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부터 드리자면 21살 여대생입니다.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이 들어 이 판을 적어내려갑니다.
우선 제 동생이 이렇게 엇나간 게 어디서부터
시작된것인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해결방안을 도무지 찾을 방법이 없어
여러분들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길지만 제발 꼭 읽어주세요.
저에겐 동생 한명이 있습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구요.
이런 세상에 하나뿐인 동생이 소위말하는 일진입니다.
요새 언론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왕따로 인한 자살, 일진회 등
남 얘기 같지 않아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 동생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이쁘장했습니다.
어릴 때 팬카페가 있을 정도였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전 학년 누나들에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자기가 잘생긴 걸 알고 다들 잘해주고 그러니까
자기학년에 쫌 생겼다 하는 애들하고만 어울려 다니더군요.
그러다가 동생 초등학교 바로 옆 중학교에도 소문이 퍼져 그때부턴 형들과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초4때였나 아무튼 같은 아파트의 질 나쁜 윗학년 아이랑 어울리더라구요.
저도 왠만해선 초등학생아이가 나빠도 얼마나 나쁘겠냐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동생 폰을 보게 되었는데 저 형이란 놈이 제 동생한테
온갖 야한 사진들과 만화를 보내오고 음담패설을 텍스트로 얘기하더라구요.
그리고 담배권유까지도요.
제가 제일 화가 난 건 동생이 학원에 가기 싫다고 그 형한테 말하니까
그애가 "니 엄마 패고 가지마"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거기서 이성을 잃고
그 번호로 당장 전화를 걸어서 한마디 했습니다.
"너희 부모님은 니가 이러는 거 아시냐. 너희누나가 너랑 나이 차이 많이 나는것을 알고있다.
니가 막둥이로 태어나 부모님이랑 누나가 오냐오냐해서 니가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우리 동생한테까지 이렇게 나쁜 물 들게하면 난 당장 너희 집에 찾아가서 이 문자내용들과 함께 모두 말할 것이다. 앞으로 내동생이랑 연락도 하지마라."고 했더니
무서운지 죄송하다며 알았다고 합디다.
여기서부터 애가 나쁜 길에 발을 내디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집에서도 문제가 있긴 했습니다.
제가 8살이 되던해 초에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7살 차이죠. 그래서 아빠는 아들이라 더 이뻐하셨고 엄마도 저도 귀여운 아들과 동생이 생겼으니
금이야 옥이야 키웠습니다.
그러던 중 동생이 초등학생때 아버지가 일이 바쁘셔서 주말에도 어디를 잘 놀러가지 못하였습니다.
유년시절의 추억이 참 중요한데 동생이 집에만 있는 게 안타깝고 측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버지의 성격입니다.
아버지가 욱하시는 성격이라 엄마에게 짜증을 좀 잘내십니다.
그래서 동생이 그걸 그대로 배운 듯 합니다.
엄마의 지위를 자신보다 낮게 보고 있는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엄마가 무슨 말만 하면 동생은 짜증부터 내고 화를 냅니다.
이렇게 어릴적 추억이 모자란 탓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무튼 가족의 영향은 이정도가 다라고 예상됩니다.
동생이 아빠엄마의 말은 다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립니다.
그나마 제가 누나라서 자기 속내를 저한테 슬쩍 말해주긴 하는데
그게 확실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동생에게 담배는 얼만큼 피냐고 물었더니
몇 번 안피웠다고 하더군요. 근데 친구랑 전화하는 걸 들어보니
몇 번이 아니라 계속 정기적으로 피우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네이트온으로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면
선배들한테 삥을 뜯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아빠 엄마 지갑에 손을 댄다고 하는데 이유는 선배들에게 상납하기 위해서 같습니다.
또 몇일 전엔 엄마에게 자꾸 짜증을 내어
제가 먼저 때려 서로 주먹질을 하며 싸웠습니다.
싸우는 와중에도 아무리 내가 누나라쳐도
나중엔 엄마까지 때릴 것 같고 밖에선 여자들을 때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결국 엄마의 중재로 싸움이 끝났지만 분이 안풀리는지 얼굴에 상처와 멍투성인 채로 나가버리더라구요.
근데 엄마가 집에선 아무도 때리는 사람이 없으니
자기도 당황해 하는 것 같더라 라면서 니가 강하게 잘 나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빠는 계속 지금 사춘기에 입문하는 시기라 지금 때려버리게 되면 더 엇나갈 수 있다 하시고
엄마는 벌써 힘으로도 밀리기 때문에 말로만 훈육하시구요.
저는 대학이 다른 지역에 있기 때문에
동생이 이정도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 지 전혀 예상치 못하였습니다.
이번 방학을 맞아 내려오니 집안이 말이 아니게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동생의 외출을 막는 일과 잦은 말다툼의 연속입니다.
그저께 새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인터넷을 하다가 4시쯤에 누웠는데
밖인지 어딘지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방 발코니를 열었더니
"비상사태입니다. 모두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나오더라구요. 근데 저 방송이 화장실 비상벨을 잘못 눌러도 나는 거기 때문에
아 다른집에서 잘못 누른 거구나. 하고 넘겼는데 한 집에서 나는 소리치곤 엄청 컸습니다.
혹시 몰라서 방문을 열어보니 저희 집에서도 방송이 나오는 겁니다.
놀래서 거실쪽으로 걸어가니 탄 냄새가 진동을 하고 연기가 납디다.
다급하게 엄마 아빠를 깨우고 대피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아빠가 현관 문을 여니
연기가 엄청나게 자욱했습니다. 좀 후에 소방관들과 경비아저씨들이 이제
화재를 진압했다며 들어가도 좋다고 하셨지만 아빠와 저는 사태파악을 위해
얘기를 나눠보니 초등학생이 불장난을 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경비아저씨가 너희들 박스가지고 왜 올라갔었냐 물으니까
걔네들이 막 도망을 갔었답니다. 저번에도 저희 아파트에서 화재가 한번 났었는데
그것도 저 아이들 중 한명의 동생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이 10층인데 하필 9층과 10층사이 계단에 난 불이였었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불길하여 동생에게 물었더니 동생도 친구가 한 짓 같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동생이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갔습니다.
엄마와 저도 참관하였는데 그 애들도 참 가관이더군요.
동생을 보러왔다가 너무 추워서 불을 지폈는데 연기가 계속 나니까 도망 간 겁니다.
그래서 그 애들을 부르려고 했더니 한명은 차를 부숴서 대구법원에 가있고,
한명은 택시비가 없어서 못온다고 하고 , 두명은 연락두절의 상태라 하더라구요.
어쨌든 제 동생은 가담사실이 없으니 진술만 하고 집에 갔지만
저희가족은 그런 애들과 어울린다는 사실과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서에 온것에 대해서
정말 괴로움을 느끼며 아빠가 동생을 다그쳤더니 또 짜증이 난다고 혼자 걸어갔습니다.
그냥 아빠 엄마가 말하는 걸 잔소리로만 느끼고 아예 듣지를 않습니다.
그러던 오늘 아버지가 예전에 동생과 어울려 다니던 한 형을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00(동생)이가 이 지역 일진들이랑은 다 놀고 다녀요.
일단 한번 거기 빠지면 절대 못나와요.
요새는 00(동생)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요.
앞에 타면 돈을 주니까 운전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담배는 말할 것도 없고요." 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방금 얘기 나온게
이제 동생이 중학교에 올라가게 되니까
아예 전학을 보내려고 합니다. 가족 전부 이사를 가는거죠.
진짜 동생 하나때문에 20년 간 살아온 고향을 떠나는 것도 싫고
이렇게 가족을 힘들게 하는 동생이 너무너무 밉습니다.
아직은 초등학생 신분인 저희 동생.
앞으로 살 날이 까마득한데 어쩌려고 저러는 지 모르겠습니다.
어쩔 땐 쟤가 그냥 죽어버리는게 오히려 우리 가족한테 도움이 된다 싶다가도
그래도 하나뿐인 동생이고 가족인데 보살펴 줘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진짜 전학이나 이민이 최선의 방안인지 어떠한 해결책이 좋을지
충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짧은 시간안에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라 두서없고 정신없을 지 모르겠으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