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12시.
아오 무슨 새벽 그 늦게 들어갔는데 카운터에서는
이제 곧 나와야한다고 키폰을 때리고 앉았고..
존니스트 짜증나는 상황이지만 어쩌겠나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계속 방문을 똑똑똑 하고 두드리는데
무시하고 그냥 느긋느긋하게 나가는 걸로 소심한 반항을 하였지요..
뭐 까짓꺼 지랄하면 돈 만원 더 주지뭐... 이 생각하고
아주머니들께 죄송합니다~ 하고 나가서 바닷가 한번 더 걸었어요.
그 모텔이 뭐 창문에서봐도 바닷가 보이는곳이라.. 가깝거든요
어차피 집에는 못들어가고.. 얘는 오늘 대구로 보내야하고...
한바퀴 돌고... 오늘 보내야 된다는 생각하니깐 또 약간
기분이 싱숭생숭해지고..... 좀 막 그러더라구요.
뭐 할거 못할거 다 했다지만,
그냥 순간적인 감정에 일어난 것이었고,
(흠 어찌보면 순간적인 감정은 아닌듯..)
뭐 서로간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진 않았었으니..
그냥... 제가 가지고 있다는 그런 느낌. 느낌뿐?
아직도 얘가 나한테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했구나,
마음이 흔들리고 있구나,
생각이 많구나...
그 느낌때문에 그렇게 행동했었던것 같네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잘못된 행동이었던것 같구요.
여튼 그땐 그랬어요.
전혀 잡고 싶은 마음으로 나간적도 없지만,
만나서 얼굴보고, 이렇게 있다보니까
또 잡고싶어졌고,
난 여전히 얘를 사랑하고있다는걸 알고있었고,
얘 없으면 너무 힘들것 같다는 것 또한
느꼈었고..
군대 가기전에는 최대한 부담 안주려고
나 가면 바로 다른남자 사겨라. 나 바로 차버려라.
뭐 그런소리 해놨는데, 그 상황에서는 잡고 싶더라구요.
그 순간부터, 오늘 보내야하고 또 얘 마음, 상황에따라
이게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나니깐
그 한순간 한순간이 좀 아쉽고 절박했어요.
첫 면회외박 나왔을때마냥 뭔가 가슴도 조마조마하고 불안불안한게.
여튼 멜랑꼴리했음..
말은 그 둘쨋날 바다 간날 '딱 하루만' 예전처럼 지내자고했는데,
(아 그게 하루전날이군요 '-' 하루 사이에 쓸글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그 이후로 쭉... 예전처럼 지내고는 있는.
하지만 매우 애매한 상황, 사이, 관계..
바닷 바람을 좀 쐬주면서 걷고나서,
예전처럼 발도 씻겨주고, 발 마를때까지 업어서 걷다가..
친구놈이 (그때 만난놈들 중 군바리 두놈 나와있는데 한놈이(상병) 복귀날이었음)
'복귀해야한다 가기전에 만나자' 라고 하길래 터미널쪽으로 갔죠.
(얘도 집에 가야하니 어차피 가야할길이었거든요,
둘다 대구 가니까 뭐 잘됐다.라는 생각하고 갔어요)
지는 복귀전에 꼭 상하이 스파이스 버거인가 맞나 그걸 먹어야 한다고해서
저희것도 다 같이 사주더라구요. 먹는데 그래요
"야... 내가 니는 왜이렇게 보자고 하고 왜이렇게 보고 싶어하는지 아나..."
이유 모르겠음..
"왜 그러는데?"
"나는 있잖아........ 니를 봐야지 군생활의 힘이 나고 할맛이 난다...."
"아이 시발 미친놈이 ㅋㅋㅋㅋ"
이 강아지가...........ㅠㅠㅠㅠㅠ
병장 때 내 눈에 보이던 상병들은 다 병신이었지만
솔직히 이등병 눈에서 보는 상병이란 진짜 대단한 존재여서.
할말이 없었음..
그냥 미각 잃은 입으로 햄버거나 우물우물 하면서 씹어먹었어요..
여자친구는 그냥 옆에서 한숨쉬고있고..... "에휴............ㅋㅋ"
여튼 사주는거 잘 먹고
'어차피 가는거 같이가면 안괜찮겠나?' (하고 저만의 입장에서 생각함)
라고 했는데 '뭘 나 지금 가봐야하는데 ㅎ 빨리 가야돼~' 라면서 갔음...
솔직히 여자친구도, 나도 그때 갈 생각, 보낼 생각도 없었네요.
그날 저녁은 사촌형이랑 술마시기로 돼있었는데 ㅎㅎ
(역시나 개 통곡하면서 하소연 할 목적으로 잡아논 술자리-_-)
자꾸 보내고 싶지가 않아서..... ㅎ
그래서 친구놈 먼저 보내놓고 걔랑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로 했죠. 시간때울겸
원래는 대충 한 6~7시쯤 되서 보내려고 했는데
영화 뭐하는지 보고.... 시간되나 보고...
밥도 먹고...... 하는동안 서로
'언제갈래?', '이제 가야될거같은데'
이런말 아무도안함..
걔는 모르겠는데 저는 시계도 의식적으로 안보고,
그냥 같이 뭐할까 이것만 생각하고 그것만 찾으러 돌아다님.
옷도 구경하고 하다가 사격게임장이 있어요.
제가 좀 총을 쏴서 신교대때 포상전화(20발중 18발 이상) 따서
엄청나게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안고 가서 전화 하고 온놈이거든요.
『아 잠시 얘기 삼천포로 빠지자면,
그때 포상전화 따서 여자친구한테 전화했는데,
(어머니한테는 뭐 인맥으로 어떻게 벌써 전화를 한번 해서 그럼.. 패륜아님;)
3분동안 할수있었거든요. 밖에 동기들이랑 짜고
서로 시간 늘려주자고 그래놓고 전화하는데
한 4~5분은 했을거예요.
안끝났냐고 간부새끼가 조카 다그치길래 동기가 기에 눌려서 다 끝났다고함..
그때부터 '빨리 끊어, 끊어이새끼야!!!!!! 안끊어??'
아니 신발 끝나는걸 내가 모르는데 끊는다고 인사는 해야될거 아니야
시발새끼 아우 죽여버리고싶어 여자친구는 끊지 말라고 징징 대고있는데
군대인데 이거 뭐 어떻게해 달래고 설명도 해줘야하는데
밖에서는 왠 십팔 부엉이 닮은새끼가 조카 전화조금 더하고있다고 개 소리지르고있으니까
조카 서러움 진짜. 개 내가 시발 뭘 그렇게 잘못해서 전화한통 내맘대로 못하는거지
하는 생각들면서 전화하기전보다 훨씬 우울하고 눈물날거같음....-_-
그때 전화에 조카 한이 맺혀서
자대배치받고(금요일) 그 주말(토,일) 양일간 해서 전화 5만원어치함 -_-; 대단하다진짜 』
는 여담
그러니까 얘가 이거 보고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자신은 있었죠 뭐 저도 솔직히 밖에 나가면
이거 해서 여자친구한테 댓빵만한 곰탱이 한번 안겨주고싶었는데
거긴 뭐 쬐깐한거 밖에 없었음..
웃긴게 사격게임장들이
윗지방엔 M16 쓰고 밑지방엔 K2 쓰는거같음
그것도 뭐... 하나의 장사전략이겠죠 ㅡㅡㅎ
여튼 저한텐 K2라 좋았죠 뭐
쐈는데 예전만큼 잘 맞진 않아도 어느정도 맞는데,
여자친구가 따달라고 한걸 못따줬음...
꼴받기도하고 갑자기 거기서 남자의 쓸데없는 승부욕과 자존심이 발동되더라구요.
저걸 내가 싯팔 따고만다 하고 한 2번인가 3번 더 했는데 하! 자꾸
한 2~30점 차이로 안돼요 막.. 과녁하나당 점수가 50 30 20 10 뭐 이런식이거든요
개같.. 자꾸 될듯 말듯 안되서 저는 더 할려고 하는데
여자친구가 옆에서 그만하라고 조카 말림..
아... 내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
내가 이런거 마저 못하다니.... 하면서 개 자괴감... -_-
그냥 바로 그 밑에 경품들만 한 3~4개.... -_- 밖에 못따고 말았네요..ㅠ
얼마나 아쉽던지 ..
그렇게.. 어영부영 있으니까 시간이 잘가요.
그 때 간 속도만큼만 군생활 갔으면 전 원사도 달수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여튼 시간이 빨리 가버려서 9시 반이 넘어가있더라구요.
막차가 아마 한 10~10:30 쯤에 있을거에요 요즘은 안타봐서 잘 모르겠는데
이제 슬슬 터미널로가서 보내야겠다.. 하고 생각하는데
진짜 보내기 싫어 미칠거같음...
근데 얘도 마찬가지... 가기싫어하는건 분명한데.
가지말라는 말을 못하겠음...
말이 차마 입밖으로 안나와요. 진짜
그 말한마디 하면, 뭔가 달라질것 같기도하고
오늘도 내 옆에 있을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걔 눈빛이 그걸 원하고 있는것 같기도 했는데,
그 말은 입 밖으로 안나오더라구요.
대신 그나마 한다는 소리가
"아.... 진짜 보내기싫다... ㅎ"
"나도...... 가기 싫어........"
...... 저 말 듣는 순간 진짜 많이 흔들렸음....
아...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진짜 미칠거같기도하고
마음같아서는 진짜 그냥 이대로 대구까지 같이 가고싶은데,
약속도있고.. 또 그래서도 안될것 같고.
그냥 변죽 울리는 말이나 조카게 해댔던거 같네요.
"이번에.. 오늘 헤어지면, 잘은 모르겠는데..
우리 그렇게 사겼던 날중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아오고, 서로를 알아가고.......
지냈던 날중에서, 지금 이 1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이....
우리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일수도 있겠다...
그치...?"
"......... 그런말 하지마"
"알았어.. 안그럴게 ㅎ.. 아... 군대에선 시간 그렇게 안가더니
여긴 왜이렇게 시간이 잘가냐... 미치겠다 진짜 ㅎ"
"그러게... 시간이 왜이렇게 잘간대.....짜증나게 정말"
"...... 잘가... 잘 지내고.. 좋은 사람 꼭 만나고...
잘 생각해야해.. 진짜 잘 생각해야하고,
아닌 건 아닌거고... 그걸 잘 구분 할 줄 알아야해.
정말 너만 다친다.... 조심하고.....
잘 생각해.. 부탁이니까... 잘 생각해야해."
사랑해. 라는 말은. 차마 못했네요.
마지막에 할까말까 미칠듯이 고민하고 망설였는데,
안나오고.... 안습이지만.. 여전히 제가 해서는 안될말임.. ㅎ
조용히.. 사람들도 많으니까 아주 조용하게 눈물만 흘리더라구요.
저 역시 조용히... 눈물 닦아주고 말했어요.
"자~ 막차 가기전까지만 미친듯이 안아보자. 아주 그냥
뼈 뽀사지도록 안을테니까 조심해"
하고 진짜 있는 힘껏 껴안고 뽀뽀하고는, 막차가 와서 출발하기 직전까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포옹을 하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딱봐도 군인 같이 생긴 남자와, 그 고무신일것 같은 여자가.
딱봐도 어느 한사람을 떠나보내기 직전 인것 같은 남녀가
그렇게 서로 껴안고 한동안 함께 있다가,
어느새 한사람만 우두커니 남아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