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검사와 결혼한다는 승무원분의 글 한편에
꽤 많은 분들이 반응하시고 있는 것 같네요.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데요..
검사 남자친구 쪽 어머니가 결혼 앞두고 승무원인 분께 1억 7천을 요구했다는 글이었죠.
참, 뭐.
제가 여자 입장이라 그런지
승무원이라는 분 입장이 정말 난처할 것 같은데요.
시어머니가 구체적인 액수까지 말씀하고..
지인의 며느리들이랑 비교했으면
정말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요.
그런데 댓글들은
승무원들 비하하고 1억 7천이면 싸게 간다는 둥..
결혼이 물론 서로 가진 가치를 교환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단지 물질적인 가치뿐인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여자 입장만 고려한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 오빠는 국내 최고 대학의 의대를 나온 안과의사로 앞으로 의대 교수가 될 사람입니다.
키도 훤칠하고 잘생겼고 늘씬한 몸매에 차는 벤츠..
여자도 별로 만나본 적 없고
바람피고 단란 가는 남자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결혼하면 병원 집 병원 집만 오가며 성실하게 생활할 남자입니다.
저희 집안도 의사 집안이고 동생과 저도 전문직,
부모님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무척 넉넉하시구요.
(은퇴하셔도 빌딩 월세 수입과 연금으로 넉넉히 사실 수 있습니다.
즉, 부모님이나 시댁 식구들 부양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는 거죠.)
남들이 보기에 누가봐도 오빠는 정말 킹카죠.
그런 오빠에게 교수님이 소개시켜 준 재벌가 딸부터
판사, 변호사, 아나운서..
좋은 선자리가 줄줄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몇번 나가보더니 선은 다시 안보겠다고 하더군요.
조건 위주로 돌아가는 선시장이 싫다고.
자기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면서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결혼하고 싶다면서 여자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오랫동안 고시공부 하다가 잘 안돼서
지금 대학원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특별히 미인도 아니고
앞날이 창창하거나 모아둔 돈이 많거나 집안이 눈에 띄게 훌륭한 분도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분이었죠.
그런데 저희 집안에서는 여자 분 만나보고
또 오빠 얘기 듣고 그분에 대해 대환영이었어요.
참하고 착하고 성실하고.
오빠에게 잘 할 사람이다.
판단하셨기에
그거 하나로 부모님은 만족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오빠가 결혼할 때
오빠 직장 근처에 집도 사주신다고 하십니다.
이상한 관습(?)처럼 의사랑 결혼하면
뭐 여자쪽에서 열쇠 3개다, 집은 여자가 해가는 거다
이런 말도 있지만,
부모님은 그런 것 바라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여자측에 직접 혼수, 집, 돈 요구하는 사람들,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너무나 교양 없다고 생각된다고.
상대측에서 얼마나 상처받을지를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거라고.
앞으로 오랜 세월 아들과 함께 할 여자에게
더 잘해주고 축복해주지는 못할 망정
아들의 사랑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다고.
저희 아버지도 지금 의대교수인데
과거에 돈 한 푼 없던 평범한 어머니와
집안 반대 물리치고 힘들게 결혼했습니다.
그런 지난했던 과정들을 떠올리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사랑하면 되는 거야. 먹고 살 게 힘든 상황도 아닌데 그런 게 뭐가 중요해."
어머니는 과거 결혼 반대에 부딪혔을 때 시누(제게는 고모님들)에게 괄시 받았던 상처가 컸는지
벌써부터 제게 당부하십니다.
절대 못된 시누 노릇할 생각 하지 말라고.
너보다 어린 새언니에게 꼭 새언니로 깍뜻하게 대하라고.
혹시나 그 분이 자신의 평범함과 비교되는 오빠의 조건 때문에
상처받거나 자격지심을 가질까봐
벌써부터 걱정하십니다.
오빠도 마찬가지고요.
어머니는 그러시더라구요.
평범한 여자친구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혹여 상처 받을까봐,
가족들에게 자기 처가 될 사람에게 잘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아들 모습에 내가 아들을 잘 키웠구나 생각했다고.
그런 부모님, 오빠 보다가
여기 와서
의사, 검사랑 결혼하는데 시댁에서 돈을 요구하네 어쩌네
하는 글들 보면은 참..
답답하네요.
정말 [결혼장사] [결혼시장] 맞는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들 생각이 특이한 쪽인 건가요?
많은 분들이 제가 쓴 글에 공감하실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