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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우리 올케..

시누이 |2012.04.13 11:53
조회 6,269 |추천 52

삼년전 외국에서 살고있는 제게 밤늦게 엄마가 전화를 해오더군요

약주를 하셨는지 혀꼬부라지는 목소리로 니동생이 부모없이 자란 임신한 여자 데리고와서 결혼하겠다고 했다며..

저도 속으로 흠칫하긴 했죠.. 제동생이 워낙 망나니라 데려온 여자도 거기서 거기겠거니 하고..

임신까지 했으니 결혼은 시켜야겠다만, 별 기대도 안한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엄마가 너무 결혼할 여자 욕을 해대길래

"우리집은 부모님이 잘 키워주셔서 걔가 그렇게 망나니된거야? 사람을 봐야지 사람을!!  부모님없는게 그 여자 잘못도 아니고, 우리입장에선 걔 데리고 산다하는것도 감지덕지야!! 하고 쉴드 쳤네요. 얼굴 한번 못보고 이름조차 모르는 그 여자편을 들어줬어요..

 

제동생.. 솔직히 철도 안들고 정신나간애였거요..

저희집이 워낙 가부장적이라, 아들아들하며 오냐오냐 키워서 애가 버릇도 없고, 학교다닐때도 공부하나안하고 맨날 사고만 치고.. 그것뿐이겠습니까? 커서는 사업하겠다고 집에서 돈 끌어썼다가 쫄딱 망하고, 저희집도 지금 엄마가 살고있는 집 하나가 전재산이에요...

저 유학하겠다할땐 돈 한푼 보태주시지도 않았으면서 ( 뭐, 기대하지도 않아서 그땐 서운한것도 없었지만요..) 동생 사업한다고 하니 이것 저것 다 내주셨던 부모님도 한심하기도 하고..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집명의는 제이름으로 바꿨어요. 엄마가 또 언제 동생한테 내줄지 몰랐으니까요..

그런동생이 25살 나이되서 갑자기 임신한 여자를 집에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제가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죠.. 나같으면 돈줘도 싫다할 남자랑 결혼하는 그 여자는 오죽할까 싶어서..

 

엄마는 죽어도 싫다 안된다 난리를 치기에 시간을 내어 한국에 들어와서 그 여자를 만났어요.

동생이 맨날 쭉쭉빵빵에 이쁘지않으면 절대 여자 안만나는 인간인걸 알기에(동생이 외모는 좀 많이 되요;;) 그동안 만나왔던 여자들이랑 비슷한 과겠거니 했는데, 키도작고 약간 통통(임신 중이라 그런줄알았는데 원래 통통했대요;;^^;) 해서 좀 놀랬습니다.

동생더러는 친구만나서 놀다 오라하고 그 여자랑 단 둘이있었어요.

임신 3개월이라 하대요.. 뭐먹고 싶냐고 하니까 찜닭이 먹고싶다고.. 그래서 찜닭먹으러갔어요

그러고서 나는 엄마랑 입장이 다르다고.. 애기도 있고 정신못차리는 내동생이랑 살아준다는것만으로도 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배가 더 부르기전에 얼른 식올리자고 하니 울더라고요.. 제입에서 그냥 올케 소리도 나오더군요;;^^;

본인도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결혼까지는 생각이 없었는데 임신하고서는 마음 고쳐먹었다고..

자기가 부모없이 고아원에서 자라서 외로움도 많이 타는데, 자기 애기 버릴 수는 없다면서.. 오빠도 고맙게 책임져준다하고.. 시집살이를 해도 자기는 상관없다며.. 가족이 생겨서 너무 좋다며... 먹고 싶다던 찜닭 입에도 못대고 끄억끄억 울더이다.. 덕분에 저도 한손에 젓가락 들고 엉엉 울어버렸네요;;

 

그러고 나서 며칠 같이 지내봤는데, 굉장히 마음도 여리고, 밝고,생각도 바르고, 개념있는 여자더군요.

어쩌다 내동생 같은 남자랑 사귀었는지 이상할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였어요..

부모없이 자라서 그렇지란 소리 듣기싫어 열심히 살았다고 자기가 하고싶어하던 유치원교사로 일하고 있어 행복하다고요..

두말없이 엄마반대 무릎쓰고 결혼 진행시켰습니다.

제가 너무 좋은면만 봤을수도있겠지요.. 하지만 내동생보다는 몇십배로 나은 사람이라 배 더 부르기전에 식올리자고 서둘렀습니다.

 

둘다 가진돈이 없고, 저희집도 동생덕분에 있는돈도 거의없어서 간소하게 결혼했고요.. 결혼하고나서 엄마집 들어온다는거 제가 말렸어요.. 저희엄마 어떻게 할지 안봐도 비디오니까.. 임신까지했는데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니, 제가 가지고 있던돈으로 전세하나 해줬어요. 물론 명의는 제이름이구요. 나중에 너무당연시하게 생각할까봐 월세로 20만원씩 받고있어요. 이건 아직 말안했는데 지금껏 받은 월세는 꼬박꼬박 저금하고있답니다. 나중에 집 구해서 나갈때 보태줄 생각으로요..

 

결혼 전날, 올케한테 내동생이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라서 생각이 그렇게밖에 안되겠지만, 니가 다 져주지말고, 집안일 육아 이런거 다 니가 하지말라고.. 조금씩 바꿔보라고.. 철도 안들고 애같아서 물론 힘든거 알겠지만, 힘들때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난 항상 올케편들어줄거라고.. 올케랑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결혼식 무사히 치르고 6개월후 사랑스런 우리 조카가 태어났어요. 아들이네요~ 난 내심 여자조카 원했는데^^;

동생도 결혼하고 자식까지 생기니까 정신 차리대요.. 남밑에선 절대 일 못한다던 인간이 지금은 성실하게 택배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자식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될거라며 자격증따서 조그마한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갈거라며 공부하고 있구요..

좋아하던 술도 일주일에 한번 먹을까말까 한대요

처음엔 예상했던대로 집안일 하나 안했는데(저도 잔소리 맨날 했어요. 니애 가진 여잔데 집안일까지 다시키냐고;;) 이제는 퇴근하고 오면 설겆이도 꼬박꼬박하고 빨래도 하고 그런다네요~ 시간내서 가족끼리 소풍도 간다고 소풍간 사진도 보내고~~

우리 올케는 애기가 4살쯤되면 다시 유치원다니고 싶다고 하네요~

저희엄마는 아직 우리올케 못마땅해 하시지만, 별탈없이 잘 지내는거 보고, 또 제가 옆에서 자주 쉴드쳐줘서 요샌 뭐라 안하신대요

 

저랑도 이틀에 한번꼴로는 카톡으로 수다 자주떨고^^; 보고싶은 우리조카 사진도 꼬박꼬박 보내주고^^

잘 사는거 보니까 저도 얼른 결혼해서 우리 조카같은 애기 낳고 싶더라구요~

조카 옷 사주고 조카 신발 사주고 그냥 다 막 퍼주고싶어요..ㅋ 이런게 엄마마음인가 싶기도 하고;;ㅋ

다음주에는 제가 살고있는 나라로 우리조카랑 동생이랑 다같이 놀러오기로 했어요~

내동생 인간만들어준 우리 올케, 예쁜 우리 조카 예쁘게 잘 키워주는 우리 올케, 얄미운 시어머니도 자기 가족이라며 좋게 생각해주는 우리 올케, 친언니같이 대해줘서 고마운 우리올케~

지금 저는 내 동생보다도 우리 올케가 훠~얼씬 좋네요~

다음주가 너무 기다려집니다^^

 

 

 

추천수52
반대수1
베플붐붐포|2012.04.13 12:06
마음고운 시누이, 어리지만 따뜻한마음의 올케 두분이서 망나니 동생을 인간으로 만들었네요보기 좋아요~ 꼭 이런 훈훈한 관계 오래오래오래 가길 바래요~
베플|2012.04.13 11:57
남동생 또 없슴미까?? 넘 훈훈한 시누이네요 ㅎㅎ 올케 시누 모두 부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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