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는 원래 올해 말에 저랑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고 4년을 사귀었습니다.
지방 의류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서 수입도 괜찮은 편에 성격도 점잖고 도에 넘치지 않는
유머 감각도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라서 제가 줄 곳 한번도 바람을 피지 않고
매달려 온 사람이지요. 제가 힘들 때는 아빠처럼 대해주고 편할 때는 친구가 되주는 사람이거든요.
저와 결혼을 약속한 뒤로는 제가 남자친구 원룸에 종종 가서 놀곤 하는데 간혹 제가 있을 때
시댁 식구들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제가 거실로 나가 있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하는데요.
얼마전에 오빠의 아빠... 즉 시아버지 되실 분이 오신거예요. 약간 술에 취해서...
그리고 오빠방으로 들어가서 냉장고에 있던 술을 좀 더 드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저는 거실에 가서 간단한 과일 같은 거 썰어서 가져다 드리고 자리를 피했지요.
그런데... 시아버지 되실분이 허세 좀 부려가면서 과거 자신의 무용담 같은 걸 늘어놓으시길래
호기심에 엿듣어 봤더니... 아... 정말 지금도 치가 떨려요.
너는 쟤 전에 몇 여자나 먹어 봤냐... 손XX으로 여자 즐겁게 해주는 방법 아냐?
남자가 경험도 너무 없고 병신 같으면 여자에게 나중에 휘둘린다 너는 그런거 잘 몰라서
내가 자꾸 알려주게 된다... 여자가 너무 드세게 하고 그러면 X힘으로 잡아야 한다.'
'저명인사네 유명한 스타네 이런 넘들도 쳐먹을 것 다 먹고 쌀 것 다 싸고 빠X리(이?)
칠 거 다 치고 그렇게 사는 인생이다.'
이런 소리를 더러운 욕 같은 걸 섞어가면서 막 이야기하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머리가 띵하더라구요.
그동안 그 분에 대한 이미지는 그냥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아저씨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녁 늦게 오빠가 아버지 모셔다 드리고 다시 왔는데 제가 따졌어요.
오빠 아버지 깬다고 사람이 할 소리가 있고 못 할 소리가 있지 뭐냐고... 그리고 오빠는 그런
소리를 생글생글 웃으면서 네네 하고서 듣는데 오빠도 사람 같지 않아보였다고
오빠도 원래 그런거 싫어하는 성격인거 아닌데 왜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말을 못했느냐고
따졌더니 오빠가 하는 말이
'야, 남자 어른들 술 먹고 편한 사람하고 있으면 다 그럴때도 있지... 어른이 그런 말씀 하시는데
내가 불편하다고 '듣기 싫다는 소리하면' 불효다... 그리고 너 듣는 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야.
내 동생하고 있을 때도 똑같이 저러셔... 아버지 친구들도 저런 소리 많이 하고...'
와~~~~~ 그럼 그게 당연하다는 거?
저 며칠 동안 오빠 안보고 진짜 싸우고 울고... 참 할 말이 없더라구요.
예전에 오빠네 집 어머니를 제가 병원 모시고 갈 때가 있었는데(시어머니 되실 분)
우연하게 길에서 술 많이 취해서 미니스커트 입고
가는 여자를 보고서 혼잣말로 궁시렁 하시는거예요.
세상이 어찌 되려고 저러냐... 여자는 술 저렇게 많이 먹으면 이 놈 저 놈 다 하고다닐텐데...
시집 어떻게 가려고... 미X년들...
아니 여자가 술 먹는다고 무슨 이 놈 저 놈 하고 그런 짓을 하는 동물인가요?
그 때도 기분이 확 나뻐지더라구요. 오빠네 식구들하고 가치관이 너무 다른것 같고...
그리고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닌게... 직장 다녀온 오빠가 쉬려고 하면 집에서 전화가 와요
오빠가 걸거나... 매일 삽십분이나 한시간씩 오빠네 어머니나 아버지하고 쓰잘데기 없는 하루 일과나
잘 계셨냐 뭐 이런 말을 하는겁니다. ;; 특별한 이야기도 없어요. 그냥 자기는 오늘도 잘 지냈다
어디 아프신데 없느냐... 김치 안떨어졌다... 뭐 이런이야기를 매일 삼십분에서 한시간씩-
이게 정상인가요? 제 친구들 보고 이 말을 하니 삼십대 남자로는 완전 파파보이 마마보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남자들이 지가 효자인줄 안다고...
내가 며칠정도 집에 연락하지 말라니까 딱히 그래야 되는 이유가 뭔지를 모르겠다고
내 말을 안듣더군요.
어제는 오빠에게 헤어지려는 마음도 먹었다고 오빠가 식구들하고 의절을 하던지 나를 선택하라고
했더니 한숨을 푹 쉬면서
'너 너무 그러지마... 지금 막 제대한 니 스물두살짜리 동생(제 동생) 보다 세상을 모르는 거 같다.'
'너 순수한 건 좋은데 온실 속의 화초라 참 걱정이다.'
와.... 이 소리를 듣고 저 지금도 분이 안풀려요. 제가 세상을 모르는 거랑 오빠네 식구들이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거랑 뭐가 다르죠?
제가 집에서 우리 아빠나 동생이 둘 다 남자지만 한번도 저런 소리 하는거 들어본 적 없고...
어렸을 때는 저런 소리 하는 사람은 정신병원에 가둬두는 건 줄 알았을 정도예요.
이제 본색을 다 봤으니 제가 마음 정리를 해야할까요?
어찌 해야할지 답을 주세요. 제 머리 속에서는 솔직히 오빠네 가족이라는 인간들이
모두 인간말종 사람들로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