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백화점 입사 1년차 직장인입니다.
국내 빅3 백화점 중 한 백화점에 공채로 입사해서 지금 지점에서 영업관리직을 하고 있습니다.
입사 전부터 유통+서비스업이 힘들다 힘들다 말은 들었지만,
"나는 잘 할 수 있을거야."라는 마음으로 입사를 했는데,
요즘은 컴플레인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ㅠ ㅠ
진짜 매일매일 빡쳐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쉬는 날도 컴플레인 걸릴까봐 전전긍긍하고............
'고객님의 문의가 oo팀에 이관되었습니다.'라는 문자가 뜨면 그 때부터 심장이 쿵쿵쿵쿵쿵!!
고객님이 회사 홈페이지에 컴플레인 글이라도 쓰는 날엔 사무실이 발칵 뒤집힙니다.
취업도 힘들고, 나름 앞으로 MD로서 성장하겠다는 꿈을 안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요즘은 매일 다른 회사 공채 올라온 것 없나 보고 있습니다.
고객 컴플레인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상황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컴플레인을 보면 판매직원이 잘못한 경우나,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도 있고,
백화점 측이 잘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10에 8은 그리 어렵지 않게 고객님과 상의해서 해결점을 찾아냅니다.
문제는 나머지 컴플레인들......
'백화점은 우기면 다 된다'는 생각을 가진 고객님들입니다.
몇 가지 제가 직접 겪었던 사례를 들려드릴게요.
1. N브랜드의 패딩을 1년 전에 삼. 지퍼 위쪽 부직포 부분에 먼지 끼었다고 환불해달라고 요구.
1년동안 착용한 상품이고, 부직포에 먼지끼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환불은 안 된다고 했음.
그랬더니 "팀장 불러와!"라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매장에서 난동.
결국 팀장님이 왔음.
그랬더니................ "너는 누구야!!" 라면서 팀장님 따귀 때림;;;..
고객님한테 교환, 환불에 관한 규정을 말해주고, 해줄 수 없다고 함.
부직포에 먼지 낀게 마음에 안 들면, 부직포 부분을 수선해서 다시 드린다고 했음.
그랬더니 "내가 비싼 돈 주고 OO백화점에서 산 건, 너네 OO이란 대기업 이름 보고 산건데, 이러기야?"
라며 계속 환불 요구.....
N브랜드 본사에서는 당연히 환불을 안해준다고 하고, 고객님은 계속 사무실로 전화해서 난리치고..
결국 사무실 사람들끼리 돈 모아서 환불해줌..
2. 6개월 전에 샀던 티셔츠가 늘어났다고 환불해달라고 함.
심의를 넣어서 제품 이상이면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겠다고 하고 심의를 넣음.
심의는 총 3번 넣었음. 브랜드 본사 심의,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보호원.
세 기관의 결과는 모두 '세탁한 자'에 의한 손상, 수분 과다 노출에 의한 수축이라고 나옴.
그래서 심의 결과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했음. 드라이클리닝 제품을 손세탁한 것 같음.
그랬더니 이번에는 세탁한 자의 잘못이면, 세탁소에 피해보상 받게 영수증을 재발행해달라고 함.
그래서 영수증을 재발행하려고 했는데, 멤버쉽도 적립 안하고, 카드 구매도 아닌 거임.
구매 내역을 찾기가 어려웠음.
어쩔 수 없이 하나하나 영수증 매출을 뒤졌음.
해당 브랜드에서 15만원짜리 옷을 현금 구매한 목록을 뒤지는데, 안 나오는 거임.........
3월, 4월, 5월, 6월까지 뒤졌는데도 안나옴.
결국 1년치 매출 영수증을 죄다 뒤져서 비슷한 금액대의 현금 영수증으로 재발행해줫음.
등기로 부쳐달라고 해서, 고객님이 적어주신 주소에 보냈는데 반송되서 오는 거임...
택배기사한테 그 주소에 해당 고객님이 살지 않는다고 전화옴.
고객님한테 전화했더니 "내가 거기 사는데 왜 안 산다고하냐"
"지금 영수증 안주려고 거짓말하는 거 아니냐?"
"옷 심의 넣고 하느라 한 달이나 기다렸는데, 이젠 못 참겠다. 영수증도 필요 없으니까 백화점에
서 환불해라." 라며 생떼를 씀. 그러면서 사무실에 전화해서 내 전화번호, 다른 담당자 전화번호, 팀장
님 전화번호 알아내서 문자로 매일 협박함. 백화점 소송걸꺼라며...... ㅡㅡ;;
결국에는 팀비로 환불해줌.
답답하지만... 안 되는 건데도 환불을 해주는 이유는
문제가 커지면 또 백화점 서비스 엉망이다 뭐다 하면서 언론에 나오거나 인터넷에서 이슈화돼고,
결국에는 백화점 이미지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게 사무실 분위기임 ㅠ ㅠ
그래서 백화점 샵매니저님들이 손해를 보고 환불을 해주는 경우도 많음.
3. 원피스를 환불해달라고 고객님이 오심.
샵매니저가 매장에서 원피스 상태를 이것저것 보고 한 번 정도 입은 흔적이 있긴 하지만,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아서 환불 해줬고, 고객님이 고맙다고 하고 집에 감.
상품 안 쪽이 찢어졌거나 오염되어 있으면 환불을 못 해주니까,
상품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게 교환/환불의 절차임.
그런데 그날 고객님한테 컴플레인이 들어옴.
내용인 즉, 환불하러 갔을 때 왜 원피스를 안감까지 보는거냐. 나를 의심해서 그런 거냐?
기분 나쁘다. 환불해달라고 했으면 그냥 바로 해줄 것이지 왜 확인하냐는 거였음.......ㅠ
4. 백화점에는 진짜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옴.
얼마 오래 살진 못했지만, 이 세상에 진정 또라이가 그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음..
진짜 진짜 진짜!!!!!!!!!!!!! 이상한사람들 많음.
하루는, 동기 중 한 명이 계산대를 잠깐 봐줬음.
그런데 포스기계에 카드 센싱하는 소리가 너무 퉁명스럽다며...
관리자가 나와서 무릎꿇고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반성문까지 쓰라고 하는 거임.
이건 진짜 대박사건이었음.
"야! 너 나 무시하냐? 내 카드 막 긁는다? 이거 고장나면 니가 책임질꺼야?"
라면서 그 담당자 멱살 잡고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주위 사람들 다 쳐다보고 20분을 뭐라고 난리 부르쓰........;;
잠깐 안쪽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해도 절대 안 들어가고 백화점 복도 에서 계속 소리침.
결국 내 동기는 백화점 한 복판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반성문 씀.
그 동기는 한 달있다가 나갔음.....ㅠ ㅠ
더 많은데 시간이 늦어서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얼마 전에 티비에서 감정노동자들의 복지에 대한 내용이 나왔었습니다.
서비스직의 사람들도 엄연히 사람인데 웃으면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비단 백화점 뿐만이 아니라 호텔,관광,유통업 등등에서 서비스직종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하찮거나 못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반말에 욕설에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정말 정말 많습니다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