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에서야 제가 썼던 글이 톡에 올랐다는 걸 알았어요.
원래 글에 첨부할까 하다가 제 글에 댓글 남겨주신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서 다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가끔 톡에 오른 글 보면 '댓글 하나 하나 다 읽어 보았습니다' 라고들 하시잖아요.
몇백개나 되는 댓글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하나 하나 다 읽게 되더라구요.
저랑 비슷한 일로 고민하셨던 분들, 놀라울 만큼 상황을 잘 파악하신 분들,
속시원하게 제가 못했던 욕을 해주셨던 분들,
또 남이지만 따끔한 충고를 해주신 분들. 다 너무 감사합니다.
글 올리면서 악플도 각오 했었는데, 조금 격하게 표현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다 맞는 말씀이였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놀랐어요.
사실 주말에 글을 올리고 나서, 50개 정도 달린 댓글을 보면서...
마음을 굳히고 남자친구랑 통화를 했습니다.
여러 대처방법들을 제안해 주셨지만, 은근슬쩍 떠보고 반응을 보기에 저는 너무 지쳐있어서,
그냥 정공법으로 결정하고 솔직하게 말을 했어요.
돈에 관련 된거라 말 꺼내기가 어려웠지만, 그냥 종이에 간략하게 써 놓고 읽었습니다.
데이트비용, 전화비, 선물, 온라인 뱅킹, 소액결재, 도토리, 커피값 등등.
난 해준게 너무 많아서 기억 못하고 빠진 물건이 있을 수도 있다.
근데 오빠한테 받은 건 언제나 '말'뿐이 었다. 오빠는 말로만 나한테 너무 많이 해줘서,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근데 나는 그 '말'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
내가 좋은 여자친구가 아니라 좋은 '봉' 노릇을 하고 있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물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내 잘 못이다. 내가 좀 여우같이 못 굴었다.
이 외에도 마음 속에서 저를 괴롭히던 의문과 하고 싶었던 말들 다 했어요.
좀 구질구질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 털어 놓았습니다.
제 얘기를 말없이 들어주던 남자친구는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짧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여전히 풀리지가 않더라구요.
이런 얘기를 좀 예전에 했으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도 되었을 텐데...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 남자를 이해 하기에는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만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을 했습니다.
일주일간 각자 생각 정리 좀 하고 다시 얘기하자고 하고 끊었어요.
담담하게 말했지만, 사실 저는 아직도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일부러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최악의 부분은 "오빠는 날 사랑하는 것 같지가 않아" 이런 말을 제 스스로
했다는 겁니다.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냥 이 말을 내 뱉는 순간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남자가 저를 붙잡아도, 붙잡지 않아도 슬플 것 같습니다.
그냥 이렇게 물 흐르듯이 말없이 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저는 이별을 결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중 입니다.
이런 와중에 톡이 된 걸 알았고, 댓글들 읽어보니까 잘 내린 결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좀 허무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글 쓸때와는 다르게 뭐랄까 그냥 마음이 좀 차가워지고 침착해진 기분이에요.
어린 나이도 아니고, 어차피 시간이 다 해결 해 준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별로 두렵지도 않고 생각만큼 마음이 많이 아프지는 않아요.
마음 추스리느라고 연초부터 휴가쓰고, 눈치보였는데 일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다만...3년의 시간, 그리고 선의를 선의로 보답 받지 못한 제 마음은 조금 서글프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제 글을 마지막으로 이런 내용의 글은 다시는 안 올라 왔으면 합니다..^^
다들 올해에 좋은 일 많이 생기셨음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