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죽었어요
어제 아침에 나가보니
그동안 볼록하던
곧 나올꺼같던
그런 배가 홀쭉해져있었어요
드디어 새끼를 낳았구나 라는 생각에 강아지 집안을봤어요
새끼강아지는 보이지않았어요
밤에 추울까봐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라고
넣어줬던 잠바 들쳐보니까
주먹보다 작은
새끼강아지 3마리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누워있더라구요
설마하고 손으로 건드려보니
안움직여요
손으로 꺼내다가
집 입구에 한마리를 떨어뜨렸어요
집안에서 가만히 보던 어미 강아지가
다시 물고 들어가더니
자기가 품었어요
아무리 불러도 저를 안봐요
버스에서 내리기만해도 막 짖으면서 놀아달라고하던애에요
근데 불러도 안봐요
꼬리도 안흔들어요
손을 넣어서 새끼를 꺼냈어요
강아지앞에 보여주고
내가 데려가는거 아니라고
좋은데 가라고 보내주는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햇볕 잘 들고 양지 바른곳에 땅파서 묻어줬어요
이렇게 일찍 새끼를 낳을줄 알았으면
방안에서 재울껄 그랬나봐요
혼자 어두운 밤에 새끼낳았을 거 생각하니까
불쌍해요
아팠을 거 같아요
많이 힘들었을 거 같아요
추운데,
밖은 많이 추운데,
아무도 없이 혼자 어두운곳에서
힘들게 해서 미안해
따뜻한 곳에서 엄마 젖 못먹게해서 미안해..
근데 어미 강아지가 밥을 안먹어요
일부러 고생했다고
닭백숙에다가 고기뜯어서 줬는데
생선도 줬는데
힘들었을까봐
처음낳는거라서 힘들었을까봐
자기새끼 키워보지도 못하고 죽은거 힘들까봐
묶어놨던 목줄 풀어놨어요
계속 설사만 해요
아직 아픈가봐요
똑바로 걷지도 못해요
어기적어기적 걸어다니네요
아파서 짖지도 못하는데
똑바로 다니지도 못하는데
계속 땅 냄새맡으면서 돌아다녀요
몇걸음 못 걸어서 설사할거면서
땅에 코를 대고 돌아다녀요
불러도 안와요
계속 돌아다녀요
불러봤는데
절 쳐다봤어요
눈이 촉촉했어요
우는건가요?
꼬리흔들힘도 없는건가봐요
아무리 만져줘도 좋아하지않아요
예전엔 저만보면
벌러덩 누워서 배부터 보이던 녀석이었는데
아니 엊그제까지만 해도
뱃속에 새끼가 있는데도
벌러덩 누워서 만져달라고
꼬리흔들었는데
지금은 똑바로 걷지도 못하네요
금방 날이 어두워졌어요.
그래도 계속 돌아다니길래
목줄 묶어서 집에 넣어줬어요.
돌아다니지 말고 따뜻하게 있다가
내일 보자고 말했어요
왠지 내일 못볼거같았어요
그래도 보자고 그랬어요
좀있다 걱정되서 다시 나가봤어요
이불 다 꺼내져있고
또 땅냄새 맡으면서 집주변을 돌아다녀요
다시 집안에 넣어주고
잠바 덮어줬어요
추운데 나오지말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내일 보자고 그랬어요
오늘 아침 밖을 나갔어요
내말 잘들어줬어요
추운데 밖에 안나왔어요
근데 안움직여요
몸이 딱딱해요
눈을 안떠요
실수를 두번이나했어요
이럴줄 알았으면
데리고 들어올껄 그랬나봐요
또 추운데서 혼자 있게했어요
많이 추웠을거에요
미안해
새끼 낳을줄알았다면 조금 더 따뜻하게 해줄 껄 그랬나봐
조금 더 맛있는거 줄껄 그랬나봐
추운데서 혼자 눈감게 해서 미안해
같이 못놀아줘서 미안해
맛있는거 많이 못줘서 미안해
새끼들 내가 데려간거아니야
좋은곳 가라고 보내준거야
그러니까 내가 데려갔다 생각하지말고
다음생에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