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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하니 말인데..

샤아 |2012.09.01 04:11
조회 22,820 |추천 99

대세인 음슴체 말고 나도 한번 친구한테 이야기 하듯이 문체를 시도해볼까해요~]

 

 

 

앞서서 어느 분이 물귀신 이야기를 해서 나도 재미있게 쓸 자신은 없지만 썰 한번 풀어볼까해.

사람이 정말 착하게 살아야된다는게 이래서 하는 말인가 싶은 일이 종종있더라고.

비록 난 아직 22살 밖에 안 된 여자사람이지만 일제시대 다 겪으면서 86까지 정정히 사셨던 우리 외할머니나,

유달리 촉 좋은 우리 엄마의 굴곡진 인생살이를 보면서 정말 사람은 살아서 덕 많이 쌓고 좋은맘 가져야돼..

 

 

 

딱히 에피소드라거나 긴 이야기가 될만한건 없지만 한번쯤 볼만한 글로 봐줬으면 감사하겠어^^

 

 

 

 

일단 이 이야기를 하려면 우리집안 이야기를 어느 정도 포석으로 깔아야할거같아.

우리 외할머니,외할아버지는 사실 우리 엄마의 진짜 부모님은 아니시거든.

이야기하자면 복잡하지만 어쨌든 자식이 없이 살던 외조부모님이 어떻게 인연이 되서 우리 엄마를 거둬서 키우게됐어.

그래도 정말 친부모자식처럼 정나누면서 도리어 다른집 부모자식보다 더 끈끈한 유대를 가지고있었지.

 

하지만 옛날엔 어디 그런가.. 한 60,70년대만해도 아직 보수적인 그런 풍토가 남아서 아들 못 낳는 여자는 취급도 못 받았지. 애 자체를 못 낳는 여잔 그러니 뭘 더 말하겠어.

당시에 외갓댁이 살았던 동네엔 얼굴도 훤칠하고 공부도 꽤하고 진짜 요즘말고 하면 '엄친아'같은 아들을 둔 집이 있었는데 그 집 어른들이 그렇게 우리 외할아버지,외할머니를 무시했다고하네.

성격이 너무 유순하셔서 선비같은 외할아버지랑, 성질 좀 급하고 남들한테 못 져도 인정 많으신 외할머니랑 동네에 그렇게 잘 하고 사는데도 단순히 아들 하나 없이, 어디서 주워온 딸내미 하나 키운다는 그 이유에서였지.

 

엄마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 당시엔 자식없는거,아들없는거 나름 큰 흠이라서 정말 할아버지,할머니가 마음 많이 아파하셨다더라. 말 한마디로 사람 가슴에 대못박은거지...

 

그런데, 그렇게 잘난 아들 자랑하면서 잘 살던 집에 어느 해 1월 1일에 아침부터 재수없게 집에 있는 큰 거울이 아무 이유 없이 금이 쫙 가더래. 거울이 깨지면 재수없다고 하잖아? 그런데 떨어뜨려서 깨진것도 아니고 아무이유없이 가만히 있던 거울이 금이 가고 깨진다니까 정말 께름찍한 일이지.

 

그렇게 몇 달이 지나가고 그 해 여름이 왔어.

요즘이야 강이 워낙 오염됐으니 맨몸으로 똥물에 뛰어드는거나 마찬가지지만 그때만해도 동네 강가 노는건 요즈음 우리가  워터파크나 수영장 가는 만큼이나 흔한 일이지.

 

방학도 하고 더운 어느 날 그 집의 '엄친아'도 강가에서 친구들 대동하고 신나게 물놀이 했는데....

그다지 깊지도 않았던 물이었고 특히 그 아이도 수영도 꽤 했던 아이였는데 물에 빠진거야.

 

아니, 빠졌다기보다 잘 놀다가 나올때되서 허우적 거린거지.

잘 놀다가 별로 깊지도 않은 물에 그러면 애들이 왜 그러나하고 맨처음엔 장난인줄 알고 걍 지켜보고 있었던거지.

그러다 곧 상황이 좀 아니다싶은걸 눈치챈 애가 그 아일 구한다고 물에 뛰어든거야.

구하려고 뛰어든 애도 전국체전에서 수영1위씩 하고 학교대표까지 할 정도로 수영에 일가견있는 애였는데 그 정도면 깊지않은 물에서 또래 하나 건져오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였겠지.

 

그런데 그 수영선수였던 아이가 물에빠진 애를 구하러 가서 딱 잡아서 끌고나오려니까 누가 물속에서 그 선수애 발을 탁!! 잡더래. 그러고 안 놓아주고 점점 물로 끌어당긴거지.

깜짝놀란 수영선수애가 물에빠진 엄친아 친구를 놓으니까 자기 발목을 잡았던 그 무언가가 스르르 풀어주더래.

그러다 다시 물에 빠진 아이를 끄집어내려고 잡으니까 다시 발목을 뭔가가 잡고 끌어당기더래.

 

아차 싶었는지 그 수영선수 친구도 포기하고 나와버렸는데..

결국은 못 구해내고 그 아이 물에 익사했다더라.

그리고 그 동네에서 아들자랑 그렇게 하던 그 집도 망하고 결국 이사갔다고 하더라고.

연락도 다 끊기고...

 

 

물론 아들이 없다고 놀림받고 해서 우리 외할아버지,외할머니 속상하시긴 하셔도 남 잘못되길 바라시는 분들도 아니셨고

엄마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당신들 괄시하는 집에서도 대소사 생기면 남들은 무시해도 발벗고 나서서 일도와주고 그러셨다더라고..

 

그 물에빠져서 죽은 아이는 참 안됐지만 결국 어떻게보면 부모가 자기 아들 하나 믿고 온 동네 사람들한테 비수를 꽂아서 어떻게보면 하늘이 벌준거 같은 그런 상황이 됐지..  (어쨌든 무고한 아이의 명복을 빌자..)

 

 

 

 

이런 이야기도 잊지못할거 같지만 세월이 지나면 천천히 퇴색되잖아...?

 

 

 

 

그렇게 시간이 10년, 20년이 지나고  그때의 어린 소녀가 애 엄마가 되고 나이 40의 아줌마가 되어서 우리는 전혀 뜻하지않게 다시 그 이야기를 떠올리게되는 일이 생겼어.

 

 

그동안 그 동네를 떠나서 여러군데 이사하면서 살아오신 외할머니가 지역내의 현재 내가 거주하는 곳이자, 우리외할머니의 최종 거주지였던 이 집에 거진 20년 가까이 사셨지. 워낙 목청도 크시고 개성도 있으셔서 동네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외할머니 돌아가시기 몇 해전에 나도 있던 자리에서 이야길 들었어.

 

그때의 그 물에빠져 죽은 아들을 뒀던 집... 그 집 사람들이 알고보니 외할머니랑 같은 동네 제일 끝동 아파트에 살고있었다고. 우리 외할머닌 알아보신거지.. 과연 그 사람들은 알아봤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참고로 이 동네가 그렇게 좋은 동넨 아니거든. 내 개인적으론 'ㅇㅇ(우리동 이름)할렘가' 라고 부를 정도니까.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게 되지만 이야긴 여기서 끝낼게.

나도 아직 인생 얼마 안 살아보고 감히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건 못되지만 역사도 반복된다잖아.

그 역사란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로 이루어지잖아.

결국엔 우리가 사는 지금도 언젠가는 역사가 되는거지..

 

내가 남한테 해코지한건 어떻게든 나한테 돌아온다고 생각해.

나도 어릴적엔 장난삼아 다른사람에게 돌 던져보고 했지.. 장난끼많던 나였으니까.

하지만 그게 얼마나 비겁하고 나쁜건지 크면서 알게되었고 또한 나도 그런 돌맞는 입장에도 있어봤어.

요즘 어린친구들이 너무나 다른사람에게 상처입히는걸 아무렇지않게 생각하는거 같아.

그것때문에 민감한 시기에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져버리는 친구들도 있고..

그렇게 하나하나 우리나라의 인재들과 보배들이 사라지는걸보면 너무 안타깝다....

 

지금 한때의 치기어린 마음으로 다른 친구를 괄시하는 친구들도 조금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너희가 커서 어른이되고 아빠,엄마가 되었을때 너희 자식들이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괴롭힘받는다면..

지금은 이 소리듣고 웃겠지만 과연 그 때는 지금 너희가 하는 행동을 철없음으로 정당화 할 수 있을까?

진짜 강한 사람이라면 약한사람을 지켜주고 이끌어 나갈수 있는게 참된 강함 임을 잊지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이곳 판에 있는 사람들이면 가끔 조상신이 돕는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잖아.

정말 우리 아버지어머니,할아버지할머니 그 위의 조상들이 살면서 쌓은 덕을 우리가 받는걸 보면서,

나도 정말 대단한 일은 하지못해도 살면서 힘든사람이 내 손길을 필요로 할땐 뿌리치진말자는 맘으로 또 다른 덕을 쌓아서 내가 우리 윗분들께 받은 덕에 조금 더 내몫을 보태서 내 자손들에게 주고싶다~

 

굳이 10대들을 겨냥한것 말고도.. 익명성을 노리고 키보드 워리어 하시는분들도 다시한번 생각해주세요...

무거우라고 한 이야긴 아닌데 어느덧 이렇게 됐네요.

혹시나 모르겠지만... 이 이야긴 전부 실화이구요..

저도 사람은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니 참 잘살아야겠단 생각하게된 계기였어요.

 

 

 

 

추천수99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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