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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말 지어내는 할머니... 이젠 힘듭니다

왜그러지 |2012.02.20 15:08
조회 1,535 |추천 7

 

올해로 22살 된 흔녀입니다.

 

 

바로 얼마전에 황당한 일을 겪었네요...

 

얼마전에 할머니 팔순이셨습니다.

 

환갑, 칠순 다 잔치를 했지만 이번에는 경기도 어렵고 얼마전에 사촌언니가 결혼을 해서

잔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잔치가 두번이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간촐하게 친척분 몇분 모시고 횟집에서 인당 25000짜리 상을 차리기로 했습니다.

저희집이 잘사는 편이라 돈은 저희 아버지가 내시기로 했구요.

잔치 하루 전날, 신라호텔 부페로 할까 (인당 8만원) 그냥 횟집으로 갈까 하다가.

저랑 동생들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잔치를 안하니 호텔 부페로 해드리자 했었습니다.

 

아빠도 그게 좋겠다며 좀 더 알아보고 결정하자 하셨죠.

근데 그날 저녁, 아빠가 엄마 몰래 할머니께 매달 70만원씩 드리고 있다는걸 엄마가 아셨습니다.

아빠는 당연히 호텔로 가자는 말도 못꺼내고 그냥 횟집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 전에도 아빠가 엄마랑 상의없이 고모, 삼촌들에게 몇천만원씩 돈 빌려주고

사촌 오빠 학비 대주고... 그랬었거든요. 이제는 변했다고, 이젠 당신이랑 다 상의하고 결정하겠다고

하시고서 이런일이 또 생긴거에요.

 

그래도 엄마는 아빠랑 싸우지 않고, 삐치기만 하셨어요. 

할머니께 70만원 드리는 것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아빠가 엄마랑 상의 없이 그렇게 돈을 보내드린 것이 섭섭하다는 것이 이유였죠.

 

 

저희 할머니, 한달에 100만원 넘게 자식들한테 받으시면서 한푼도 안모아놓으시는 분입니다.

고모가 그 돈 다 가져다쓰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 본인은 백화점에서 산 옷이 한번도 없으시면서 할머니는 몇십만원짜리 옷 해드리는 분입니다.

저희 엄마가 가시진 명품이라곤 가방 몇개 밖에 없고, 저와 동생들도 마찬가지로 사치를 하지 않습니다.

 

사치를 한다면 할머니가 사치를 하신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빠한테서 매달 70만원씩 받고, 저희 집 오면 음식 다 해드리고 백화점에서 좋은 옷 사드리고...

그런데도 저희집에 불만이 그렇게 많으신가봅니다.

 

저희 집 일년에 두번 이마트 가서 생필품을 사오는데 박스 들고 오는 것 보고

돈박스가 들어온다고 하시질 않나

엄마 2만원짜리 목도리를 보고 너는 남편 잘만나서 좋은거 하고 다닌다고 하시고

(아빠가 이 말 듣고 엄마한테 오히려 민망해서 할머니께 뭐라고 했었어요...)

할머니가 제게 용돈 3만원 주시려고 하시는거 제가 "할머니 전 괜찮아요~ 용돈 안부족해서 괜찮아요~"

했더니 저희 엄마한테 가서 제가

"저희는 풍~족하게 살아서 아빠가 돈을 많~이 주니까 할머니가 돈 안주셔도 되요" 했답니다

고모한테 가서도 저 말 그대로 하셨더군요.

저희 집에만 오시면 "너는 남편 잘만나서..." "너희는 아빠 잘만나서..."

정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엊그제,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본인 팔순인데 잔치를 안한다고 이미 좀 뿔이 나셨고, 객들도 별로 안와서 또 뿔이 나신데다가

이모님 한분이 저희 엄마 같은 사람 없다며 며느리 칭찬을 하니 그것도 또 뿔이 나셨나봅니다.

 

하기야, 저희집 넓은 것도 불만이신 분이시니까 다 고깝게 보이셨나봐요

(아빠가 버신 돈으로 다 자기 형제들 돕고 본인한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잔치 후에 어쩌다  할머니가 좀 기분이 상하신것을 엄마가 위로해드리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시는 겁니다

저희 엄마가 할머니한테 부인있는 남자 꼬시는 나쁜 여자라고 했다는 겁니다 ;;;;

그러시면서 니가 나를 욕보이냐 뭐라뭐라 하시고는 방으로 들어가셨답니다.

 

저희 엄마 황당하죠,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위로해드리려니까 아닌 밤중에 홍두깨 아닙니까

저대로 할머니 주무시고 내려가시면 분명 고모한테 그 말을 옮기고 옮기고 옮겨서

우리 엄마만 나쁜년으로 몰리는 겁니다.

 

엄마가 바로 방으로 쫓아가서 다시 물었습니다. 따졌죠.

 어머니 저는 그런적이 없다. 왜 저한테 그러시냐 ...

할머니는 엄마가 그냥 당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따지고 들어오니까 당황하셨나봅니다.

저희 엄마보고 그냥 자라고, 들어가 자라고 하시더니 아빠가 가까이 오시니까 갑자기 큰소리를 치십니다.

 

아빠가 할머니 편을 들어줄줄 알았나봅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고 엄마도 같이 따지고 소리지르며 대들었습니다.

아빠는 그만하라고 소리지르고... 엄마보고 취했다며 안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냐고....

 

저희 엄마 술먹으면 온 몸이 간지러우셔서 술 잘 안드십니다. 주시는 술 몇잔 드시고는 다 버리셨어요

당연히 취하지도 않으셨죠. 엄마는 서럽고 억울해서 울면서 할머니께 '처음으로' 대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빠랑 할머니가 아침에 식사하러가셨습니다. 엄마한테 같이 가자고 했지만

엄마는 안가셨죠.

아빠랑 식사하면서 이번에는 엄마가 "어머니 칠순 때 보니께 젊은 남자들이 주위에 쫙 있더만~"

했다는 겁니다...ㅋㅋㅋㅋㅋ말이 순식간에 바뀌었죠.

 

그러니 아빠도 할머니께서 말을 지어내시는 걸 아시고 할머니한테 며느리 귀한줄도 알라고

뭐라고 하셨답니다.

 

 

그리고나서 아빠가 큰집으로 할머니를 모셔다 드렸는데, 스카프며 안경, 시계, 틀니 다 두고 가신겁니다.

저희집에 다시 오시려구요. 저희 엄마가 그거 다 챙겨서 큰집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전화와서 엄마랑 풀고싶다고 하시는거 엄마가 아니라고 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례지낸지 삼일도 안된 며느리한테 장례 지내고 돼지고기 하나 안싸오냐며

외할머니 욕을 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번갈아 전화를 하며 저희 엄마가 살림 다 말아먹는다고 고래고래 욕을 하셨던 분.

이삿집 청소를 도와준 이모보고 너희 처제는 싸가지가 없다고 하셨던 분.

 

그 외에도 엄청나게 많지만 줄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횟집에서 엄마한테 술을 막 주시던데, 그 이유를 이제 알겠네요

엄마가 취해서 자기한테 실수를 했다며 엄마를 나쁜년 만들고, 기를 죽이려던 거죠

우리엄마가 한번도 안대들고 고분고분 말 잘듣고 돈도 잘 주니까 만만해보였나봅니다.

아니 만만했겠죠.

 

그래도 아빠는 할머니가 안쓰러우신가봅니다. 엄마한테 미안한게 더 커서 아무 말씀 못하시지만요

 

아이고, 폭풍이 다 쓸고 간것 같네요.

그래도 이 일로 할머니가 다시는 저희 엄마를 만만하게 보실 것 같지 않아 그거 하나는 다행입니다.

 

 

 

추천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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