇게 6년을 일했는데 몇달전 부터 퇴근 시간이 빨라지기 시작했어요.

늘 저녁 여덟시는 넘겨서 퇴근했는데 어느날 부터 여섯시...빠르게는 다섯시에 퇴근하게 되는거였죠.

처음에는 그져 좋았었는데 나날이 반복되는 이런 날들이 불안해지기 시작하더군요.

퇴근시간이 빨라졌다는건 그만큼 일이 줄었다는 말이거든요...

평소 사장님과 농담도 하며 분위기 좋던 일터는 조금씩 웃음끼가 사라지고 급기야 동료들이 한 두명씩 일을 그만 두게 되었어요.

회사 사정 뻔히 아니까 어쩔 수 없었던거죠.

매일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소리가 공장안에 가득찼었는데 한참 기계 돌아가야 할 시간에 직원들 한숨소리만 심심찮게 들려왔으니까요.

그래서 얼마전 저와 동료들도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사장님은 연신 미안하다며 씁쓸한 표정만 지으시더군요.

우린 어쩔 수 없지않냐며 회사를 나왔지만 사실 막막했습니다.

매달 내야하는 월세만해도 적지 않았고 보험료며 공과금,청약적금...그리고 지금 내 나이에 날 받아줄곳이 있을까?하는 불안한 생각들.

점점 물가는 오르고 지출해야 할 곳은 많은데 통장에 남은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요...

숨이 막혀오는것 같아요.

아직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말씀은 안드렸어요.걱정하실테니까요.

그래도 장남인데 늘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1년에 서너번 고향 내려갈때마다 선물이며 용돈 꼭 챙겨드렸었는데...다가 올 설이 벌써 걱정됩니다.

요즘 계속 구직을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네요...나이가 많아서인지...무능해서인지...입사원서를 넣는곳마다 연락한번 없네요.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직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친구가 있는데 나도 도전해볼까?...막노동이라도 하고있을까?...

아...어쩌다 내가 이렇게 된걸까?나 참 열심히 살았는데...

군복무도 2년2개월 다 채워서 나오고 대학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어쩌다...내가 어쩌다...

그냥 제 삶이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군대 안다녀온 대학 동기들은 저보다 졸업도 일찍한만큼 사회생활도 일찍해서 연봉도 더 많이 받고 가정도 빨리 이루고 잘 사는것같은데,난 모든 의무는 다 지키며 살아왔고 누구에게도 해끼치지않으며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것인가?...

점점 나약해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됩니다.

엊그제는 함께 일하던 회사 동생이 소주 몇병을 사들고 제방에 찾아왔습니다.

같이 방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취기가 오르던중 녀석이 주머니에서 mp3를 꺼내더니 제게 이 음악 들어봐 하면서 이어폰을 건내더군요.

가만히 듣고있다가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

마음이 약해진 탓이었을까요?듣던 노래가 꼭 우리 이야기를 하는것같았어요.

동생녀석 하는 말이 "형 우리이야기 같지않아?"하면서 쓴 웃음을 짓더군요.

평소 음악을 즐겨듣지도 않았는데 그 음악만큼은 마음에 와닿아 컴퓨터로 다운받아 핸드폰에 넣었습니다.

혹시 저 같은 분들 많이 계신가요?

주어진 시간에,의무에 자의든 타의든 어쨌든 지키며 살아왔는데 예상치 못한 억울한 일들을 당하신분들...

세상이 냉혹하고 살벌하다는건 알고있었지만 점점 그 체감이 뼛속까지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제가 들었다던 노래 가사 한번 보세요.공감들 많이 하실겁니다.

 

제목:도둑 고양이

살며시 눈을 뜨면 무거운 햇빛이 내 아침을 또다시 깨워준다

거리를 헤매이다 담장위에 올라 스러지는 지친 마음을 내려놓는다

내가 사는것이 의미가 있는지 내 작은 몸을 맡길 작은 쉴곳하나 필요할 뿐인데

비바람 치는 세상속에 높은 파도에 나홀로 외롭고 두려운 하루...

 

공감가시나요?

저 가사에 나오는 도국고양이 신세가 꼭 우리나라 실업자,구직자들 신세같지않나요?

정말 저는 제가 맘놓고 일하고 쉬고 잠을 청할 수 있는곳이 간절합니다.

물론 저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구직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겠지요.

내년엔 전세로 옮길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앞이 보이지 않으니 게속 답답할뿐입니다.

오늘도 아침일찍부터 입사 지원서를 넣다가 마음속에 울분을 도저히 참지못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청년으로 산다는거...너무 힘드네요.

저도 오랫동안 사귄 여자 친구가 있어서 결혼도 해야하는데 앞으로 제 계획의 모든게 정지된 상태인것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가요?

어떤 분들은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고 하지만 이런 신세가 된다면  쉽게 그런 말을 할까요?

하루하루가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느낌입니다.

통장에 남아있는 잔고를 보면 그렇고,하루종일 구직 합격전화를 기다리는 저 자신을 돌이키면 그렇습니다.

군대 막 제대하고 공무원시험 열풍이 불때 그때 도전해볼걸 하는 후회도 하게됩니다.

정말 제대로 살고싶네요.

이 차가운 사회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제 가정도 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지켜내고 싶습니다.

저 같은 처지에 계신 실업자 여러분들...그리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생활하시는 여러분들...

도둑 고양이 같은 인생 그래도 살아야겠지요?

이렇게 울분을 토하고 나니까 마음이 한결 가라앉네요.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제 심정을 있는대로 다 토로하고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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