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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술 마시는게 싫어요

전지영 |2012.05.18 09:59
조회 1,407 |추천 0

모든 과정을 적다보니 내용이 길고 지루할수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세요..

 

저희 남편은 술을 좋아합니다.그럼에도 요즘은 원하는만큼 마시질 못해요.

계기는 이렇습니다.

2007년 2월에 상견례를 하고 아이가 생겨 그해 5월에 부부가 되었습니다.결혼식 바로 몇일전 혼자 사는 친구 집들이에 가서 저를 제외한 친구들과 지금의 남편은 술을 마셨어요.

새벽녘 무언가 배를 누르더군요.남편이 쉬가 마려웠는지 일어나며 제배를 누른 것이었어요.깜짝놀라 잠에서 깼습니다.비틀비틀 일어나더니 텔레비전 옆 벽에 서서 바지를 내립니다.이광경을 누가 볼까 얼른 화장실로 보냈습니다.

화장실에서는 변기가 아닌 세숫대야에 볼일을 보고 있더군요.어이가 없었습니다.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제가 말했습니다.어제같은 실수는 두번다신 안된다고...(이때까지만 해도 실수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결혼해서 6개월정도 시댁에 얹혀 살았어요.결혼후 얼마안되어 또 배를 누르며 일어나더니 이번엔 침대 모서리쪽 벽에 볼일을 보려고 합니다.화장실로 보내고 한참 지나도 오지 않기에 가보니 화장실 바닥에서 대자로 뻗어 자고 있습니다.핸폰으로 사진찍어 다음날 보여줬습니다.그래도 느끼는건 없는지 그이후에 두번을 더 그러더군요..

그리고 분가를 하였습니다.

큰아이 낳고 얼마 안되어 친정엄마께서 돌봐주러 오셨었어요.

오래된 일이라 가물가물 하지만 남편이 귀가 당시에는 그리 취한것 같지는 않았던것 같아요.자는 동안 취기가 올랐는지 자다가 일어나 나가 신발장 문을 열길래 화장실로 보냈습니다.화장실에서도 변기가 아닌 물받아놓는 큰 대야에 볼일을 보더군요(이것도 사진찍어 보여줬습니다.)

그러더니 엄마가 주무시는 방으로 가 엄마 허리를 베고 잡니다.이때까지도 친정이나 시댁에서 모르셨어요..그러던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대학생때 친구 자취방에서 밥통에다 볼일을 봤다더군요.친구들은 웃으며 그얘기를 했지만 전 웃을수 없었습니다.

그사이 둘째도 태어났네요~

상황이 절 그리 만든걸까요?우울증으로 정신과를 다니게 되었어요.1,2주에 한번씩은 상담을 하고 약을 처방 받아 먹었네요ㅠㅠ술때문에 별걸 다해봤어요.양을 제한하기도 해보고 귀가시간을 정해보기도 했지만 별소용 없었습니다.3,4병 마신것 같은데도 1병 먹었다고 거짓말하고 그렇게 반복되다가 결국엔 끊기로 했지요.그랬더니 이제 낮에 먹습니다.저한테 걸린적이 한번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셨다하면 끝장을 보고마는 남편이 술마시는 자체를 싫어하게 됐나봐요.술약속은 아예 하지도 못하고 먹어봤자 집에서 마시는게 전부였습니다.(대체로 친구들이 저희집으로 와서 먹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조금만 먹겠으니 밖에서 먹게 해달라하여 허용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술이 떡이 되어 들어와서는 소파에 누워버리더군요.그러더니 자는척 합니다.깨워도 못들은척 합니다.너무 화가 나고 애들이고 뭐고 헤어지고픈 마음에 난 갈테니 혼자서 애들 잘키우고 잘먹고 너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라 하고 현관을 나가려는데 벌떡 일어나 붙잡습니다.이미 늦었습니다.그냥 친정으로 갔습니다.정말 헤어지려 했습니다.너무 힘들었습니다.한 3일뒤쯤 남편이 찾아왔고 친정엄마의 설득으로 그날 부부클리닉을 가게 되었어요.

다면적 인성검사라고 하나요?그 설문지를 작성하고 상담을 해보니 저는 심한 화병에 우울증도 정도가 심하다고 했어요.남편은 다른것은 정상이지만 알콜의존증으로 보인다며 집근처의 정신과에서 꾸준히 상담,치료할것을  당부하셨고 저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보며 소주를 사더라구요.그날이 설연휴 전날이었는데 친정식구들이 저희집으로 모이거든요.자기는 딱 1병만 먹겠답니다.이때도 오랜 실랑이 끝에 결국은 샀던걸로 기억합니다ㅠ
그이후 정신과에서 상담도 받고 무슨 약도 처방받아 먹더라구요.근데 그게 술을 끊는건 본인 의지이고 약은 도움만 주는건데 본인의지가 끊고 싶지가 않았는지 결국 약을 끊고 술을 다시 먹더라구요.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술을 끊게된 계기가 있었어요.어느날 만취해서 들어왔는데 이날은 제가 못견디겠는거에요.(이새끼를 죽이고 나도 죽어버릴까?어떻게 찔러야 한번에 죽지?칼로 찔러서 돌려야 되나?등등 구체적인 생각까지 하고 말았어요)이런 제가 두려웠습니다.그래서 시어머니께 전화드려 와주시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아프셔서 못오신다고 하고 결국 친정엄마께 SOS를 했네요.(친정은 서울 왕십리구요..저는 인천 삽니다.)
작은방에서 자고 있는 남편을 보더니 화를 못참으시고 시어머니께 전화를 하십니다.(내일오전에 들러서 결판을 내야겠다 뭐 그런내용)뜬눈으로 밤을 새고 시어머니가 오셔서 작은방을 보시더니 한숨을 쉬십니다.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번만더 병원가서 상담받고 진짜로 술 끊으라시네요.네 갔습니다.밤사이 제가 가졌던 생각들을 의사샘께 다 말씀드렸습니다.나중에 남픈을 들어오라고 하더니 제가 있는 자리에서 제가 했던 끔찍한 말들을 남편에게 이야기해 주십니다.제 마음의 병의 그만큼 크다고..
이일을 계기로 남편은 술을 끊었습니다.거의 10개월 가까이 저도 남편도 술을 마시지 않았어요.
큰애랑 저랑 생일이 같아 매년 여행을 가는데 재작년 여행때 그래도 여행을 왔으니 맥주 한잔 하자며 시작된 술은 지금까지도 마십니다.작년까지만 해도 알아서 적당히 마셔주니 큰탈 없었는데 올해 들어서 그저께까지 세번째로 과음했네요.(실수는 없었지만 워낙에 경력이 화려하시니 많이 마시면 무조건 싫어요)본인은 아닌척 하지만 이제는 눈빛만 봐도 어느정도 마셨는지 대충 짐작이 가거든요.
이렇게 실망을 하게 될때면 현명한 판단을 한다는게 참 어려운것 같아요.앞으로도 과음하거나 또는 실수하는 일도 생길텐데 그때마다 붙들고 얘기해봐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짜증만 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저희는 술문제 아니면 정말 싸울일이 없는데 왜 컨트롤을 못할까요?제가 넘 예민하게 구는건가요?

언젠가 남편이 그러더라구요..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장롱 열고 볼일보고 냉장고 열고 볼일 보는 사람도 많다고..정말 그런가요?
지금 저는 그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습니다.이러다가 어영부영 또 풀리겠지요.이런 상황도 싫고 남편도 싫고 그렇습니다.이상황을 현명하게 해쳐 나갈 방법이 있을까요?저 평생 이러고 살아야 되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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