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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그리고 복학 - 3

호구복학생 |2012.02.12 20:08
조회 117 |추천 0

사람이 너무 충격을 받으면요.

화도안나요. 정말 화도안나고 이게 뭐지?

하면서 아무 판단도 안서요.

'장난이지? 뻥치는거지?' 라고 하면

평소처럼

'ㅋㅋㅋㅋㅋㅋ 어 장난이지 바보야 내가 미쳤다고 걔랑 사귀겠어?'

라고 할줄 알았는데.

모르겠답니다. 그리고 미안하답니다...

ㅋㅋ

정말 아무생각 안들더라구요.

'신발년아 그게 말이되는소리냐고, 무슨 시나리오 쓰고있는거냐고'

따져 물어도 시원찮을 판국에 제가 할수 있는 말이었던건

'왜....? 어쩌다가? 설명해줄수있어? 못해주나?'

이런말 밖에 못하겠더라구요. 네 그런말 밖에 못했어요.

정말 병신같이 화한번 못냈어요.

지금껏 이날 이때껏 그 일있고나서 저는 여자애한테 화한번 못내고 욕한번 못했어요 ㅎㅎ

 

설명해달라고.  제발 나 답답해 죽는거 보고싶냐고

그런일 있으면, 내가 되돌릴수는 없다곤 해도 왜

어떻게 그렇게 된건지는 가르쳐 주면 안되겠냐고,

모르겠답니다. 자긴 말 못하겠답니다.

그대로 넋을 놨습니다.

아무생각 안들고 일단은 생활관에서

아무렇지 않은척 친했던 선임들한테,

그리고 먼저 깨진 선임들한테

조용히 가서

'헤헤 ㅇㅇㅇ일병님.. 저도 동지됐습니다...... 좋은사람 생겼답니다.. ㅎㅎ'

이러면서 실없이 쪼개는것 밖에 할수가 없었죠.

진짜 눈물날것같은데, 참아야죠 ㅋㅋ 군바리가.......

그렇게 아무 얘기도 못듣고....

그게 내 친구였다는.. 그것도 제일 믿었다는 놈이었단 것만 확인하고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취침에 들어가야했죠.

 

근데 제가 고민이나 생각이 많으면 잠을 절대 못자는 스타일이라서요.....

그날도 22시에 누워서 00시까지 계속 눈만감고..... 미친듯이 생각나서 막 죽을것 같았습니다.

도저히 못버티겠고, 미칠것 같아서

행정반으로 갔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시 우리 소대장님이 일이있어서 그시간까지 행정반에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이등병 한마리가 와서 소대장님.... 잠을 못자겠습니다 얘기좀 해주시면 안됩니까?

이러는데 (신임소대장이라 계급도 소위요.... 아마 그 사람 군생활에 제가 최초일겁니다)

이게 뭐지 싶었겠죠. 표정도 개 구려가지고 완전. ㅎ

알겠다고 하던일 때려치고 얘기를 하자고 해주시더라구요......

 

 

 

그때부터였습니다.

막사고 뭐고 할것 없이 모든 건물내에선 숨이 좀 막히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신기해요. 정말 신기했어요.

단지 머릿속이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할 뿐일텐데

막사, 건물내에 있는 모든 공기를 누군가가 갑자기 빨아당겨버린듯이

숨이 막히고 숨이 안쉬어지고 기도를 누가 반쯤 막아놓고 누가 날 짓누르고 있는 듯한.. 너무 답답한 느낌.

너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고.......

밖에 나가서 조용히 얘기하면 안되겠냐고 하니까

그래야죠...... 소위임관해서.. 말로만 듣던 이등병이 밤에 잠 안자고 이러고 있는데.. 자기 소대원인데다가..

그땐 그렇게도 고마웠었네요 ㅎ 생각해보니까...

 

여튼 밖에나가서 어디 앉을데 없나...... 하다가 연병장 벤치까지 갔습니다.

거기 앉아서 시원하게 바람맞으면서 그나마 트인곳에 있으니까 숨이 좀 쉬어 지더라구요....

그리고 말했습니다. 다 털어놨어요. 그리고 그 다이어리 얘기며, 여자친구, 그리고 그 A와의 관계며

모든것, 다 털어놨습니다. 얘기하다보니까 그냥. 그냥 그동안 참았던

몇시간 안되지만 참았던 그 눈물들이 한번에 폭발 하더라구요.

참고참고 참고있었는데 소대장님이 듣고.. 아.. 하면서 어깨 툭툭 쳐주는데

다들..... 아시잖아요. 

울것 같고 미칠거같은데, 버티고있을 때 들리는 위로의 한마디는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지....

거기서 그냥 터졌습니다. 무슨 통곡하듯이 연병장에서 야밤에 펑펑 울었습니다.

소대장도 뭐 첨이고 이러니까 당황도 했을거고. 할말도 없었는지

그냥 말없이 두드려 주고 그러고있었죠.. 저 다 울때까지....

 

이게... 보낼땐 정말 미련없이 보낼수 있을것 같았고 그래주고 싶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까. 그리고 그게 단순 여자친구 문제가아니라

친구라는 문제가 엮여있으니까 이게.... 사람 맘이 컨트롤이 안돼요 ㅎ

더군다나 저는 그 애가 첫 여친이었고, 고로 첫 이별이었어요. ㅎ

좋아하는사람이랑 이별한다는것 내 의지와 관계없이 그렇게 된다는것의

아픔이 어떤건지 어느정도인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상태에서

처음부터 크게 한대 맞은거죠. 너무 크게 맞았어요..

 

뭐랄까, 복싱이라고는 한번 배워본적도 없는새끼가

효돌형님께 한방 얻어터진 격이랄까.

비유가 너무 거창할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엄청 크게 온 사건이었으니..

 

참 원망 많이했어요....

왜 하필 내가 군인일때.....

왜 하필 내가 이등병때......

왜 하필 내가 아무것도 못할때........

이게 군대가 아니라 밖이었다면 술이라도 먹고 정신잃어 버릴수 있고,

아는 형들한테 펑펑 울면서 기대도 보고,

친구들이랑도 얘기하고 노래라도 미친듯이 부르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든 하다못해 게임에라도 미친듯이 하면 모르겠는데

군대잖아요.... ㅎ 그리고 전 이등병이었죠.

얼마나 힘없고 미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고,

전화 한통을 할때도 허락맡고 가야 하는 저로서는,

그런일을 겪어도 제가 할수 있는것은.... 

단하나도 없었죠..

 

그렇게 00시에 소대장을 잡아가서 3시까지...... 소대장 잠도 안재워주고

그냥 그렇게 하소연하고..... 펑펑 울고...... 그랬습니다.

울고불고, 털어놓고하니까 그동안 쌓여있던 뭔가가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좀 후련해진것 같아서. 이제는 좀 잘수있을것 같아서 폐 끼쳐서 죄송하다고.....

너무 말을 많이 한것 같다.. 라고 하니 그냥 괜찮다고 들어가서 자고

잠안오면 행정반으로 다시 오라고 소대장 기다리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한 30분..... 뒤척이다가 어떻게 잤죠.

 

참 1년 반 지난얘긴데도 그 하루얘기를 이렇게 길고 상세하게 할수있다니 ㅎㅎ

역시 충격이란게 힘이 큰가봅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과시간에 감히 이등병이 소대장 허락받고 내려가서 전화를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선임들 보는데서 하긴 그러니까 그냥 안보이는 대대 전화박스에 가서 했죠.

역시, 못들었어요 여자친구한테는.. 아무런 얘기도.....

그리고 결국 그 친구놈(A)한테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걔도 군대있어서, 저는 스파이더 탈줄도 모르고, 교환대 탈줄도 모르는 이등병 짬찌라

전화를 걔보고 하게 해달라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신발 이게 뭔짓인지 ㅋㅋ..

그리고 전화가 오더라구요. 이등병주제에 행정반에서 키폰왔다고 하는거 자체가 정말

미친것 같았지만 그땐 그런거 신경쓸 겨를이 아니었네요.

전화왔는데 이새끼가ㅋㅋㅋㅋㅋ

저한테 존댓말을 쓰더라구요? 친구인 저한테 존댓말을 써요.

니 지금 뭐하는 짓이냐라고 물어보니

'행정반이고 눈치보여서 반말을 못쓰겠습니다' 이지랄 합니다

아니 씨팔ㅋㅋ 그럼 여자친구니 뭐니 이딴 얘기 다하는데

존댓말은 쓰고있는다는게 말이되냐고 물어보니까

'예 말씀하시면됩니다. 제가 있는것 없는것 그대로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지랄을 신발 해대더라구요..... ㅎㅎㅎㅎ

그럼 그전에 나랑 전화할때는 눈치가 안보여서 반말을 썼었냐 신발새끼야...? ㅎ

짬을 더 쳐먹었는데 어째 눈치는 더 보냐...... ㅎㅎ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오덥니다.

(이 부분 보시고 이등병이라 그런걸로 생각하시는분 계시는데,

이전에 전화할때는 행정반에서도 반말로 잘했었습니다;

그냥 뭐 비꼬는 식인지 아니면 이미 이래된거 뭐 그딴식으로 나오겠다는건지

여튼 그런 느낌으로 한거예요. 참...... 성기같은)

 

여튼 그 지랄을 하는데 이새끼한테 있는 욕 없는 욕 다 해도 모자랄판국에

여자친구한테 그랬던거 처럼, 아무말도 못했어요. 그냥 진짜로

궁금한거만 조카 물어봤어요. 대체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서로 마음이 있었냐..

 

이틀에 걸쳐서 3번 연속 정신이 흔들거릴 정도로 쎄게 맞은게,

첫번째가 헤어지자고한것, 두번째가 그게 정말 믿었던 내 친구라는 것,

세번째는......

그 200일. 추석 때... 자기는 정말 절대 아니라면서

나한테는 정말 억울하다면서 정말 그런거 아니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만나서 놀았다는 그 200일, (저랑 한참 사귀고있던) 그 200일부터

그 A를 조금 좋아하고 있었다고 하던 것..........

 

듣고 진짜 아무생각이 안나더군요.

뻥인거 같고, 구라인거같고 말도안되는 소리같은데,

그렇다네요. 진짜래요. 장난도아니고 진짜냐고 물어봐도 진짜래요.

그새끼(A)는 진짜 잔인하게도 궁금한거 하나도 안빠지고 다 가르쳐주더군요.  '존댓말'로

그럼 너(A)는 대체 언제부터 걔를 좋아했냐고 니도 200일때였냐고 물어보니까

자긴 아니라면서. 말을 해주더라구요....

'그때 축제기간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쪽분 데리고 오라고 울고불고 하면서 막 안길라 그랬는데, 그때 설렜었습니다' 랍니다.

 

.............이 신발 정신병자임?

친구 여친이 술취해서 친구 데리고 오라고 울면서 막 그러는게 그거 보고 설렜답니다.

그땐 그냥 뭐가 맞고 틀린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하나도 구분이 안되는 상태라(완전 패닉이라서)

'아... 그렇나..'

이딴 병신같은 반응이랑 말만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언제 마음이 확 굳었나, 또 사귀기로 했나 물어보니..

맞답니다. 자기 외박나와서, 휴가나와서 둘이서 놀때,

저한테 전화해서 '데이트해서 속좀 쓰렸제?' 라고 쳐 놀릴때......

그때였답니다. 그때 진짜 서로 좋아한다는걸 조금씩 느꼈고

고백은 여자친구가 동기들이랑은 따로 면회갔을때

그때 지가 고백했답니다..

마찬가지로 그땐 아무생각이 없어서. 그렇나.. 하고 치웠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정말 소름끼치더라구요...

그딴생각. 그딴짓거리하고 그딴마음 쳐먹고선

제 면회외박 온 여자친구폰으로 전화해서

아무렇지 않게 그딴식으로 쳐놀려대고, 아무일도 없는척 했다는게,

진짜 소름끼쳤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이가없네요.

그렇게 듣고 싶은거 알고싶은거 몇개 더 물어보고난다음에,

A가 저보고 그럽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그쪽분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관계 끊으려면 끊고 , 아니면 아닌걸로 전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지랄 합니다.

'애초에 니가 그런일 벌이고 걔랑 사귀기로 한거면

이런건 다 예상한거 아니냐고, 나랑은 뭐 관계 끊어도 아무 상관없으니 그런짓 한거아니냐고'

물어보니 '꼭 그런건 아닌데, 여튼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지랄...... ㅎ

그냥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네,,,, 하

1년 반 된 전화내용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네요. 그렇게 전화할때는 정신도 하나 없었는데..

친구한테 그딴식으로 전화 내용들으면요...

아니 친구라고 생각했던놈 한테 그딴식으로

얘기 다듣고, 존댓말 꼬박꼬박 쳐하는거 듣고 있으면요.

정말 아무생각 안들어요. 뭔가 꿈인지 생시인지 진짜 구분 안가는 상태.

그 지랄을 하는데 저는 반쯤 정신나가서,

'아니다, 됐다 이미 이래된거 어쩌겠노, 나중에 휴가 한번 맞춰서 술이나 한번 먹자...

그리고 잘사겨라 내가 못해줬으니 갔겠지 니라면 잘할거다'

이런 병신같은 소리했습니다. 신발 드라마 찍고있네 ㅡㅡ

근데 정신 없고 넋이 나가있으면 저래되더라구요..... 사람이..

그러니 반색하고 좋다고 들떠가지고

'그래 알았어 나중에 꼭 만나자 고맙다.'

..............

예전일이라서 예전처럼 감정 싣고 쓸수 있으려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네요 -_- 조카 화나네 ㅋㅋ

여튼..... 그렇게 끊고나서, 좀비 빙의했어요.

저만 유별났어요 뭐.... 군대에서 다들 헤어지는데

저만큼 하는사람 아무도 못봤거든요, 제 위로도 제 아래로도...

근데 이게 말했다시피 첫이별에, 친구라는놈이 얽혀있으니까,,

뭐 어떻게 달래고 싶어도 달랠수가없고, 치유가 안되요.

이등병이라 아무것도 못하고, 바람도 혼자 쐬로 못나가구요...

죽을뻔했어요 ㅎ 건물안에 있으면 진짜 답답하고 숨막히고

(정말 진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숨이 막힙니다.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취사장은 4일 내내 못들어갔어요. 한번 들어갈려다가 음식냄새맡고 우웩 하면서

뛰쳐나왔거든요 -_- (분대장휴가가서 대리가 저때문에 밥도 못먹고 그냥 나왔음 같이 ;;)

4일동안 먹은거 다 합쳐봤자 밥 한끼분도 안나왔을꺼에요 아마,

진짜 아무것도 입에 안들어가더라구요.

배 고프단 생각도 안들고, 그저 숨이 막혀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한번은 취사장 내려갔다가 올라오는길이 힘들어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동기한테 부축받으면서 왔어요. 현기증나고 그러길래..

아... 아무리 그래도 이딴일 때문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진짜 개쪽이기도 하고 일난다 싶어서

뭐라도 먹어야 겠다... 싶었는데 PX에 칼로리 바란스를 팔거든요..... 그게 생각이나서

동기놈한테 부탁해서 칼로리 바란스랑 우유하나만 사달라고했습니다 (이것도 먹다가 안넘어가서 토할뻔했네요... )

뭐 영양소가 많아서 그런지 그거하나 먹고 어떻게든 버티긴했어요; 어지럽진 않더라구요 다음부턴

그리고는 그 소대 동기 한명, 역시 이등병인데 허락맡고 주말에 그냥

10몇시간을 데리고 나가서 연병장에서 울고불고 하소연하고 그지랄했습니다.

그땐 저 혼자만의 세계에 있어서 몰랐는데, 지금생각해보니 걔도 정말 대단하더군요..

주말 내내, 정말 1시간을 막사에 안있었을겁니다. 수십시간을 동기라는놈 하나 때문에

얘기 들어주고,, 토닥여주고.. 하 벌써 보고싶네요. ㅎㅎ 진짜 고마웠는데...

 

그.. 다음주가 대대 ATT였습니다. 폭염속에 치뤄진 훈련이라 지나고 난 후에는

우리대대 최악훈련 Best 1에 당당히 꼽히는 훈련이었어요. 물론 마지막은 행군이었구요.

딱 그 전주에 헤어지는 바람에, 여자친구를 다시 만나겠다 이런 건 전혀아니었지만

정말 안에 있으면 죽을것 같아서. 이 상태로 밥도 못먹고 숨도 못쉬는 상태인데

훈련 뛰다간 진짜 쓰러질것 같기도하고, 더 이상 이상태로 있는건 좀 무리라는 생각도하고 해서

청원휴가 신청을 했죠. 다음주가 대대 ATT 에다가 이등병하나가 거의

지금 분대장들 말 들어보면 자살징후군 보이고 좀비에다가 밥도 못쳐먹고 겔겔 거리는데

보냈다간 자살할거같은데 청원휴가를 넣은겁니다;

그땐 당연히 그냥 나갈수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중대장, 소대장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죠.

안된다고 하는거, 정말 갔다와서 잘하겠다고, 제발 믿어달라고,

나쁜 생각은 절대 안먹는다고 그러면서 겨우 쇼부쳐가지고

금요일 행군날 조기복귀해서 행군 뛴다는 조건하에..

일병정기 짤라서 4박 5일을 겨우나왔어요.

그 다음주가 신병위로휴가였는데 ㅎ;;

 

제가 정신이 정말 반쯤 나갔다는 ㅎㅎ.... 참 그때 무슨짓을 했냐면,

이거 100% 실화입니다. 정말 저랬을려고 하겠지만 정말이예요.

KTX를 타고가잖아요.

제 자리가 있고, 그 옆자리에 어떤 여자분이 타고계시더라구요.

딱봤는데 한.... 20대초반? 여튼 뭐 제 또래쯤 되보이시는것같아요 ㅎ

그래서 그냥 혼자 가만 생각해봤지요..

제가 동기들한테 이것과 관련해서 얘기를 했는데,

여자애들이라 그런지..... 반응이 제가 생각하던 반응과..... 많이 다르더라구요 ㅎ

너무.... 달랐어요. 이런반응이 나올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그랬었는데.

혹시라도 내가 과민반응하는가? 내가 여자들을 이해 하지 못해서 그러는가? 싶어서

너무 물어보고싶더라구요.

자리에 앉았지요. 그 여자분은 휴대폰으로 음악 들으면서 잠을 청하려고 하시더라구요

아... 물어보고싶은데... 자면 안되는데....

하는데 그 있죠..... 자고는 싶은데 계속 카톡 날아와서 눈 감았다가

다시 눈뜨고 답장하고 ㅋㅋ

그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혼자 조용히 수첩을 꺼내서 적었어요

 

'저기요. 죄송한데,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요,

 제가 고민이 있어서 그러는데 좀 들어주실수 있나요?

 정말 이상한 사람은 아니예요.'

 

라고 적어놓고 적당한 타이밍에 전해주려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그냥 다시 잘려고 눈 감았을때,

그 탁자 위에다가 살짝 올려놨지요.

그리고 역시나 다시 카톡이 와주더라구요.

눈 뜨고 다시 폰으로 답장 쓰고, 다 쓰고 이제 다시 눈 감기 직전에

탁자를 '똑똑똑'

처음보는 여자분 팔을 치거나 부르기에는 민망하기도 하고

예의도 아닌것 같아서 그냥 탁자를 톡톡 치는것으로 대신했지요.

소리는 안들렸겠지만 팔 모션을 보고 눈치를 채시더라구요

'뭐지??' 하는 표정으로 귀에 꽂아 논 이어폰 빼고 쪽지를 보기 전에 절 보더라구요.

왠 ㅄ 이등병이 뻘쭘한 표정으로 '그 쪽지좀 봐주세요' 하고 말하는 듯한 걸 느끼셨음.

피식 웃으면서 글을 막 읽어요. 또 웃고 한번 더 읽어요.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말하시더라구요.

 

"아...예.... 무슨.....?"

"아 네.. 말씀드린거 처럼 이상한사람 아니니까 무서워하진 마시구요.. ㅎㅎ

 그냥 물어보고싶은게 있어서요..."

 

이렇게.. 난생 첨보는 사람과 기차 타고 가다가 얘기를 하게 되었죠.

제 또래(그때나이 22살)일줄 알았던, 그 분 나이가 알고보니

30대........ 제가 나이를 잘 못읽는 것도 있었지만,

워낙 동안 이시긴 했었음...

이거 뭐..... 거기서 이미 당황하고 들어갔지만,

그래도 조언이나 고민 털어놓는데는 그게 더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요.

물론 얘기를 주절 주절 해주니까 막... 자기가 더 화난다면서

같이 화를 내주고 막 뭐라고 해요. 그런것들이 있냐면서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그래요... 제가 생각해도 이게 맞는 반응인데요...ㅎ)

그런데 나이가 있어서인지 군대 있을때 선임, 동기들, 또는 대학동기들한테

들었던 조언과는 조금 다른 조언을 해주더라구요.

그냥 감정적으로 고민해결이나 같이 얘기해주던 전 사람들과는 달리

이 분은 앞으로의 행동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약간 넓게 봐주시더군요.

 

'그런 애들한테 앞으로 이기는 방법은,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나중에 더 좋은, 멋진, 잘나가는 사람이 되서 보란듯이 살라고,

 지금 그런데 연연할 필요없고 공부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살다보면,

 그게 최고의 복수라고. 자기 관리를 할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이런 말을 해주시더라구요.

정말 착한것 같다고(글쎄요. 그때 당하고 난 다음 했던 처신 보면 착하게 보일수도있겠지요.. 멍청한거였지만)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며 진심으로 말해주시는 그분, 전화번호라도 알아서 올걸 그랬어요.ㅎㅎ

너무 무례할것 같아서 그만 두긴했는데.. ㅎㅎ

그렇게 기차에서 만난 짧은 우연이자 인연이, 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그 분에게도 신기하고도 재밌는 추억이 되셨겠지요?

 

참 뭔가 와닿았었고, 그때는 그래. 그게 맞겠지....

라고 했지만 역시나.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안되지요....

그대로만 했더라면, 이렇게 긴 이야기도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요.. ㅎ

좋은 얘기듣고 하나도 실천에 옮기지 못해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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