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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 원혼은 말하지 않는다 2

윰서뽀잉 |2011.12.06 19:11
조회 1,297 |추천 6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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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서울에서 부산까지(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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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웃대 검은토끼님입니다.

 

시작!------------------

 

 

 

 

 

 

 

 

 

 

 

EP 1.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한 통보 (2)

 


3층에 도착하니 조금씩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온다.

 

이어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는다.

 

계단의 중간쯤 올라가자 사람들의 하반신이 보인다.

 

수를 어림잡아보니 횡단보도에서 본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사람들의 목소리가 확고히 들린다.

 

 

 

 

 


“글쎄! 이 빌딩의 건설계약기간이 다음 주하고도 5일밖에 안 남았다니까요?”

 

“저희로서도 뭐라 해 드릴 말이 없네요. 저희 전문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기름칠이 덜 된 것도 아니고, 제동장치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물질이 낀 것도 아니고!

 

오작동을 일으킬 원인이 없어요. 원인이.”


 

 

 

 

 

 

그룹은 두 개로 나뉘어 싸우고 있었다.

첫 번째 그룹은 4층을 사들인 모델하우스 회사와 계약한 인부들이고,

 

두 번째 그룹은 이례 없는 이상현상에 속수무책인 기계와 전자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그런데, 새로운 인기척에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 쪽으로 한 번에 모이나 싶더니 이내 거두어버리고

 

다시금 자기들끼리의 싸움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내 옆에 서 있던 권태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


 

 

“아무래도 타협점 찾기는 어려울 것 같네. 이래선 공사 자체가 진행이 안 될 거야.

 

저 건축가들, 분명히 파업할 테니깐.”

 

 

 

 

 

 


옳은 말이다. 이득 없는 공사에 손해까지 보면서 작업할 건축인부가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권태와 나는 제법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하며 본격적으로 4층 현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두 그룹 사이에 끼어 꽤 곤란한 표정으로 싸움을 중재시키고 있는 총 작업감독관이 보인다.

 

 

 



“현수야!”

 

 

 



그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권태인가 싶어 녀석이 서 있던 왼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녀석은 이미 자리를 뜨고 감독관을 도와 함께 두 그룹이 붙지 않도록 거리를 벌리고 있다.

 

 

 


“여기야.”

 

 

 



누군가 등을 툭 두드린다. 시선을 뒤로 돌린다.

 

그러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현재, 나의 위층인 3층을 담당하고 있는 영우다.

 

나는 인사를 건네려다가 돌연 영우의 등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언가 영우의 등에 잔뜩 업혀 있었다.

나는 그 물체가 무엇인지 금방 알아보고 영우에게 따지듯 물었다.

 

 

 

 

 


“왠 벽돌이야?”

 

 

 



나의 물음에 싱긋 웃음을 지으며 영우가 대답했다.

 

 

 

 


“여긴 엘리베이터가 지금 오작동하잖아. 어쩔 수 없이 인력을 써야지, 뭐.”

 

 

 

 


영우의 말에 이 사태가 단순히 ‘오작동’으로 끝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분명 오작동 때문에 채워지지 않는 필품 부분에 대해서 인력이 강요될 것이고,

 

결국 죄 없는 인부들만 고생하게 생겼다.

 

대충 벽돌의 수만 봐도 성인 남자가 장시간 들면 어깨에 심한 무리가 갈 정도이다.

나는 서둘러 영우의 등에 쌓여 있는 벽돌 중 네다섯 개 정도를 옮겨 든다. 그리고 이어 묻는다.

 

 

 


“이 많은걸 1층부터 가져온 거야?”

“그건 아니야.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 담당인 3층에 내리거나 더 위인 5층에 내려서 옮겨와.

 

지금은 5층에서 내려왔고, 아 벽돌 들어줘서 고마워.”

 

 


“친구사이에 뭘. 근데 이 벽돌들 어디로 가져가고 있었어?”

 

 



“저기 보이는 방으로.”

 

 

 

 

 

 

 



영우는 고개짓으로 어느 장소를 가리킨다. 나는 영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인파 사이에 어렴풋이 방 하나가 보인다. 그런데 분위기가 영 꺼림칙하다.

 

모델하우스가 들어서면 화장실이 될 장소로 보이는데, 아직 전등을 설치하지 않아서 꽤 어둡다.

 

더군다나 비가 와서 더더욱 어두워 보인다.

 

우리는 소란스러운 사람들을 이리저리 헤치고 그 방으로 들어섰다.

 

 


“악!”

 

 



영우가 힘겹게 방 중앙에 쭈그리고 앉아 중심을 뒤로 옮긴다.

 

동시에 영우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이어서 지게에 고정되어 있던 벽돌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나도 들고 있던 벽돌들을 쏟아진 벽돌들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영우는 수고했다며 앉으라는 시늉과 함께 자기 옆 바닥을 손바닥으로 탁탁 두드린다.

 


나는 양반다리를 하고 영우 옆에 앉는다. 그리고 말없이 문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에 불쑥 담뱃갑이 들어온다.

 

 

 


“필래?”

 

 

 



나는 갑을 받아 들고 능숙하게 한 개피를 뽑아든다.

 

그리고 갑을 돌려주자 영우가 받아 들고 이번엔 라이터를 건네준다.

 

두 손을 기도하듯 모으고 라이터의 톱니를 두세 번 돌리자 급기야 한 줄기의 불꽃이 치솟는다.

 

나는 조심스럽게 담배 심지를 갖다 댄다. 동시에 몽롱한 향이 방에 퍼져간다.

나는 영우에게 사태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조금 이상해. 원인 없는 오작동이라니, 전문가들이 실력이 없는 거야, 실력이.”

 

 

 



그러자 영우가 담뱃재를 털어내며 대답한다.

 

 


“뭐, 어차피 우리는 2층 담당이고 여긴 어떻게 되든 솔직히 큰 상관은 없지. 그렇지만 문제는”


 

 

내가 영우의 말 허리를 자른다.


 

 

“전체계약에 영향을 미친다. 이 말이지?”

 


“응. 또 만약 그렇게 되면 너도 알다시피 원래 받기로 했던 보수보단 적게 받게 돼.

 

그건 너, 나, 모두에게 좋지 않아.”

 

 



우리는 동시에 폐와 머리의 깊숙한 부위를 돌고 온 탁한 공기를 입과 코로 내뿜는다.

 

밖의 소란은 전보다 조금 더 누그러져 보인다.

 

감독관이 한숨 돌리며 그제야 타협점을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영우가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한다.


 

 

“나는 다시 벽돌 가지러 가야겠다.”


 

 

 

나도 일어서며 말했다.


“도와줄게.”


 

그런데 영우가 멋쩍은 듯 웃으며 사양한다.

 

나 이외에도 함께 운반할 인부가 있는지라 굳이 수고해 줄 필요가 없단다. 나는 다시 앉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난 권태 오기 전까진 여기 있을 테니까 혹시 뭐 도움 필요해지면 이리로 와.”

 

 

 

 



영우는 알겠다며 방을 나갔다. 이제 방안에 남은 건 나 혼자다.

 

고요한 침묵이 몸 주위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러자 방이 사뭇 다르게 보인다.

 

두 팔에 소름이 올라왔다. 소름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대학생 때,

 

혜주의 어머니와 했던 대화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러자 숨이 턱 막히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몇 발자국만 걸어나가면 사람들이 몰려 있는 장소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

 

왠지 이 방과 저 장소는 굉장히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영우가 나간 뒤부터 자꾸만 몸 주위에 찬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나는 머리를 휘휘젓고 다시 담배를 들어 올린다.

 

그리고 입에 대려던 찰나, 돌연 몸 주위로 위화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주변의 조화가 깨졌다. 무언가에 의해. 그러니까, 주변에 있어선 안 될 것이 있다.

 

머릿속에 이 방에서 나가라는 명령이 계속해서 내려진다.

 

그런데 왜인지 몸은 꿈쩍하질 않는다.

 

그때, 갑자기 강하게 오한이 드는 이상한 소리가 순식간에 연이어 들려왔다.

 

 

 

 

 

 

 

 

 

 

 

 

 

 

 

 

 

 



“찾…았…다.”


 

 

 

 

 

 

 

 

 

그 덕에 안 그래도 긴장해있던 나는 큰 비명을 토하며 반사적으로 빠르게 일어섰다.

 

나는 허겁지겁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건 무너져 있는 벽돌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아있다.

 

나는 두려움을 참지 못하고 방을 나선다. 심장이 미친 듯 쿵쾅거린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고,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 건지 살이 따끔따끔하다.

 

 

 


나는 불안정한 걸음으로 연신 뒤로 고개를 돌려 빈 방을 바라보며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과 몸을 접촉하자 그제야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한다.

 

 

 

 


“어디 있었어!”

 


그때, 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덕분에 빠르게 뛰던 심장도 그 속도를 서서히 감속해간다.

 

정신없이 고개만 이리 저리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며 팔을 붙들었다.

 

권태다. 그런데 나와 얼굴을 마주치자 녀석의 표정이 험하게 굳는다.

 

 


“무슨 일 있었어? 안색이 왜 이리 창백해? 얼굴에 땀 좀 봐!”

 

 



녀석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다. 또, 나는 급하게 얼굴을 피고 땀을 닦는다.

 

나는 차마 그 방에서의 일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조금 피곤하다고 대충 둘러댔다.

 

그러자 권태도 약간의 눈치를 줄 뿐 더는 묻지 않는다.

잠깐 어색한 정적이 흐르고, 나는 대화의 화제를 돌렸다.

 

 


“싸움은 어떻게 됐어? 타협점은 찾았어?”

 

 

 



내 질문에 권태가 약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 상태로 가면 아마 너와 내 예상대로 될 것 같아.

 

4층 건축가들 전부가 입을 모았어. 내일부터 파업할 거래.”

 

 

 

 


그때 하늘이 번쩍하더니 어마어마한 천둥소리가 공사장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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