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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가 퍼온이야기 [뭐라구요? 1~2]

너구리 |2011.11.23 09:25
조회 16,880 |추천 28

http://pann.nate.com/talk/313548367 <- 안개 1편 ~ 10편 장편

 

http://pann.nate.com/talk/313577557 <- 수상한 후임병 1 ~ 7 + 단편작

 

http://pann.nate.com/b313579956 <- 단편작 + 소설가 1 ~ 8

 

새벽부터 비가와서 완전 무장하고 나가서... 지하철에서 땀흘렸습니다 --;

 

생각보다 어제보단 덜춥네요.

 

한주의 딱 중간입니다. 

 

반만 더 지나가면 꿀같은 주말입니다.

 

오늘은 주로 음산한 내용으로 갈거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감하세요

 

웃대 게시판 하드론님이 작성하신 작품 입니다.

 

총 7부작입니다.

 

====================================================================================

 

 

[1]

 

 

-이 이야기는 지인의 경험담을 소설식으로 엮은 것입니다.-





"김 선생...오늘도 늦게 갈거야?"


"예. 내일 수업준비도 해야 되고, 자료 좀 만들어야 됩니다."


"그래? 그럼 먼저 퇴근할게. 에어컨 꺼졌나 확인하고 문 단속 잘하고 가."


"예. 들어가십시오. 원장님."




"딸랑 딸랑~~"


학원 현관문에 매달린 방울소리가 원장의 퇴근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조그만 수학과학 전문학원에 근무하는 학원 강사다.


너무나 작은 규모의 학원이라 선생이라고 해봐야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원장,


물리와 화학을 담당하고 있는 나, 그리고 생물을 가르치는 여자 선생 딱 세 명이다.


집에 혼자 사는 나는 학원에 제일 먼저 출근하고, 가장 나중에 퇴근한다.


집에 있으면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1년 전 나는 이 학원에 이틀만 출근하는 파트선생으로 오게 되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조금씩 늘어서 이제는 5일을 출근한다.


원장의 신임도 얻어서 이젠 작은 경리업무도 내가 맡아하기도 한다.


1년이 넘다보니 이 학원의 생리와 시스템을 모두 알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외에 본의 아니게 알게 된 것들도 있다.


우리 학원은 5층에 위치하는데 5층에는 우리학원을 포함 3개의 업체가 하나의 홀을 공유하고 출입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나는 글쓰기 학원이고, 또 하나는 인조치아와 의치, 교정 장치를 만드는 치기공 업체였다.


글쓰기 학원는 항상 쥐죽은 듯이 조용했고, 치기공 업체는 항상 연마기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글쓰기 학원은 초등생을 받는 학원이라 7시면 문이 닫혔고, 치기공 회사는 9시 정도가 넘으면 문이 닫혔다.


자료준비가 거의 끝나가자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담배 생각이 나게 된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창가에 서서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뭔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치기공 회사의 출입문 아래 틈으로 촘촘한 빗살처럼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이다.



'음? 불을 켜놓고 갔나?'



나는 잠깐의 의심을 접고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해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나는 이내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작은 틈으로 새어나오는 그 빗살같은 불빛을 따라 움직이는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이다.


순간 나는 움찔했고 싸늘한 기운이 척추뼈를 타고 흘러내렸다.



'헉...뭐야? 누가 숙직이라도 하는거야?'



나는 제자리에 서서 침에 젖어가는 담배필터를 입에 문 채 한참 동안 그 출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기분나쁠 정도로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담배를 챙겨들고 발걸음을 옮겨 학원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는 순간 나는 일부러 학원문을 힘껏 열어제치며, 문에 매달린 방울소리가 크게 울리도록 하였다.




"딸랑 딸랑~~~~~"



방울 소리와 함께 학원문이 닫히자 나는 본능적으로 치기공 회사와 맞대고 있는 벽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작업하는 것도 아니고......숙직하는 것도 아니고.....마누라하고 싸우고 회사 나와서 자는 사람인가?


도둑놈인가? 보안설비도 되어있고, 옆의 학원에 불이 켜져 있는데 도둑이 들어올리가 있나?'



나는 여러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총동원하여 조금 전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의심과 궁금증만 더해갔다.


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저 건너편에서 어떠한 인기척도 들리지 않자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교무실로 들어와 내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았다.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오늘 작업을 내일로 미룰수는 없었다.


나는 잠시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노트북을 두드리며 자료 완성을 마무리 지어갔다.




교무실 문은 가운데 좁고 긴 유리가 있고 내부로 열리는 미닫이 문이며,


문이 열리면 그 문은 내 자리 옆으로 기대며 멈추게 설계되어 있다.


이 때 내 자리에서 교무실 문의 가운데 박혀있는 좁고 긴 유리를 쳐다보면


반투명지로 코팅된 학원 현관문이 반사되어 보인다.


평소에는 허락없이 외출하는 학원생들을 감시하는 감시창 역할을 하는 문이며,


누가 출입하고 있는지 업무를 보면서도 알 수가 있다.



밤이라 그런지 반투명한 학원의 현관문이 지나칠 정도로 선명하게 반사되어 눈에 들어왔다.


신경이 좀 쓰이기는 했지만 나는 무시한 채 작업에 열중했다.


그러나 이내 자료완성에 열중하던 나는 잠시 작업을 멈추어야만 했다.



노트북 화면과 함께 반투명지로 코팅된 학원문 밖으로


천천히 지나가는 사람의 그림자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내 등뒤에서 쏟아지는 에어컨 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온 몸에 싸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나는 교무실 문에 반사되어 보이는 학원 현관문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도대체 뭐야? 건물 관리인인가?'



내가 알기론 건물 관리인은 지하주차장이 텅비는 밤 10시 이후에 퇴근한다.



'옆방에 진짜 사람이 있나?'



이 생각이 들자마자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서 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옆의 회사문은 번호키라서 열고 닫을 때 문소리 뿐만 아니라 비프음이 같이 들린다.


그런데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내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내가 그 소리를 못 들을리가 없다.


게다가 주변이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 너무나도 무서운 적막감이 감도는 새벽시간이 아닌가?


뼛속부터 퍼져나오는 싸늘한 기운에 나는 리모콘을 들어 교무실 에어컨을 껐다.




"원장님. 접니다."



나는 두려운 마음 반, 궁긍한 마음 반으로 원장에게 전화를 했다.



"궁금해서 그런데 옆의 치기공 회사... 새벽까지 야근하나요?"


"뭐? 야근? 글쎄...그런거 본 적 없는데..."


"누가 있는 것 같애서요. 문틈으로 불빛이 보이고,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누가 있나보지. 그것 때문에 전화한거야?


"아...예. 전에는 불켜져 있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별걸 다 신경쓰는군. 그런데 아직도 자료작업 중이야?"


"예"


"대단한 열성이군.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빨리 들어가 쉬어."


"예. 원장님."



전화를 내려놓는 순간에도 여간 개운치가 않았다.


잠시 주위를 둘러본 나는 바로 노트북을 종료시키고, 가방에 우겨넣듯이 집어넣었다.


그리고 서둘러 가방을 둘러매고 교무실을 나서려는데 에어컨을 보고 나오라는 원장의 당부가 생각났다.



"젠장!"



텅 빈 네개의 강의실을 둘러보려고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네개의 강의실 모두 불이 꺼진 채 칠흑같은 어둠속에 묻혀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를 더욱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 하나 더 있었는데, 우리 학원은 강의실 전원이


모두 학원 현관문쪽에 있다.


때문에 현관까지 가서 전원 스위치를 켜고 강의실을 둘러봐야 했다.


나는 잠시 현관쪽을 한 번 쳐다본 후 지옥으로 이어지는 통로같은 어둠속의 복도를 바라보았다.



'아이..귀찮아. 그냥 꺼져있나 확인만 하고 가자.'



그냥 복도를 지나면서 소리만 들어도 에어컨이 작동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강의실 불을 켜는 걸 포기한 채 그대로 어둠속의 복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뚜벅 뚜벅...


내 발걸음 소리 이외에는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원하던대로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1강의실.....OK 2강의실.....OK 3강의실.....OK....'



너무나 어두운 나머지 나는 좁은 복도벽을 손으로 만져가며


한걸음 한걸음 마지막 4강의실을 향해 전진했다.



'4강의실...............'



바로 그 때 내 등에서 들리는 낯익은 소리.....



"딸랑 딸랑~~~~~~"



심장이 멎는다면 이럴 때 멎는걸까?








-계속-

 

 

 

 

 

 

 

[2]

 

 

 

 

도둑이냐 귀신이냐?


다리가 후덜거렸고,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나는 조용히 몸을 뒤로 돌려 네모 모양으로 불빛이 몰려있는 복도의 끄트머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너를 볼 수 있지만 너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 누군지 모르는 저 상대는 어둠 속에 묻혀있는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나무토막처럼 꼿꼿한 자세로 숨소리조차 죽여가며 불빛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째깍..째깍..째깍.."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적막감이 주변을 감싸자 멀리 떨어진 채 보이지도 않는 현관의 시계 초침소리가

들려왔다.



"째깍..째깍..째깍.."



먼저가서 확인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발이 떼어지지 않았다.



저 밝은 곳으로 나가는 순간 누군가 입을 쩍 벌리고 웃으며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



"째깍..째깍..째깍.."



내 심장 박동은 초침의 진동수보다 두 배는 빠른 것 같았다.



'기다리자. 누군인지 확인이나 하자.'



그러나 저 불빛 속을 가로지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바람.........바람.......맞다!!! 바람!!'



극도의 두려움을 없애고자, 나의 머리가 찾아낸 방울 소리의 원인은 바람이었다.



가끔 강한 바람이 불면 현관의 문이 흔들리면서 방울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바람소리인가 보다.'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내자 바닥으로부터 발이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이면서 걷고 있었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나는 얼굴부터 천천히 들이밀었다.



아무 것도 없다.



나는 뒤를 돌아 볼 틈도 없이 학원을 부리나케 빠져 나갔다.







"김 선생...어디 아퍼?"



"예?"



시무룩한 표정으로 노트북 모니터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나를 보고 원장이 입을 열었다.



"얼굴색이 안 좋아."



"아...예..어제 잠을 좀 설쳐서...."



"그러게 너무 무리하지 말라니까. 강사처럼 말로 먹고사는 직업은 건강 잃으면 끝이야."




원장의 말에 내 옆에 있는 생물 선생도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김 선생님, 제가 비타민 하나 드릴까요? 아침에 엄마가 챙겨준건데.."



생물 선생은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항상 마음 씀씀이는 천사 같았다.



"아뇨. 그냥 조금 피곤할 뿐입니다."



나는 둘을 향해 억지스런 미소를 한 번 보낸 후 무엇이 펼쳐져 있는지 관심도 없는 모니터를 다시

멍하니 응시했다.



"어제 새벽에 무슨 일 있었어?"



원장의 말에 나는 그제서야 눈과 귀가 열리는 듯 했다.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 생물 선생은 원장의 뜬금없는 말에 나와 원장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그게 말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데...기분이 묘하게 심란스럽습니다."



"뭘 봤는데?"



"특별히 뭘 본 것 아닌데...."



이 때 생물 선생이 신기한 듯이 듣고 있더니 나에게 물었다.



"어제 학원에서 귀신이라도 보셨어요?"



"아뇨...그냥 학원에 늦게까지 있는데...누군가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찝찝하더라구요."



"아휴...무서워라. 김선생님 그러게 그냥 일찍일찍 들어가시지.

귀신이 아니라 도둑이나 강도면 어떡해요?"



"그러게요..."



나는 고개를 돌려 다시 모니터를 응시했다.


다소 침울해 있는 나를 위해 원장은 다독거리는 말을 던졌다.




"힘내라구.


피곤하면 쓰잘데없는 게 신경쓰이게 하지.


그냥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가 지나가도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원장의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귀가 번적 뜨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원장에게 물었다.




"전 그림자 얘기 한 적이 없는데요. 원장님."



나의 물음에 원장은 당황한 듯 어색한 웃음을 보이더니 되물었다.



"어제 전화로 그러지 않았나?"



"전 옆 방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했지 그림자 얘기는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랬나?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보군. 신경쓰지마. 허허...."



원장의 말에도 나는 여전히 원장의 어색한 웃음이 신경쓰였다.



나는 이 어색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담배 하나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 학원 밖으로 나섰다.



"김 선생님. 담배 안 끊으실 거예요?"



마누라 같은 성화를 부리는 생물 선생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흡연장소로 향했다.


치기공 회사의 현관문을 지날 쯤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 회사의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도 전혀 미소짓지 않는 얼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의심스러움에 가득찬 눈빛...


평소 늘 마주쳤던 얼굴이지만 오늘은 더더욱 수상하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1년 동안 네다섯명의 이 회사 직원들과 말 한마디 섞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무슨 비밀조직처럼 자기들끼리만 수근대며, 길낄거리며 웃고, 낯선 이에게는

가벼운 눈인사 한 번 주지 않았다.


다들 이상해 보인다.


그리고 조금 전 원장의 그 어색한 웃음은 뭔가?


의심이 자꾸 의심을 낳는 것 같았다.






"괜찮냐?"


맥주 한 잔도 제대로 들이키지 않고 초점잃은 눈빛을 하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물었다.


"맥주 한 잔 하자고 해놓고, 술도 안 마시고 말도 안하고 뭐하고 있냐?"


"야... 민수야. 어젯밤 학원에 1시 넘어까지 있었는데 좀 기분 나쁜 일을 겪어서 말야."


"뭔데?"


나는 그간의 일을 친구인 민수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심각하게 얘기하는 나와는 달리 민수는 아무 것도 아닌 냥 너털웃음을 보였다.



"에이....뭐야. 귀신을 본 것도 아니고, 사람을 본 것도 아니고...그냥 그림자 하나 지나간 거하고,

방울소리가 전부잖아. 나이먹고 뭐하는겨?"



"아이...그런데..기분이 너무 찝찝하다니까..."



"너 올나이트로 밤샘 근무 안해 봤구나. 바빠봐라. 귀신이 다 뭐냐? 신경 쓸 여력도 없다.


차라리 귀신이 나타나서 놀아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니가 안 겪어봐서 그래.."



내 말에 민수는 갑자기 오른손을 들어올리더니 말을 이었다.



"하하하...다음에 귀신 나타나면 이렇게 손 한번 흔들어줘.

하이 귀신!!, 나 사람!! 난 생머리에 소복 차림 싫어함!!"



민수의 장난에 나도 어쩌지 못하는 쓴웃음이 지어졌다.







"오늘도 늦게 가나?"



"예. 원장님."



"요새 컨디션도 안 좋은 것 같은데 일찍 들어가지?"



"내일 고3 수업이라 수업 준비를 해야 됩니다."



"그래? 그럼 나 먼저 들어가지..에어컨 점검하고 가는 것 잊지 말고."



이젠 나를 걱정해주는 원장까지 의심스럽다.


원장이 뭘 감추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원장이 나보다 늦게 가는 걸 최근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책을 펼치고 문제를 풀어보는 와중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잡념을 없애기 위해 나는 불이 켜져있는 각 강의실을 돌며 에어컨이 모두 꺼져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교무실만 남겨 놓은 채, 강의실의 불을 모두 끄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교재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아...젠장. 집중 안되네."



그런데 갑자기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학원문을 열고 나가 치기공 회사의 현관문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머리를 아래로 내려 문 아래 틈사이로 빠져나오는 빛이 있는지 관찰하였다.


어두웠다.


그 어떤 빛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빛 대신 허탈한 웃음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힘겹게 머리를 아래로 내리고 문틈을 쳐다보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정신을 차린 나는 엘리베이터 옆의 창가로 다가가 담배 한모금을 빨아들였다.



마음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자 나는 천천히 학원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이젠 딸랑거리는 방울소리가 그다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로 들어서려는 순간 어둠 속에 묻힌 긴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 예상대로 여기서는 저쪽 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만일 어제 누군가 들어왔다 하더라도 나를 전혀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갑자기 공포로 돌변했다


어둠 속의 복도 저 편에서 차디 찬 기운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조금 전에 에어컨 모두 껐는데...........



'젠장!!!! 이젠 입장이 어제와 반대가 되었네.'



무슨 용기가 나서일까?


학원 전체가 울릴만큼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튀어 나왔다.




"아...빌어먹을....여기 있으나 거기 있으나 무서운 건 마찬가지네!!"










-계속-

 

 

 

추천수28
반대수3
베플김안나|2011.11.23 09:56
왜그래~왜!! 왜 늦게까지 남아서 그래.ㅠㅠㅠ 칼퇴근 하라고!!!!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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