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 중2학년 여학생이고, 초등학교 3학년 성폭행?피해자입니다.
저는 주변 학교, 그것도 저희 오빠와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오빠 옆반 남학생한테 성폭행당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로써 몇글자 글 써내려가려합니다.
악플 달지 말아주세요..비판하고 싶으시면 둥글게 말씀해주세요 ^^.
일단 알리씨의 나영이 가사에 대해 먼저 죄송하지만 여기서 한번만 더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두분과 두분 지인분들께 모두 죄송합니다만, 정말 제 의견을 밝히기 위해서임을 알아주세요..부탁드립니다.
알리씨가 백번 잘못한것입니다.
알리씨가 그랬죠, 자신의 피해 사실을 연예인으로써, 여성으로써 밝히지 않으려 했다... 당연한거죠. 좋은 일 아니니까요. 알리씨도 연예인 생활이든 아니든 0.01프로라도 여성으로써 밝히고 싶지 않은 마음 있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여태까지 해온 학교생활보다 앞으로 지낼 학교에서의 시간이 많은 아이, 앞으로 한참 예민해지고 사춘기를 겪고 친구들을 만나야할 아이, 친구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두려워하고 걱정할 아이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제목으로쓰고 가사로 쓴다는 건 아이에게 한번 더 상처를 주는 일일 수 밖에 없었어요. 당연한거고, 아이의 입장에선 상처도 많이 됬고 눈치도 보이고 힘들었을 겁니다. 당연한거에요.
제 이야기가 뉴스거리로 나왔을 때, 제가 그랬으니까요.
제 이야기는 조두순사건처럼 크게 벌여지고 떠돌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단지 뉴스에 'ㅇㅇ시 k양이 인근 중학교 남학생에게 성폭행당했다'식으로 지나가는 기사였고, 인터넷기사도 작게 한두개 나있었으니까요. 하지만 ㅇㅇ시라고 하던, Y시라고 하던, 그 누군가는 알아볼 것만 같았고 선생님들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계실 때 행여 소문이라도 나지 않을까 얼마나 두려워했는 지 모릅니다.
하지만 알리씨도 한 피해자로써 조두순사건의 피해자 여학생을 위로하고싶은 마음..이해합니다..저도 나영이사건 듣고, 사실 어린나이에 당했었다는 동질감하나만으로도 안쓰럽고 나보다 더 심했을 상황에 함께 눈물 흘린 여학생으로써..... 직접 달려가서 건강되찾을 수 있을꺼야,힘을 내, 두마디라도 해주고싶었던 아이거든요. 아이의 아버지께서 눈물 흘리실 때 함께 눈물을 흘렸고, 아이의 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실 때 저희 아버지도 함께 속상해하셨습니다.
저희는 지금도 뉴스나 인터넷에 성폭행 이야기로 세상이 떠들석해지면 서로 적막감이 찾아들고 조용해집니다. 그렇게,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들어요. 제가 말한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들다'는 죽음 가출 이런 것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소외당하는 학생들이나 저같은 피해자들 혹은 어떠한 일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 자신이 과거에 심하게 저지른 죄가 있는 분들이라면 그 옛날 이야기 하는 것 만으로도, 학교 친구들에 대해 다른 아이가 물어보는 것 만으로도 빨리 화제거리를 바꿔버리고 싶은 마음..있지 않으신가요? 그런 마음이에요.
그렇게 듣고싶지 않고, 다신 하고싶지 않은 이야기에요. 그런데 알리씨는 그걸 되새김질하게끔 만드셨고, 네티즌 여러분들은 알리씨가 그 일을 되새김질하도록 만드셨습니다.
물론 알리씨께서 경거망동하셨지만.. 가수 퇴출이니 뭐니 그런 이야기까지 하시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조두순사건의 피해자 아이와 아버지께서 알리씨 티비에나오는 모습 꼴도보기싫단 식으로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직도 항간에는 알리씨 퇴출 서명이며 글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네요.. 그런 걸 볼때마다 저까지 마음이 아립니다. 물론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한번 더 두분과 지인분들께 이 사건을 되새김질시키고 있단 거, 압니다. 하지만 제가 나쁘게 말하면 여러분들 끄집어내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고 싶어서, 정말 그러고 싶어서 그래요.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이 성폭행당하셨어요.
지나가다가, 모르는 남자가 끌고 가더니 나를 성폭행했어요.
그런데 내 이야기가 인터넷과 뉴스에 떠돌아요.
내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역이 떠돌아요.
나는 성폭행 피해로 학교에 2일정도 빠지고 우리집 주변에는 경찰들이 와있어요.
아, 내 주변사람들은 피해자가 나라는 걸 알거에요.
학교에 가고싶지 않아요.
나는, 주변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나를 보고 손가락질 할 것만 같고, 날 피할 것 같고, 더럽게 여길 것만 같아요.
이게...아마 많은 사람들의 심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성폭행 당한 사실을 숨기기도 하고요.
궁극적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곧 아래에 쓸 말이겠네요.
여러분들은 성폭행 피해자를 위로하고자 기사를 퍼오고, 또 기자여러분들은 기삿거리낫다고 그거 마구 올려대겠죠?
만약 범인에 대한 기사, 즉 '당시 9세 여자아이 성폭행 범인은 아무개로 밝혀졌다'는 식의 기사가 아닌, '서울시 천국구 천국동에서 18세 여학생을 상대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이 성폭행했다 해당 여학생은 현재 1주일째 등교를 거부하고있다'뭐 이런식으로 '여학생'을 유추해낼 수도 있는 기사라면 자제해주세요. 어느정도 퍼트리는 것?이해합니다. 그거 다 쓸 때 해당 여학생이 동의하니까 쓰는 거거든요. 특히 조두순사건에서 쓰인 사진들처럼, 사진이 첨부된다면 더더욱요. 조두순사건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마땅했지만 이렇게 몇년이 지난 지금처럼 나영이에 대해 떠드는 것 자체를 자제해야합니다.
아니, 행여 세상에 알려지더라도
만약 자신의 주변사람이 성폭행에 당해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더라도
마주봤을 때,
마주쳤을 때,
"쟤 아니야?"
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주세요. 눈길 하나 주지 말구요..
같은반 옆자리라고요?
그럼.
" 괜찮니? 걱정마, 그런 일로 우리가 널 안좋게 보진 않을거야."라고 따뜻한 한마디만 건네주세요.
정말 친한 친구여도, 정말 한마디만 건네주세요.
그 이상 계속 이야기하면.. 되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서두없는 글이지만 추천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교과서적인 이 아닌 성폭행 피해자가 바라는 성폭행 피해자를 대하는 방법을 알아주시길 바래요. 범죄가 늘고 있는 요즘, 범죄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 피해자를 감싸안아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