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1월 결혼을 앞둔 동생네 시댁사람들 하는 짓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주저리 늘어놓으려 합니다.
내용이 조금 길지만 차분히 읽고 현명한 생각을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생의 남친 집안에서 서른살이 넘기전에 결혼을 해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탓에
언니인 저는 내년에 결혼예정이고 현재 동생은 결혼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희집은 삼남매에 부모님까지 5명이고,
부모님께서는 지방에서 작은 사업을 운영하고 계셔서 손안에 현금은 없지만 묶여있는 돈은 좀 됩니다.
동생 남친네집은 외아들이라 3명,
부모님께서는 직장생활 하시며 차곡차곡 저금하여 현금을 쥐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처음에 혼수며 예단이며 예물 얘기가 오고 갔을때 저희집 가족이 많아 다 챙기기 어려우니
간소하게 하자고 하더군요. 요즘 결혼 준비를 하며 가장 많이 싸우고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보니
저희집에서는 흔쾌히 오케이 했습니다.
저희가 부모님과 같이 거주하지 않고 부모님은 나름 바쁘게 사시기에
제가 옆에서 결혼준비를 도와주고 있어요.
남자쪽 집에서 아들 하나 힘들게 사는거 원치 않는다며 자신들의 노후자금을 다 끌어다가
집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아이 죽어도 인서울에 강남을 고집하더군요.
제 동생은 직장이 구로에 있으니 그쪽 주변을 알아보자고 해도 이 남자아이는
인서울은 절대 포기 못한다며 자신의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에서 7분 떨어진 곳에
1억2천 단독주택 1.5층 16평 전세를 마련했습니다.
혼수 넣는다고 가보니 건물 뒷쪽으로 입구가 되어 있는 구조라 햇빛도 잘 들어 오지 않고
옛날식 주택이더군요. 주차할 공간도 없어 혼수 넣는데 애 먹었습니다만
어차피 2년뒤에 이사계획을 해야 하기에 이왕 남자쪽에서 준비해 주신것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습니다.
혼수 들어가는 날 저희 부모님 밤새 일하시고 3시간 쪽잠자다 6시간 운전하고 올라오셨습니다.
그래도 작은딸 살 집인데 올라와서 이것저것 필요한것도 구입하고,
아버지께서 전기기술자라 애들 살기 편하게 해주고자 이런저런 공구며 장비도 다 챙겨오셨죠.
한샘가구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집안에 들여놓고
남자쪽 부모님이 스텐드형 40인치 TV를 바꿔달라는 요구에 TV를 교체해 드렸어요.
시댁이 가까우니 짐 정리후 그쪽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남자쪽 부모님의 표정이 참으로 좋지 않더랍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잠을 못 주무신 탓에 피곤함이 몰려와 크게 생각않고
대충 식사를 끝내고 들어와 바로 주무셨구요.
그 다음 아침 예비 시어머니가 동생을 불러 너희 어머니와 할 얘기가 있으니
잠깐 만나자고 전하라 하셨데요.
뭐 저희 부모님이 멀리 계시니 만날 기회도 적고 대화를 할 기회도 적으니
친목 삼아 만나자고 한줄 알았습니다만,
그 남자쪽 어머니께서 저희 어머니께 다짜고짜
'혼수가 허접하다. 자기네집을 뭘로 보냐며
제 동생이 처음에 인사 왔을때부터 키가 작고 인물이 빠져
며느리로 원치 않았다. 돈안되는 유치원교사인게 싫다.
내가 이 동네에서 통장을 15년째하고 있는데
이런 며느리 챙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닐수가 없다.
교체해준 TV는 어디서 시즌이 지난 상품을 가져와서
내 체면을 깍아먹냐. 이 결혼 물리고 싶다'
라는 폭탄을 터트리셨답니다.
내참 기가 막혀서...
근데 제 동생커플, 이 정신나간 철부지 애들이 지난 여름 휴가떄 사고를 쳐서
지금 임신 6주째에요.
뱃속에 아이도 있는데 저런 몰상식한 말을 어떻게 내 뱉을 수 있는지...
저희 어머니는 저런 얘기를 다 듣고 기가 막히지만 딸가진 부모가 죄인이라며
한마디도 못하고 울분을 참았답니다.
저희집은 아무것도 받지 않기도 하고 그쪽집 TV도 자기네 아들이 원한 LG 42인치로
교체해 줬는데 그걸가지고 두 부부가 노발대발 했다는군요.
근데 더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지는 것은 결혼할 남자아이 한다는 말이
상견례할때 저희집에서 현금을 쏵다 끌어다 놓고 준비를 했어야 한다며,,,,
이런 철없는 말이 어디 있을까요?
제 남친은 우리집 일에 먼저 나서서 부모님 말벗도 되어 주고 아들도 되어 주고
여우같이 참 잘해요. 집에 일이 생길 때마다 전화 드리고, 거리가 멀어도 찾아 뵙고 하는데
동생 남친 눈에는 가시인지 결혼도 안했으면서 왜저렇게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뒷말이나 하고
암만 외동이라 그럴꺼라 이해하려 하지만 정말 개인주의 최강입니다.
청담동 고급빌라에 살면서 연봉 1억 이상도 아니고, 직업이 좋은것도 아니고
곱게 자란 스타일도 아닌데 아들가진게 정말 유세인지
갑자기 왜 저렇게 돌변하는지 모르겠네요.
남자쪽 어머니의 말의 깊은 곳에는 본전찾기, 여자 집안에서 덕을 보고 싶은가봐요.
그 아들 그리 잘나서 그 나이에 제 동생보다 연봉 200이 부족하죠.
아직 운전도 못해서 당연히 제 동생이 운전해야 하고,
무슨 일만 터지면 뒤로 숨기 바쁘고... 동생이 나서서 해결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제 동생한테 "우리 엄마가 너한테 직접 한 소리가 아닌데 왜케 호들갑이냐며..."
라는 말을 했다네요.
아이 때문에 결혼을 밀어붙이는 거라면 그 아이 태어나서도 축복 받지 못할것 같은데
결혼준비하는 1년동안 지켜본 언니 입장은 그냥 이 결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어머니가 터트린 폭언에 저희 부모님은 3일째 밥도 못 드시고
하시는 일도 다 중단된 상태인데 남자집은 TV 신형으로 바꿔달라며
어젯밤 11시에 모델명을 문자로 통보했습니다.
감정싸움 보다는 이성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하고 싶은데
계속 판단력이 흐려지네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요?