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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백혈병환자의 내일로여행 1일차

조백혈병 |2012.07.29 10:22
조회 20,716 |추천 56

안녕하심! 안녕

 

이상하게 여행 날짜를 잡으니까 태풍이 오고,

여행이 생각보다 즐거워서 게스트하우스에 뒹굴면서

집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니까 폭염이 오는

조 제우스 등장했음

 

 

 

 

항암할 때 내일로 할 때는 거의 이름만 내일로지

백개불과 순천에서 전투씬만 가득한 것 같아서ㅋㅋㅋㅋㅋㅋㅋ 백개불은

지금 인도에 가서 싸와디캅? 하고 있음 그래서 반격이 불가능하지

여하튼 제대로 계획을 짜고 여행을 가기로 했음 냉랭 

 

 

 

일단 같이 생사의 고비를 넘기던 분들을 볼까 생각하고

연락을 드렸는데 원사님은 목포가 아닌 수원에 계시다고 하고

다른 분들도 시간이 안나신다고 해서 광주에서 선생님 하셨던

아저씨를 제일 먼저 뵈러 가기로 했음. 그렇게 처음 목적지를

정했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닠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시작이 반이랰ㅋㅋㅋㅋㅋㅋㅋ 삼주동안 여행의 계획을 짜려고

사이트를 찾아봤으나 별 생각이 들지 않앗음.

 

첫주는 어딜가야하나 어딜가야할까 어디가야하지

둘쨋주는 아 그래 숙박이라도 생각하자 가긴 원래 여행은 즉흥이지

마지막주는 일단 출발하면 어디서든 잘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여행을 시작하려니 '카눈'이 밤새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지나가고 있었음

모라카눈!당황 날씨야 도대체 내게 왜이라카눈!실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ㅈㅅ..

 

광주에 피해가 컸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저씨에게

연락을 드리니 지금은 비가 별로 오지 않으니 오라고 하셨음

약속을 했으면 가야 하는게 사나이의 도리 오빤 강북스타일

아 지금 강남스타일 노래를 듣고 있어서 절대 무의식적으로

강북 스타일을 쓴게 아님

 

 

 

 

무작정 용산역에 가서 내일로 티켓을 주세요 하고

새마을호 5호차를 탔음 5호차는 평일에 자유석이므로

몇시간을 가야할지 모르므로 빗방울을 보면서

기우제를 지내면서 가볼까 생각했음 아

기우제는 비가 오기를 바라는거였지 부끄

무의식적으로 비바람을 부르는 남자

그러나 그렇지 내가 기도 드리는 것은 항상 그렇지

 

 

내 기도결과는 항상 청개구리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한 기술이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 때문에 내일로 계획을 많이 그만 뒀는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음, 광주는 다른 지역으로 갈 때 환승하려고

왔던 도시인데 뭔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랐음

헤헷 헤헿 시간 맞춰 왓는데 아저씨가 안오셔서 헤헷 헤헿

더워 죽는줄 알았음 아.. 역사 안에서 기다리면 되는건데 왜 그랬지

 

 

아저씨를 뵈니까 머리카락이 길어서 놀랏음

사람은 머리카락이 자라는게 이치인데 아

탈모 진행중이시거나 머리카락이 없으신 분에게

죄송합니다 슬픔

병원에서 민머리만 보다가 서로 머리카락이 있는 걸

보니까 뭔가 어색함의 극치를 달렸음

뭔가 파계하고 세속에 들어온 스님들이

서로의 민머리를 생각하며 약속을 잡았는데

머리카락이 찰랑 찰랑(?) 해서 놀라는 기분이랄까

도대체 뭔 기분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실망

 

위태롭다가 그나마 덜 위태로워 보여서

즐거운거죠 서로.

 

아저씨랑 아줌마가 서울촌놈똥침

어디로 데려가야 잘 데려갔냐고 소문날까하시더니

담양으로 가자고 하셨음 국수 맛있는데 있다고!

도착한게 2시경이었는데 점심도 못먹었고 시간이 애매해서

배가 고팠음 사실 배가 너무 고파서 내 손가락이

쌀떡볶이로 보였음, 사실 그냥 봐도 쌀떡볶이지만 부끄

 

 

 

 

면이 굵어! 면이 굵어! 맛있어! 맛이쪙! 마이쪙!

칼국수도 아닌 것이 일반적으로 먹은 국수도 아닌 것이

중면이 이렇게 굵었나 아닌데 여하튼 맛있음 그래서

와구와구 먹기 시작 2분 KO

여기서 캠페인 음식은 꼭꼭 씹어먹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음식물로 인해 임신하셨냐는 소리를

ㅋㅋㅋㅋㅋㅋㅋ 절대 내가.. 그런 소리를 들은게 맞음

그런데 나 남자인데 쳇

 

 

국수를 먹고 나니 이 바로 옆에 죽녹원이 있다고 하심

담양에 국수먹으로 온줄 알았는데 사실 죽녹원이 메인이었고

국수는 겸사겸사 간식으로 먹으라고 하셨던거였음 그렇군

내 귀에 국수 워아이니~ 사랑해~ 음흉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가 빽빽해서 대나무 대나무

처럼 마르고 싶다 아 이게 아니지 대나무 이 얇은 것이 햇빛을 다 가리니까

신기했음 이리 얅음 것들도 가 뭉쳐 있으면 햇빛도 다 가리는구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내 배는 팬더 배~ 소리지르고 싶었으나

뒤에 끝없이 걸어오는 커플들의 발걸음에 뭐 혼자 중얼중얼 실망

 

 

 

 

부인.. 부인 왜 여깄소 내가 왔는데 왜 말을 못하는감.. 부인...

바람구멍은 왜 그렇게 많소.. 부인 내가 왔는데 왜 말하질 못하니

설렁탕은 없다네.. 부인.. 통곡

 

 

 

 

 

 

 

 

 

말이 없는 부인을 뒤로 한채 더 이상 걸어다니면 체력의 한계를

느낄 것 같아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음

메타 세쿼이아 길 이름이 외워지질 않음 마치 너란 이름

영단어 같은 이름 아 영어구나 에헴

 

 

 

 

 

 

 

예전에는 이렇게 산책로가 아니라

이 길 자체가 차가 다니는 길이었다고 부끄

낮에 걷는 것도 좋지만 밤에 라이트 켜놓고

부아아아아아앙 하면서 달리면 터널을 다니는 것 같은

진짜 그게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하셨음

자동차로 이동하다보니 그 말씀처럼 이런 길이

생각보다 많던 게 함정

 

 

 

다시 부릉부릉 자동차를 타고 5.18 민주묘지를 향해

광주에 왔는데 5.18 민주묘지에 들리지 않는 것은

뭔가 경우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저씨도

광주에 왔으니 5.18 민주묘지에 들리는게 좋지 않겠냐며

오랜만에 자신도 간다며 5.18 민주묘지로 출발

 

 

 

 

 

 

 

이름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싶은데

죽어서 연고가 파악이 되지 않아 이름 없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더 안 좋은 상황을 먼저 겪은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 기억이 낫음

아직도 실종으로 알고 있거나 외진 곳에서

잘 지내고 있겠거니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아니 가족있는 분들은 그래도 다 찾지 않았을까

 

 

 

 

 

 

 

 

민주 묘지 밖에 나와서 아저씨의 경험담을 듣다가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청둥오리를 먹으러 가자고 하심

신문에서 읽었는데 암환자에게 오리고기와 개고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드리니까 저녁은 오리고기로 정하셨다고

 

그런데 그냥 오리고기는 몇 번 먹어봤는데 청둥오리도

먹는구나 싶었음 그래서 아저씨와 청둥오리집에 가서

청둥오리를 먹었는데 맛... 맛이쪙 먹다보니 사진도 없음

먹고 난 후의 식당 밖 풍경

 

 

 

 

먹었으니 이제 폭풍 휴식하러 아저씨의 댁으로 스피드하게

교통규정 지키면서 누구보다 빠르게ㅋㅋㅋㅋ

 

 

 

 

 

여행 첫날에 아저씨 덕분에 너무 많은 것들을 본 듯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잠은 아저씨의 서재에서 잠을 잤는데

선생님이시라 그런지 서재도 정리 잘 되어있고 멋졌음

나의 방은 항상 전쟁터, 도둑이 들어오면 아 벌써 털린 집인가

싶은데 역시 사람은 깔끔하고 봐야 하는건가...

 

좋은 풍경이 많았는데 더 들어가면 더 좋은 풍경이 많을 것 같은데

체력이 많이 부족하니 들어가기 힘들었음, 항암덕분인듯 싶었는데

나뿐만 그런게 아니라 매일 뒷산에 오르신다던 아저씨도 힘들어 하셨음

좋은 풍경을 보는 것도 건강이 있어야 한다는구나 라는 생각

몸에 좋은거 먹고 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 감기 한 번 안걸린다고

자랑하는 것도 좋지만 몸 내부에 일어나는 병들은 암살자같아서

나도 모르게 몸도 모르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음 그러니까

운동하는 만큼 건강검진에도 자부심을 느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생각외로 운동 좋아하고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고 병원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분들이 큰 병으로 병원에 오시는 경우도 많았음

모든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음

더 좋은 풍경을 더 좋은 기분으로 같이 볼 수 있게 건강검진

꼭 받아주시길!

추천수56
반대수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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